MBC `기황후`와 SBS `별에서 온 그대`가 올해 대박 드라마로 꼽혔다. [사진=해당 방송 캡처] |
[뉴스핌=이현경 기자] 올해 지상파 3사(KBS, MBC, SBS)의 드라마 성적은 저조했다.
tvN ‘미생’ OCN ‘나쁜 녀석들’ JTBC ‘밀회’ 등 케이블과 종합편성채널에서는 매회 최고 평균 시청률(유료가구 기준)을 자체 갱신한 반면 공중파 드라마는 주말드라마를 제외하고서는 시청률이 10%(전국기준) 주변을 맴도는 것에 그쳤다. 한 때 지상파 드라마 전성시대가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시청률 20% 문턱에 가기도 벅찼다.
올해 KBS, MBC, SBS에서 방영한 드라마 중 시청률 부문 대박과 쪽박 작품을 꼽았다. 정규 편성된 일일, 월화, 수목 드라마와 주말 드라마로 나눠 12월 까지 회차 수가 중반을 넘어선 작품을 대상으로 ‘시청률 대박-쪽박’ 을 선정했다.
그 결과 KBS는 중장년층이 주 타겟인 주말과 일일드라마에서는 강세였으나 월화, 수목 미니시리즈에서는 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SBS는 '별에서 온 그대'가 큰 사랑을 받았고 MBC는 '기황후'가 시청률을 견인했다. (시청률 수치는 이하 전국기준, AGB 닐슨코리아, 수치 ±0.1 차이 날 수 있음)
■일일드라마
일일드라마의 경우 KBS가 압도적으로 흥했다. KBS 2TV ‘달콤한 비밀’은 평균 시청률 27%로 대박 부문 1위에 올랐다. 이어 KBS 1TV ‘사랑은 노래를 타고’가 26%, KBS 1TV ‘고양이는 있다’가 20%를 기록했다. 4위에는 ‘뻐꾸기 둥지’(17%) ‘천상여자’(16.8%)가 올랐다. (현재 KBS 1TV에서 방영중인 ‘당신만이 내사랑’은 평균 23.85%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120부작 중 현재 20회까지 방송했기 때문에 대박 순위에 포함하지 않았다.)
반면 SBS와 MBC는 일일드라마에서 부진했다. 수치로만 보자면 월화, 수목 드라마보다 우세한 성적이나 일일극의 최강자인 KBS의 시청률에 비하면 훨씬 떨어진다. 일일극 쪽박은 MBC ‘소원을 말해봐’가 평균 시청률 8.7%로 1위였고 ‘수백향’이 8.9%로 2위, 뒤이어 SBS ‘사랑만 할래’가 9.15%, MBC ‘압구정백야’가 9.4%로 시청률 부문에서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주말드라마
주말드라마도 KBS가 강세를 보였다. 2013년 8월31일부터 2014년 2월16일까지 방송한 ‘왕가네 식구들’들이 평균 시청률 33%로 ‘공중파 주말 드라마’ 부문 대박 순위 1위에 올랐다. 뒤이어 현재 37회까지 진행된 KBS 2TV ‘가족끼리 왜이래’(50부작)가 평균 시청률 28.4%를 나타냈다. 3위는 김희선과 이서진이 호흡을 맞춘 ‘참 좋은 시절’이 올랐다. 사실 지금까지 KBS 주말드라마의 경우 평균 시청률이 기본 30%는 보장됐다. ‘가족끼리 왜이래’와 ‘참 좋은 시절’은 2012년 방송한 KBS 2TV ‘내 딸 서영이’(33.3%)와 ‘넝굴째 굴러 들어온 당신’(33.93%)이 기록한 평균 시청률에는 못 미치는 수치이다.
지상파 방송 주말 드라마 대박 평균 시청률 4위는 MBC ‘왔다 장보리’다. 평균 20.8%를 기록하며 안방 극장을 장악했다. 물오른 ‘악녀’ 연기를 보여준 이유리와 그와 맞서는 장보리역의 오연서와의 대립각이 눈길을 끌었다.
마지막 주말극장 대박 5위에는 14.7%의 MBC ‘마마’가 올랐다. 송윤아의 6년 만에 컴백작은 성공적이었다. 시한부 인생을 사는 싱글맘 한승희(송윤아)의 아들을 향한 사랑과 전 남편의 아내인 서지은(문정희)과의 우정이 안방극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반면 SBS는 주말드라마에서 쪽박을 쳤다. 현재 방영중인 ‘모던파머’는 평균 시청률 4.75%를 기록하고 있다. 공중파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병맛(병신맛, 인터넷 용어) 코드’로 처음 주목을 받았으나 회차가 진행될수록 반응이 미적지근하다.
이뿐만 아니라 올해 SBS 주말 드라마에는 시청률 저조로 조기 종영한 작품이 2개가 있다. ‘기분 좋은날’은 착한 드라마로 호평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동시간대에 방영한 MBC ‘왔다 장보리’의 악녀에 밀려 시청률 7.2%를 기록, 조기 종영했다. 또 SBS ‘끝없는 사랑’은 최고 시청률 10%(27회)를 기록한 적도 있지만 최저 시청률 2.8%(32회)로 추락했다. 극 초반에는 1970~80년대 시대의 부조리와 청년들의 성장기로 주목을 받았으나 후반부로 갈수록 자극적인 요소와 기획의도에서 벗어난 전개가 시청자들의 눈길을 끊게 했다. 이에 평균 시청률 8.2%를 기록, 조기종영을 맞았다.
