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 수출중단 여파로 수위 조절에 '이견' 예상
[뉴스핌=권지언 기자]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격추 사건이 우크라이나의 친러시아 반군 세력에 의한 것이란 주장에 무게가 실리면서 러시아에 대한 유럽의 제재 강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18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럽 각국이 이르면 다음 주 러시아에 대한 제재 조치를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보도했다.
유럽연합(EU) 지도부는 미국과 함께 러시아 에너지 및 금융 기업들에 대한 제재에 착수한 상황이었지만, 유럽인들이 200명 넘게 타고 있었던 말레이시아 여객기가 우크라이나 반군들이 사용한 러시아제 미사일에 격추되면서 더 신속하고 강력한 러시아 제재조치에 대한 요구가 거세진 것이다.
유럽 관계자들은 이번 사고가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는데, 그 중 한 명은 "반군 소행인 것이 확실시 된다면 엄중한 결과가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제재 수위를 어디까지 높일지를 두고서는 EU 회원국 간에 이견이 있을 것이란 지적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말레이시아 여객기 격추 책임이 러시아에 있음을 시사하며 러시아를 압박했지만 섣불리 제재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업체 임원인 로버트 벤쉬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유럽이 겨울을 날 만큼의 충분한 천연가스 공급이 확보된 상황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유럽이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에서 자유롭지 않아 러시아 제재조치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탈리아 등 남유럽 국가들과 헝가리, 불가리아 등 러시아 에너지에 특히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제재 확대를 꺼리고 있는데, 미스트랄급 상륙함을 러시아에 수출하기로 한 프랑스의 경우 제재 확대에 더 소극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