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회장 일가, 24%로 그룹 지배..조원태 부사장 역할 커질듯
[뉴스핌=정경환 기자] '땅콩 리턴' 논란으로 온 나라를 뜨겁게 달군 조양호 회장을 비롯한 한진그룹 오너 일가는 지주회사인 한진칼을 통해 그룹을 지배하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키움증권에 따르면 조 회장 등 특수관계인은 한진칼 지분 23.6%를 보유하고 있다.
▲ 한진그룹 지분구조도, 키움증권. |
조양호 회장이 최대주주로 15.5%를 보유하고 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 삼남매 지분율은 약 7.5%로, 장녀 조 전 부사장과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이 각각 2.48%, 차녀 조현민 통합커뮤니케이션실 전무가 2.47%다.
한진칼은 대한항공과 정석기업 지분을 각각 32.2%, 48.3% 갖고 있고, 대한항공이 한국공항과 한진해운 지분을 각각 59.5%, 33.2% 보유 중이다.
한진칼은 최근 최대주주 특수관계인의 대한항공 보유주식을 한진칼 주식과 맞교환하기 위한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그 결과, 조 회장 등 특수관계인의 한진칼 지분율이 23.6%로, 대한항공에 대한 지분율은 32.2%로 증가했다.
조 회장 등 오너 일가는 또한, 한진과 정석기업 주식도 각각 15.2%, 37.8% 소유하고 있으며, 정석기업은 19.4%의 한진 지분을 갖고 있다.
(왼쪽부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장녀 조현아 전 부사장, 장남 조원태 부사장, 차녀 조현민 전무 |
이와 관련, 향후 지배구조 변화와 후계구도도 관심이다. 특히, 최근 '땅콩 리턴' 사태로 조 전 부사장의 입지가 흔들리면서 더욱 주목받는 모습이다.
한진그룹은 지난해 8월 지주회사 한진칼 출범으로, '한진칼 → 정석기업 → 한진 → 한진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게 됐다.
하지만,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 순환출자를 금지하고 있어 한진그룹은 내년 7월까지 이 같은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해야 한다.
김한이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리포트에서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는 두 가지"라며 "한진칼과 정석기업 합병 후 상호출자를 해소하거나 한진을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 후 지주회사 한진을 한진칼 및 정석기업과 합병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당연히 후계구도에 대한 밑그림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현재로서는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 확보에 그 초점이 맞춰진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칼이 삼성으로 치면 제일모직인 셈"이라며 "한진칼 지분 확보가 관건으로, 조 부사장은 조 회장 지분을 상속받고 조 전 부사장과 조 전무는 각각 칼호텔네트워크와 진에어 등 수익성이 좋은 회사들을 통해 지분을 사들일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승계 작업의 최종 결과는 장남 조 부사장이 중심에 서고, 조 전 부사장과 조 전무가 그 양 옆을 지키는 모양새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조 회장이 아직 건재한 상황에서 후계구도를 말하기엔 이르다"면서도 "결국엔 삼성과 마찬가지로 장남인 조원태 부사장에게 힘이 실릴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앞선 업계 관계자 또한 "어차피 조 부사장에게 가게 돼 있는 것 아니겠나"며 "조 전 부사장도 잠시 물러나 있을 뿐, 언젠가 다시 돌아와서 자기 몫을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