■월화드라마
전반적으로 월화드라마의 시청률은 10% 안팎이었다. 올해 월요일과 화요일 밤은 MBC가 장악했다. ‘기황후’부터 ‘트라이앵글’(8%) ‘야경꾼일지’(11%) 그리고 현재 방영중인 ‘오만과 편견’(11%)까지 순항 중이다. 특히 ‘기황후’는 51부작이라는 긴 흐름에도 평균 시청률 21.9%를 돌파하며 사극의 저력을 과시했다. 배우 하지원의 카리스마 있는 연기와 백진희, 진이한, 지창욱의 재발견으로 눈길을 끌었다.
뒤이어 대박 월화극 2위는 SBS ‘닥터 이방인’이 차지했다. 1위 ‘기황후’와 약 10% 차이가 났지만 ‘닥터이방인’은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 전개와 20대 배우들의 승부수가 통했다. SBS 드라마 ‘흥행보증수표’ 이종석을 비롯해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속 순정남이었던 박해진이 차가운 남자로 변신, 두 사람의 기싸움이 흥미를 높였다.
반면 주말과 일일극에서 독보적인 KBS는 월화극에서 쪽박을 쳤다. KBS는 월화드라마 쪽박 5위권 안에 4개의 드라마가 올랐다. 특히 KBS 2TV ‘태양은 가득히’는 시청률 3.3%로 최악의 성적표를 냈다. 동시간대 방송한 MBC ‘기황후’에 크게 밀렸다. ‘태양은 가득히’는 마니아층은 있었지만 대중성에서 쳐져 하위권을 맴돌았다.
이어 KBS 2TV ‘내일도 칸타빌레’도 평균 시청률 5.9%를 보이며 2014 시청률 쪽박 드라마 2위에 올랐다. ‘내일도 칸타빌레’는 연기력과 인기를 두루 갖춘 20대 대세배우 심은경과 주원을 필두로 흥행이 보장된 드라마로 주목받았다. 또 일본드라마 ‘내일도 칸타빌레’의 리메이크 작품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지만 첫 방송 이후 처참하게 무너졌다. 과한 캐릭터와 상황 설정이 원작 팬들에게 실망을 안겼고 클래식 소재의 드라마가 주는 듣는 재미를 선사하지 못했다. 부자연스러운 배우들의 악기 연주 연기와 음악 싱크로율이 보기 불편했다는 반응도 많았다.
한편 한석규와 이제훈의 제대 복귀작이었던 SBS ‘비밀의 문-의궤’는 평균 시청률 6.3%를 기록하며 시청률 쪽박 3위에 올랐다. 영화 ‘파파로티’ 이후 2년 만의 재회에 시선이 모여졌으나 ‘비밀의 문’은 시청자의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한 채 씁쓸한 결과를 내 배우들이나 시청자 모두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수목드라마
2014 수목극은 SBS 시대였다. 특히 SBS ‘별에서 온 그대’는 전지현과 김수현의 환타지 로맨스로 사랑을 받았다. 평균 24%를 기록했고 인기에 힘입어 본래 20부작 예정이었으나 1회 연장했다. 마지막회인 21회은 최고 시청률인 29%를 기록했다. ‘별에서 온 그대’는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큰 관심을 받으며 전지현, 김수현, 박해진 열풍이 불었다. 또 미국 ABC방송에서 리메이크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수목극 대박 시청률 2위에는 ‘너희들은 포위됐다’가 올랐다. 지난해 tvN ‘응답하라 1994’를 통해 재주목 받은 고아라와 ‘20대 꽃청춘’ 이승기, 모델 출신 배우 안재현과, 차승원의 환상적 호흡이 더해져 평균 시청률 12%를 기록, 청춘 성장‧로맨스극의 성공 가능성을 보였다.
뒤이어 수목드라마는 장르물이 눈길을 끌었다. 사라진 대통령을 찾아 사건을 추적하는 한 경호원과 대통령의 긴박한 이야기를 그린 SBS ‘쓰리데이즈’가 11.8%로 대박 시청률 3위에 올랐고 사극인 KBS 2TV ‘조선 총잡이’가 10.7%로 대박 시청률 4위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 방영중인 MBC ‘미스터 백’도 환타지 로맨스 코미디로 대박 시청률 순위권 안에 들었다.
올해 수목극 평균 시청률 '쪽박' 드라마는 KBS 2TV ‘아이언맨’이 올랐다. 마음의 아픔 때문에 몸에 칼이 돋는 한 남자와 그를 진짜 사람으로 성장시키는 여자의 사랑이야기를 그린 ‘아이언맨’은 평균 시청률 4.8%로 대중의 관심을 얻지 못했다. 뒤이어 쪽박 시청률 2위는 SBS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로 연예인 지망생들의 이야기를 다뤘지만 대중적으로 다가가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특히 MBC는 ‘미스코리아’(2013년 12월18일~2014년 2월26일)부터 ‘앙큼한 돌싱녀’(2014년 2월27일~4월24일)에 이어 ‘개과천선’(2014년 4월30일~6월26일)까지 기사회생하지 못했다. 그러나 ‘운명처럼 널 사랑해’(9.8%) ‘내 생애 봄날’(9.4%)부터 상승세를 보였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