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간 정치문제로 확산…영국 제약업계 공동화 우려
[뉴욕=뉴스핌 박민선 특파원] 미국 제약업체인 화이자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인수를 추진한다는 소식에 양국 해당업계는 물론 정치권까지 술렁이는 분위기다.
이안 리드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양사의 결합은 암, 당뇨, 심장병 등 인류에게 가장 무서운 질병과 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며 해외 매출도 상향될 것"이라며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거대 규모 기업들의 인수 합병인 만큼 양국의 경제적 정치적 논란꺼리 역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월 아스트라제네카 인수를 시도했던 화이자의 이번 재도전이 성공할 경우 영국 기업의 인수합병(M&A)로는 사상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 英기업 유출 우려+美 법인세율 회피 논란까지
28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600억파운드 규모에 달하는 양 사 간의 M&A 추진 소식을 전하면서 이번 인수가 미국과 영국의 정치적인 문제로 확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화이자가 아스트라제네카를 인수할 경우 외국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지만 일부 정치인과 업계 관계자 등은 영국의 제약업체가 잇따라 해외 제약사로 인수될 경우 발생하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앞서 스위스 제약회사인 노바티스는 영국 2위 제약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을 인수한 바 있어 현재 7000여 명의 직원들과 영국 전체 수출 규모의 2%를 차지하는 아스트라제네카마저 미국에 넘어갈 경우 미치는 여파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이와 함께 화이자가 이번 인수와 관련해 영국에 세금을 지불하겠다고 밝힌 것은 다국적 기업들 사이에서 법인세율 회피를 위해 외국으로 이전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에 대한 미국 정치권의 반발을 사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실제 화이자는 인수가 성사될 경우 영국의 낮은 법인세율로 인해 약 27% 가량의 비용 절감 효과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 상원 데이브 캠프 공화당 의원은 "미국에 기반을 두고 있는 기업들이 해외에 세금을 내는 것은 실질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제프리스의 제프리 홀포드 애널리스트는 "화이자가 아스트라제네카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다른 것보다도 재정적인 시너지가 큰 부분을 차지한다"며 "해외에서의 현금 유용과 세금 혜택이 주요한 드라이버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화이자는 앞서 지난 1월에도 아스트라제네카에 대한 인수를 제안했으나 당시 아스트라제네카는 기업의 가치를 낮게 평가했다며 거절했었다.
이와 관련해 바클레이스는 아스트라제네카가 인수 금액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주식과 현금 분리 인수 방안과 10%의 비용 절감 등을 감안할 때 인수 가격이 주당 56파운드(117달러)까지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