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마켓

속보

더보기

[기자수첩] 대우증권 사장의 불편한 진실

기사입력 : 2014년10월02일 16:05

최종수정 : 2014년10월02일 16:17

[뉴스핌=홍승훈 기자] ## 임원 승진 1순위 부장이 임원자리를 거절했다. 어쩔 수 없이 2순위 후보자에게 권했지만 그 또한 사양했다. 그들은 지금 부장에 머물러 있다.

작년 대우증권 인사 때 벌어진 비하인드 스토리다. 임원자리를 거절한 해당 직원들의 진정한 속내는 기자도 모른다. 단지 정치권 낙하산이라는 '외풍'에 시달린 대우증권의 안타까운 단상이 아닌가 싶다. 언제 어디서 낙하산으로 내려올 지 모르는 사장이기에 파리목숨인 임원자리는 그리 탐나는 자리가 아니었던 것.

증권업계 '부동의' 1위이자 증권 사관학교로 이름을 떨치던 대우증권 조직문화가 변질되고 있다. 대우라는 브랜드에 자긍심을 갖고 최고의 브로커, 애널리스트, 영업맨으로 살아온 직원들로선 언제 잘릴 지 모르는 임원보다 노조의 보호를 받는 게 낫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

외부 낙하산으로 온 CEO는 항상 혼자 오지 않는다. 내 사람이 필요하기에 외부에서 잇달아 임원을 끌어들인다. 이를 위해선 현재의 임원을 찍어내야만 한다. 김기범 전 사장 역시 재임때 10여명에 가까운 임원이 외부서 유입됐다. 앞서 임기영 전 사장때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물론 조직은 섞이고 바뀌며 시너지를 낼 수도 있지만 그럴수록 기존 임직원들의 상실감은 커진다.

결국 사원부터 시작해 대우증권에서 프라이드를 갖고 일하던 직원들은 지쳐갔고 이들의 이탈로 인한 대우증권의 위상을 떨어뜨리는데 일조했다. 능력을 인정받고 사원에서 사장이 되자는 포부를 갖기보단 '가늘고 길게 가자'는 마인드를 갖는 직원들이 많아졌다. 위기의 증권업 현실에서 창의적인 업무능력을 발휘할 수 없게 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 최근 대우증권 사장추천위원회가 한 차례 주주총회를 연기한 끝에 본격적인 활동에 착수했다. 김기범 전 사장이 임기 8개월여를 남기고 돌연 사의를 표명한 지 두 달여 만이다.

뚜렷한 사퇴의 변(辯)도 없이 물러난 김 전 사장에 대한 논란은 무성했지만 세간의 관심은 차기 사장이 누구냐로 금새 돌아섰다. 대우증권 사장들의 전례가 그랬듯 산은지주가 주인인 대우증권 사장 선임에는 외풍과 낙하산 인사관행이 작용한 탓이다. 모두가 홍기택 산은지주 회장과 청와대만 바라봤다.

이후 하마평에 거론된 이들은 예상대로 현 정권 내지는 관피아 등과 엮인 OO라인이었다. 가장 먼저 입에 오르내린 이는 전병조 현 KB투자증권 부사장. 2012년부터 1년간 대우증권 임원으로 근무한 전 부사장은 현 정권 실세인 최경환 부총리의 대구고 후배다. 이유는 단순했다. 당시 전 부사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전혀 모르는 일이다. 난 KB에 있을 것"이라고 가능성을 부인했다.

박동영 전 부사장이 다음 타자였다. 기자들은 박 전 부사장의 부친과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찾아냈다. 부친이 당시 문교부 장관을 역임하는 등 현 정권실세와의 친분이 화제였다. 미국 컬럼비아대 MBA 출신으로 외국계 IB에서 경력을 쌓아온 박 전 부사장은 임기영 전 대우증권 사장과의 인연으로 IBK투자증권과 대우증권에 잠시 몸을 담은 바 있다.

이 외에도 일부 oo라인이 하마평에 올랐다. 하지만 배짱좋던 정부도 세월호 참사 이후 불거진 관피아와 낙하산 논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금융권 최대 이슈가 된 KB금융 사태로 입지가 좁아졌다.

9월로 접어들며 결국 분위기가 바뀌었다. 내부출신에서 사장을 찾겠다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내정도 확정 안 된 상태에서 불거진 낙하산 논란에 청와대와 금융당국이 고심 끝에 내린 결단으로 보인다. 정부측 한 소식통은 "BH에서 '우린 관여 안 하겠다. 낙하산 논란이 나오지 않도록 해달라'고 홍 회장에게 언급한 뒤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귀띔했다.

## 대우증권 차기 사장 선임 이슈는 이렇게 먼 길을 돌아 제자리를 찾고 있다. 

최근 대우증권 사장추천위원회는 내부출신 후보자를 대상으로 후보 서류제출과 면접일정을 통보했다. 한 차례 열린 사추위는 추후 세 차례 가량 회의를 더 열고 최종 사장 후보자를 선임, 이달 30일 예정된 임시 이사회에 주총안건으로 올릴 예정이다.

다행히 이번 후보자에 외부 낙하산은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삼규 수석부사장을 비롯해 이영창 전 부사장, 김국용, 홍성국, 황준호, 김성호 현 부사장이 포함됐다. 이영창, 홍성국, 황준호 부사장 정도가 사원 때부터 대우증권과 함께한 '토종 대우맨'이다. 이 수석부사장은 산업은행 출신이고 김국용 부사장은 5년 전 IBK투자증권에서 스카웃됐다.

