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영향 받은후 장기적으로 다시 반등할 것
[베이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중국 인민은행이 금리를 인하한 이후 위안화 환율이 급등(위안화 가치 하락)하면서 향후 위안화 환율 추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민은행이 21일 밤 금리 인하 소식을 발표한 이후 첫 거래일인 24일, 한동안 강세를 보여온 위안화 가치가 급전 직하했다.
24일 중국외환거래센터가 고시한 달러당 위안화 기준환율은 21일의 6.1387 위안보다 0.0033 위안 오른 6.1420 위안이었다. 달러당 위안화 가치가 6.14 위안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9월 30일 이후 처음으로, 약 두 달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이 날 은행간 외환시장에서의 달러당 위원화 현물환율 역시 6.14 위안 대에서 움직이다가 결국 0.0168 위안 오른 6.1417위안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낙폭은 0.27%로, 이는 9월 30일 이후 단일 거래일 중 최대치다.
외환 전문가들은 금리인하 직후 위안화 가치하락에 대해 환율이 인민은행의 금리 인하조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하면서도 위안화 약세가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하고 있다.
당장 25일 위안화 가치는 상승세로 전환했다. 중국외환거래센터가 고시한 위안화 환율은 6.1390위안으로 전날(6.1420위안) 보다 0.003위안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기준환율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변동폭이 크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향후 상당 기간 위안화 환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있다.
실제로 앞서 2012년 6월 8일과 2012년 7월 6일 두 차례에 걸쳐 금리가 인하됐을 때도 위안화 가치는 단기간의 약세를 보이다가 중국 경제에 대한 예상에 따라 역전되는 상황이 연출됐다.
우선 2012년 6월 8일 금리 인하 직후 위안화 가치는 종전보다 0.0003 위안 하락했으나 금리 인하가 경기부양 효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며 7월 6일까지 위안화 현물 거래가는 0.0146위안 올랐다. 이후 7월 6일 금리가 다시 한번 인하되면서 위안화 고시가는 0.0077위안, 시장 거래가는 무려 0.0306 위안 낮아졌으나 23일부터는 강세를 회복했다.
위안화 가치 향방에 대해 중국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은 대외경제무역대학 교수 겸 국제금융문제 전문가인 자오칭밍(趙慶明)을 인용, 금리 인하가 위안화 환율에 대해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자오칭밍에 따르면, 조건 불변의 전제하에서 이론적으로 한 국가의 금리 인하는 자본유출을 일으키고 환율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지만 실제로 환율에는 다양한 요소가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 즉,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목적이 자금조달 비용 축소와 경기 부양에 있고,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는 환율에 오히려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초상은행(招商銀行) 본점의 금융시장부 고급 애널리스트 류둥량(劉東亮)은 “이론적으로는 금리 인하 후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는 것이 맞지만 중국은 아직까지 ‘관리 변동환율제도’를 실시하고 있어 이론과 같은 상황은 없을 것”이라며 “또 중앙은행이 환율 안정에 힘을 쏟을 것일 만큼 위안화는 앞으로도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혹은 가치가 더욱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중국 국가정보센터(國家信息中心) 경제예측부 수석 이코노미스트 주바오량(祝寶良)은 중국경제가 전반적으로 하향 압력을 받고 있는 반면 미국경제는 비교적 양호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달러대비 위안화 가치절상 속도 둔화의 이유라고 지적하며 "그러나 위안화 환율은 복수통화 바스켓시스템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기타 통화에 대한 현격한 가치 하락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24일 루이인(瑞銀)증권 역시 단계적 파동을 거치며 달러대비 위안화 가치가 소폭 하락하겠지만, 중국 정부가 위안화의 국제화를 추진하고 있고 주요 무역 파트너의 정치적 압력 및 중국 국내 금융안정 수요 또한 위안화 환율을 지탱할 것으로 분석했다.
루이인증권은 최근 발표한 중국 2015-2016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달러대비 위안화 가치가 소폭 하락하면서 2015년의 달러당 위안화 가치는 6.35위안, 2016년에는 6.40위안 대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일각에서는 금리 인하가 중국 국내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을 낮추고 경제하향 압력 등을 해소하는 데는 유리하겠지만 이로 인해 6월 이후 계속된 위안화 강세는 막을 내릴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중국 중앙은행이 지급준비율을 인하하거나 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이 같은 조치들이 시장에 ‘싼 값’의 위안화를 넘치게 할 것이라고 보도했고, 유라시아그룹은 보고서에서 "중국의 금리 인하는 엔저와 함께 인민은행으로 하여금 완만한 위안화 절하를 용인하도록 하는 정치적 압박을 높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콩 브릴리언트앤드브라이트 투자 애널리스트 다니엘 챈은 "금리 인하는 경기부양의 필요성을 중국 정부가 인정한 것으로, 이에 따라 위안화 가치가 장기적으로 낮게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홍우리 기자 (hongwoor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