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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뒤로 숨은 '구글세'…전방위 로비의혹

기사입력 : 2014년12월19일 13:18

최종수정 : 2014년12월19일 16:34

'1조원 매출' 구글의 자신감, "세금 추진하면 우리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

[뉴스핌=이수호 기자] 전세계가 구글과의 '세금 전쟁'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최근 들어 국내에서도 '구글세' 도입 추진이 본격화되고 있다.

하지만 창조경제를 슬로건으로 내건 정부가 구글을 감싸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제대로 세금을 걷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19일 외신보도에 따르면 영국과 스페인을 비롯한 일부 유럽 국가들은 지난 10월부터 일명 '구글세' 법안을 잇따라 통과시켰다.

존 리 구글코리아 사장이 지난 9월 서울 대치동 오토웨이타워에서 열린 구글 스타트업을 위한 '캠퍼스 서울'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영국은 지난 3일 구글을 비롯한 다국적 기업의 조세회피 관행을 막기 위한 세금을 신설한다고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이 기자회견을 통해 직접 밝혔다. 

이로써 영국은 다국적 기업이 자국에서 발생한 이익을 타국으로 이전할 경우 이전액의 25%에 해당하는 세금을 물리는 이른바 '구글세'를 내년 4월 도입하게 된다. 구글의 조세회피를 더 이상 묵과하지 않겠다는 영국 정부의 의지가 담겼다는 평가다.

스페인의 경우에는 지난 10월 검색 엔진이나 콘텐츠 큐레이션 검색, 큐레이션 웹사이트가 기사 제목과 링크를 노출할 때마다 언론사에 저작권 사용료를 지불하는 방식을 택했다. 구글의 포털 독점 시스템을 완화시키겠다는 목적이 담긴 셈이다.

국내에서도 지난 12일 홍지만 새누리당 의원이 구글세를 발의하며 구글과의 본격적인 '세금 전쟁'이 시작됐다. 하지만 정치권에서의 관심부족과 구글의 전방위적인 무산 압박으로 인해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적인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지난 국정감사 이후, 각 의원실을 돌면서 인사를 하고 관계를 맺으려고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라며 "심지어 구글의 고위 관계자가 '구글세 신설하면 우리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다녔다는 것을 대관 담당자를 통해 확인했다"고 털어놨다.

구글이 구글세 신설을 막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구글은 이달 초 진행된 인터넷 산업 규제토론회에 고위 관계자가 직접 나서 네이버와 다음카카오와의 공생에 대해 언급하는 등, 국내에서의 여론 악화를 돌리기 위해 애를 쓰는 모습을 여러차례 보여왔다. 또한 스타트업 육성을 이유로 미래창조과학부와의 관계 개선에도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구글세를 발의한 홍지만 의원실도 이같은 구글의 전방위적인 압박에 애를 먹고 있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구글의 로비에 국내 정치인들이 당해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미 미국과 유럽에서는 구글의 로비가 꾸준히 성공을 거둬왔다.

홍 의원실의 B 보좌관은 "구글 본사는 미국에 있지만 서버는 법인세가 OECD 중 가장 낮은 아일랜드에 있기 때문에 모든 매출이 아일랜드에서 발생한 것으로 잡힌다"며 "이런 이유로 그동안 이들이 국내에서 벌어들인 소득에 과세할 수 없었기 때문에 앞으로는 이를 외국법인의 수익을 국내 원천소득으로 보고 과세할 수 있도록 법률에서 명시적인 근거를 마련하려는 것"이라고 발의 취지를 밝혔다. 

이어 그는 "현재 10~20명의 의원이 동참하고 있고 다른 분들에게도 일일이 이해를 구하고 있지만 무언가 벽에 막혀있다는 기분이 든다"며 "구글 고위 관계자가 우리에게도 국감 이후 찾아왔으며, 이런 식으로 전방위적인 로비가 있지 않겠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한 "오는 2016년 총선 전까지 법안을 통과를 시켜야 하지만, 이번 정권이 창조경제를 앞세우고 있고, 구글의 영향력이 생각보다 어마어마해 내년에 제대로 추진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서는게 사실"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실제 구글은 스타트업 양성사업인 캠퍼스 서울을 비롯해 미래창조과학부를 비롯한 관계부처와 꾸준히 관계를 맺고 있다. 최양희 장관 뿐만 아니라 여권 실세 정치인들도 이날 행사에 적지 않은 인원이 참석했다. 지난 인터넷 규제 토론회에서도 구글의 이재현 정책협력실 부장은 "미래부 분들이 너무 잘해주셔서 불만이라는 것이 없다"고 밝힐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과의 역차별을 이제는 토종 마케팅이라고 몰아가는 분들이 있는데 세금을 제대로 내는 국내 IT 기업의 입장에서는 공정한 경쟁이 제공되는 토양을 원한다"며 "중국 정부처럼 IT기업 성장을 위한 특혜가 아닌 공정한 경쟁을 원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구글이 한국에서 벌어들이는 순수익은 연간 4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구글플레이와 구글 검색 시장, 유튜브를 비롯한 플랫폼 및 콘텐츠사업까지 합치면 매출만 수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수호 기자 (lsh5998688@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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