이를 두고 안팎에선 김창희 초대 대우증권 사장이 16년여를 이끌며 증권업계 부동의 1위로 만들어놓은 뒤 흐트러진 대우가 바로 설 수 있는 기회가 온 게 아니냐는 일말의 기대도 나온다. 앞서 대우는 초대 사장 이후 잠시 대행체제를 거쳐 박종수, 손복조 사장 등 대우맨이 회사를 이끌었지만 이후 김성태, 임기영 사장 등이 외풍을 겪었다. 잠시 외유를 했지만 대우증권 출신인 김기범 전 사장 역시 임기를 앞두고 갑작스런 사퇴를 하며 대우는 또 다시 외풍에 휩싸였다. 내부 분위기는 가라앉았다. 일부는 줄서기에 급급하고 또 일부는 꿈이 없기에 관심도 없다.

금융권 한 CEO는 "대우증권 차기 사장을 두고 누구는 홍라인이다. 누구는 김라인, 최라인이다 등에만 관심을 둔다. 어떤 자질을 갖춘 사람이 선장이 돼야 하는지, 과거 대우증권 명성을 되찾기 위해 새 선장의 과제는 뭔지, 이 숙제를 제대로 풀 사람은 누군지 등에 대한 논의는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대우증권과 증권가 안팎의 임직원 다수에게 물어봤다. 어떤 사람이 와야할까. 정리하면 이들의 반응은 정통성과 도덕성이었다.

"사실 능력은 큰 차이가 없다. 대우증권을 잘 아는 토종 내부출신이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해 흐트러진 조직을 끌어올리는 게 필요한 시점이다. 자기 영달 혹은 필요에 의해 왔다갔다 한 사람은 어렵다. 정치적 외풍을 막을 수 있는 떳떳한 도덕성도 중요하다."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SPC "8시간 넘는 야간근무 없앤다"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SPC그룹이 27일 대표이사 협의체인 'SPC 커미티'를 열고 장시간 야간 근로를 폐지하고, 앞으로 생산직의 야근 시간을 8시간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PC그룹은 야간 생산이 불가피한 일부 필수 품목을 제외하고, 가능하면 야간 가동 자체를 줄여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그룹 관계자는 "8시간 초과 야근 폐지를 위해 △인력 확충 △생산 품목 및 생산량 조정 △라인 재편 등 전반적 생산 구조를 완전히 바꿀 계획이다. 각 (계열)사별 실행 방안을 마련해 10월1일부터 전면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5일 경기 시흥시 SPC 삼립 시흥 공장에서 열린 산업재해 근절 현장 노사간담회에서 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대통령실]  주간 근무 시간 역시 단계적으로 단축해 장시간 노동에 따른 피로 누적과 사고 위험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번 근무체계 전환이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조와 협의를 병행하고, 내부 교육 및 매뉴얼 정비 작업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SPC는 "생산 현장의 장시간 야간 근로에 대한 지적과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여 근무 형태를 비롯한 생산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혁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근로자 안전이 최우선시되는 일터를 만들 수 있도록 적극 개선하고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지난 25일 이재명 대통령이 SPC삼립 시화공장을 직접 찾아 현장 간담회를 주재하며 야간 노동과 과도한 업무 강도를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월 SPC 시화공장에서 발생한 여성 노동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수십 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현장에서 노동자가 죽고 있다"며 "같은 방식의 사고가 반복되는 건 심각한 문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돈과 비용 때문에 안전과 생명을 희생하는 구조라면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며 "이번을 계기로 산재 사망률을 줄이기 위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책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김용범 정책실장, 문진영 사회수석 등 청와대 주요 인사들이 배석했으며, SPC 측에선 허영인 회장과 김범수 SPC삼립 대표, 김지형 컴플라이언스위원장, 김희성 안전보건총괄책임자, 김인혁 노조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CJ푸드빌, 크라운제과 등 타 식품업체의 현장 책임자들도 함께 자리를 했다. wonjc6@newspim.com 2025-07-27 13:22
사진
특검, '공천개입 의혹' 윤상현 의원 소환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27일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을 소환했다. 윤 의원은 이날 오전 9시 25분께 서울 종로구 KT광화문웨스트빌딩에 위치한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다. 현장에 모인 취재진이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한 입장을 묻자 윤 의원은 "진실되고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답했다.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과 관련한 연락을 받은 적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그 부분은 조사에서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윤 의원은 2022년 6월 치러진 경남 창원 의창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으며, 특검은 김건희 여사가 당시 전략공천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 윤 의원이 개입했는지 여부를 집중 수사 중이다. 김 여사는 제20대 대통령 선거 직후 '정치 브로커'로 알려진 명태균 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대가로, 같은 해 6월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의원이 창원 의창에 전략공천되도록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공개된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윤석열 전 대통령은 2022년 5월 9일 국민의힘 보궐선거 공천 발표를 하루 앞두고 명태균 씨에게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며 "상현이(윤 의원)한테 내가 한 번 더 이야기할게. 걔가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달 8일 업무방해 등 혐의로 윤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고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공천 개입 의혹을 받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오전 소환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2025.07.27 mironj19@newspim.com wonjc6@newspim.com 2025-07-27 10:01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