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중 나홀로 직급별 기본급 상한제 시행 안 해
[뉴스핌=노희준 기자] KB국민은행이 신입 행원부터 과도한 인건비 상승을 통제하기 위한 직급별 기본급 상한제를 실시키로 한 가운데 신한·하나·우리 은행 등 4대 은행은 이미 비슷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개 시중은행 2012년, 2013년 이익경비율 현황 <자료=각 은행 경영공시, 감사보고서> 증감 단위는 %p |
국민은행은 그간 소매금융 중심으로 많은 영업점과 인력, 낮은 생산성 등으로 경영 효율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는 점에서 국민은행이 본격적으로 경영 효율화를 위한 정비를 시작했다는 시각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책임자급(과·차장)에 기본급 상한제를 시행하고 있다. 책임자가 15호봉을 초과하는 경우 매년 심사를 통해 해당 호봉의 기본급 상승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보통 책임자급에서 10~12호봉이면 관리자급(부지점장, 지점장)으로 승진을 하는데, 일부 그렇지 못한 이들이 있다"며 "15호봉을 초과하는 경우 심사를 통해 기본급 연봉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도 매년 1호봉이 상승하는 구조다. 관리자급은 연봉제 대상이다.
신한은행은 직급이 6·5급(행원·대리), 4급(과·차장), 부지점장, 지점장으로 돼 있는데, 행원부터(6급) 과·차장급(4급)까지는 매년 근속연수에 따라 한 호봉씩 올라가는 호봉제를 실시하면서 직급별로 상한을 두고 있다. 부지점장과 지점장은 연봉제 대상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행원, 책임자(과·차장), 관리자급(팀장)에 모두 호봉제가 아닌 연봉제를 실시하고 있다"며 "각 직급에서 받을 수 있는 연봉에 상한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직급별 기본급 상한제를 도입하거나 이와 유사한 제도를 시행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호봉제는 근속연수에 따라 급여가 계속 상승하면서 은행 경영 측면에서 비용통제의 유인을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최근 은행권은 수익성이 다소 나아졌지만,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9월까지 국내은행 자기자본순이익률 ROE(5.20%)는 지난해를 제외할 경우 2003년 이후 최저수준을 떨어진 상태다.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마른수건 짜기'를 통한 비용절감 유인이 커지는 이유다.
특히, 국민은행은 영업으로 벌어들인 이익 가운데 판관비로 지출하는 비율인 이익경비율이 지난해 57.1%로 하나(52.8%), 신한(51.0%), 우리(48.5%)은행에 비해 최대 8%포인트 넘게 높다. 이익경비율은 작을수록 경영효율성이 높은 것으로 판관비 대부분은 인건비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성장 기조라 단기간에 수익성 개선을 이뤄내기는 쉽지 않다"며 "특히 국민은행은 점포와 인력이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용통제가 쉽지 않아 경영 효율화에 대한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