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금리-은행채 금리 스프레드 확대 추세
[뉴스핌=김선엽 기자]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시중금리의 하락을 반영하지 못하면서 은행들이 또다시 수백억원의 이익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CD금리는 200조원에 이르는 변동금리 대출금의 이자를 결정하는데, 대출 주체인 은행들이 높은 금리에 CD를 발행한 결과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91일물 CD금리와 은행채 금리의 스프레드는 이달 초 잠시 좁혀지더니 다시 확대 추세로 돌아섰다.
올해 CD금리와 은행채 금리의 스프레드 추이. 지난 8월 초 크게 확대됐던 스프레드가 9월 초 일시적으로 좁혀지더니 다시 확대 추세로 돌아섰다. <자료 : 금융투자협회> |
따라서 만기가 같다면, 금리대도 비슷한 수준에서 형성돼야 한다.
올 상반기 양자의 평균 스프레드는 1bp였다.
문제는 현재 은행들이 수신을 제외한 자금 대부분을 은행채로 조달하고 있다는 점이다.
CD는 금리 고시를 위해 매월 500억~1500억원 정도만 발행한다.
때문에 은행들이 은행채는 어떻게든 낮은 금리로 발행해 조달비용을 낮추지만 CD금리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
CD금리가 떨어졌을 때, 발행자 측면에서 얻는 이익은 미미했지만 변동금리 대출의 이자수익은 많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전체 은행권의 CD금리 기반 대출 잔액은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총 196조원. 따라서 CD금리가 적정금리보다 연평균 10bp 높다고 할 때 전체 은행권은 연 2000억원 가량의 이익을 추가로 얻게 된다. 반대로 가계 등 대출자의 부담은 당연히 그만큼 늘어난다.
9월 은행권 CD 91일물 발행 내용 <자료=금융투자협회> |
반면, 은행채 3개월물 금리는 이달 초 대비 8bp가 떨어졌다. 또 같은 기간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6bp 하락했다.
시중은행의 한 자금운용 관계자는 "은행은 CD 발행규모가 작아 CD를 낮은 금리에 발행할 유인이 없다"며 "적정금리를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현재보다 5bp 이상 내려갈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에도 CD금리와 은행채 금리의 스프레드는 크게 벌어진 바 있다. 8월 기준금리 인하가 기정사실로 되면서 여타 채권금리가 크게 떨어졌는데 CD금리가 이를 반영하지 못한 탓이다. 8월 1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 이후 소폭 하락한 CD금리는 8월 말 감독당국의 지도가 있고서야 결국 은행채 금리와의 스프레드를 5bp 정도로 줄였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