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과 미국의 주가가 가파르게 하락한 데 따라 안전자산이 상대적인 강세를 보였다. 특히 미국 국채가 장 후반 가파르게 상승했다.
미국 경제 지표가 대체로 호조를 이뤘지만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은 데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경계감이 크게 고조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13일(현지시각)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9bp 급락한 2.646%에 거래됐고, 30년물 수익률도 9bp 떨어진 3.589%를 나타냈다.
2년물 수익률이 4bp 내렸고, 5년물 수익률도 7bp 급락했다.
미국 국채 수익률은 장중 완만한 내림세를 보였으나 마감을 앞두고 급락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면서 주가가 가파르게 하락한 데 따른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이날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는 긍정적이었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9000건 감소한 31만5000건으로 3개월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33만건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무엇보다 2월 소매판매가 전월에 비해 0.3% 늘어났다는 소식에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소매판매가 증가한 것은 3개월만이다. 또 증가폭이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0.2%를 웃돌았다.
이 밖에 1월 기업 재고가 0.4% 늘어났으나 전월 0.5%에서 증가폭이 축소됐다. 또 2월 연방정부의 재정적자가 전년 동기에 비해 5% 줄어든 1935억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미국 경제 지표는 이날 금융시장에 이렇다 할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지표 개선에도 미국 국채는 가파르게 상승했다.
중국의 성장 둔화와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경계감이 여전한 데다 미국 재무부의 130억달러 규모 30년 만기 국채 발행에 자금이 몰리면서 국채 ‘사자’에 힘을 보탰다.
이날 재무부는 30년물 국채를 3.63%에 발행했다. 응찰률은 2.35배로 탄탄한 수요를 확인시켰다.
R.W. 프레스프리치의 래리 마일스타인 매니징 디렉터는 “안전자산 수요 기반이 강하게 뒷받침되고 있다”며 “중국과 우크라이나 사태가 국채 매수를 부추기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유로존에서는 아일랜드의 발행 실적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2010년 이후 첫 국채 발행에 나선 아일랜드는 10년물 국채를 10억유로 규모로 2.967%에 발행했다.
이는 10년물 국채를 기준으로 사상 최저치에 해당하는 발행 금리다. 이 때문에 유통시장에서 10년물 수익률이 2bp 하락한 3.02%에 거래됐다.
독일 10년물 국채가 6bp 떨어진 1.54%를 나타냈고, 스페인 10년물이 2bp 하락한 3.32%를 기록했다. 반면 이탈리아 10년물은 1bp 오른 3.43%에 거래됐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