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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톡] 바둑과 액션이 이렇게 잘 어울리다니 '신의 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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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신의한수 스틸컷

[뉴스핌=장주연 기자] 영화 ‘신의 한 수’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는 영화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프로 바둑 기사 태석(정우성)은 내기 바둑판에서 살수(이범수) 패거리의 음모로 눈앞에서 형의 죽음을 목격한다. 심지어 형의 살인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서 복역하게 된다. 살수를 향한 복수심이 극에 달한 태석은 교도소에서 형의 복수를 계획하고 출소하자마자 전국의 내로라하는 꾼들을 모은다.

살수를 향한 복수와 마지막 승부를 위해 모인 태석(정우성), 주님(안성기), 꽁수(김인권), 허목수(안길강)는 마지막 승부수를 띄울 판을 짠다. 실수는 용납되지 않는 악명 높은 살수 팀을 향한 계획된 승부가 차례로 시작되면서 내기 바둑판 꾼들의 명승부가 펼쳐진다.

영화 신의한수 스틸컷

사실 정적인 바둑을 소재로 하면서 동적인 액션을 장르로 택했다고 했을 때 기대감보다 의구심을 먼저 들었다. 좀처럼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었다. 하지만 베일을 벗은 후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조범구 감독은 바둑이라는 생소한 주제와 액션이 주는 장르적 재미, 그 사이를 노련하게 줄타기하며 러닝타임(118분) 동안 관객의 심리를 놓았다 죄기를 반복한다. 신사의 스포츠 바둑과 박진감 넘치는 액션을 하나로 잘 버무리며 영화의 재미와 완성도,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전체적인 스토리도 흠잡을 데 없다. 여느 도박 영화의 흐름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지만, 원작 소설이나 웹툰을 고스란히 옮겨오지 않은 순수 시나리오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이야기가 흥미롭고 흡인력이 있다. 패착, 착수, 포석, 사활, 계가 등 바둑 용어들을 이용해 장을 나눈 감각도 돋보인다.

다만 멀티캐스팅이다 보니 태석(정우성)을 제외하고 캐릭터의 전사(前史)가 부족하다는 데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이 점을 충족했다면 분명 사공이 많아 배가 산으로 가는 단점을 안아야 했을 거다. 되레 군더더기를 과감하게 잘라내는 대가(?)로 영화는 속도감을 얻었고, 자연스레 쫄깃한 전개를 펼칠 수 있게 됐다. 더군다나 인물의 균형에 있어 최소한의 선을 지켰으니 크게 문제 될 게 없어 보인다.

영화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든 배우들의 호연도 단연 영화의 강점이다. 특히 정우성의 액션 연기는 꽤 박진감이 넘친다. 개봉 전부터 기대를 모았던 최진혁과의 냉동창고 신은 물론이요, 언론 시사회 후 화제가 됐던 ‘딱밤’신까지 뭐 하나 버릴 게 없다. 앞서 공식 석상에서 “영화 ‘비트’(1997)이후 강렬한 액션을 선보이고 싶었다”던 정우성의 바람은 분명 충족됐을 거라 자신한다. 그의 액션이 17년 전보다 날렵할 수는 없을지언정 세월은 그에게 한층 더 깊어진 눈빛과 노련미를 가져다줬고, 이는 스크린에도 고스란히 묻어난다.

영화 신의한수 스틸컷

정우성의 액션 연기만큼 극 전반에 걸쳐 긴장감을 부여하는 이범수의 연기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부분이다. 내기바둑판의 잔인한 절대악 살수를 열연한 이범수는 그간 본 적 없는 살벌함으로 공포영화 못지않은 섬뜩함을 선사한다. 이외에도 주님 역의 안성기, 허목수 역의 안길강이 이야기에 무게를 싣고 꽁수 역의 김인권, 배꼽 역의 이시영, 선수 역의 최진혁이 극의 재미를 더한다.

안성기의 주옥같은 대사 역시 영화의 또 다른 관람 포인트다. “원래 하수가 걱정이 많지. 세상은 고수에게는 놀이터요. 하수에게는 생지옥이다”, “망가진 삶을 역전시킬 수 있는 우리 인생에도 신의 한 수가 있을까” 등 무심코 던지는 주님의 대사 하나하나는 관객이 자연스레 자신의 인생을 돌이켜 볼 수 있도록 돕는다.

물론 단순 바둑 영화를 기대한 관객은 실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역으로 평소 바둑에 전혀 관심이 없어도 충분히 몰입할 수 있는 영리한 영화임을 의미한다. 확실한 건 영화는 꽤 많은 볼거리로 관객의 118분을 순식간에 앗아간다는 점이다. 덧붙이자면 등급이 등급이니만큼 폭력성과 잔인함은 어느 정도 각오하는 게 좋을듯하다. 7월2일 전야 개봉. 청소년 관람 불가. [사진=쇼박스㈜미디어플렉스 제공]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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