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경제

속보

더보기

[통상임금판결] 재계 '당혹'…脫코리아 가속화 우려

기사입력 : 2013년12월18일 16:53

최종수정 : 2013년12월19일 08:55

중소기업 "최소 14조원 일시 부담" 호소

[뉴스핌=이강혁 정탁윤 기자] 대법원이 정기적·고정적으로 지급되는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서 재계가 당혹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향후 기업들이 임금체계를 단순화하려는 시도와 함께 제조기업들의 '탈 코리아' 문제도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8일 "정기성이 인정되면 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번 판결은 자동차 부품회사 갑을오토텍 근로자 김모(48)씨와 강모(43)씨 등 296명이 '상여금과 복리후생비를 통상임금에 포함시켜 달라'며 회사를 상대로 낸 퇴직금·임금 청구소송의 상고심이다.

지급되는 돈이 정기적인지, 고정적인지에 대한 판단은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이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지급 주기가 1개월을 넘어도 고정적으로 지급되면 통상임금으로 볼 수 있다고 판시한 것이다.

다만 재판부는 복리후생 또는 실비변상 차원에서 지급된 것은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지급 시점을 기준으로 재직자에게만 주는 복리후생비의 경우 고정성이 없어 통상임금으로 볼 수 없다"며 사건을 돌려보냈다. 생일축하금·휴가비·김장보너스 등이 복리후생비에 해당한다.

 ◆최대 20% 이상 인건비 상승 현실화되나

그동안 통상임금은 노동계와 재계가 한치의 양보없는 대립양상을 이어왔던 현안이다. 이번 판결이 갑을오토텍 사례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그 파장은 클 수밖에 없다.

상여금을 정기적이고 고정적으로 지급하는 것을 임금으로 보게되면 재계는 임금체계 전반을 개편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재계가 임금체계에 손을 대면 노동계 역시 가만히 있을리 만무하다. 때문에 통상임금 논란이 사회갈등을 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통상임금은 회사가 근로자에게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지급하는 돈을 말한다. 야근과 휴일 근무 등 초과근로수당의 기준이 되는 임금이다.

때문에 통상임금에 상여금이 포함되면 근로자 입장에서는 더 많은 수당을 받게 되고 회사는 인건비 부담이 그만큼 늘어난다.

이번 판결 이전까지는 정부에서조차 통상임금의 정의를 명확하게 내리지 못해 상여금이나 복리후생비 등은 모두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는 것이 관례였다.

그러나 이번 대법원 판결에 따라 재계 입장에서는 최대 20% 이상의 인건비 상승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소·중견기업은 인건비가 늘어나 수익성 악화를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크고 제조 대기업들도 해외로의 공장 이전 등 인건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 마련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는 그동안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면 근로자들이 퇴직금과 수당 등을 더 받을 수 있어 부담금이 38조원 가량이나 된다며 반대 목소리를 높여왔었다.

경총은 3년간의 소급분을 포함해 통상임금 확대 적용 첫해에 전체 기업이 38조5509억원을 부담해야 하고 이후 매년 8조8663억원의 인건비가 추가로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대법원이 이날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된 것에 기초한 추가임금 청구는 신의성실 원칙에 위반될 수 있다는 취지로 판결한 만큼 실제 기업들이 부담해야 하는 추가 비용은 38조원 보다는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기업 "최소 14조원 일시 부담" 호소

대법원 판결이 내려지자 중소기업계가 즉각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며 우려감을 높였다.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통해 "오늘 대법원 전원합의체 갑을오토텍사에서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킨 판결 결과에 대해 걱정이 앞선다"며 "그동안 정부의 지침을 근거로 임금을 지급해온 기업들은 이번 판결로 인해 우리나라 법률 제도에 대한 신뢰를 잃고 혼란에 휩싸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기중앙회는 "더불어 수많은 기업들이 심화되는 노사갈등과 임금청구소송에 휘말려 더 큰 경영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기업 전체적으로는 38조 이상을 일시에 부담하고 매년 8조8000억원을 지속적으로 부담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소기업은 최소 14조3000억원을 일시 부담하고 매년 3조40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지속적으로 부담해야 해 기업의 고용창출력이 저하와 일자리 감소, 투자 감소 등을 우려했다.

중기중앙회는 "정부는 이번 판결 결과를 바탕으로 더 이상의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기존의 예규 변경에 그치지 말고 근로기준법 시행령을 조속히 개정, 통상임금 범위에 대해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기업들도 사태추이에 촉각을 세우며 고심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현대차와 한국GM 등 자동차업계는 물론 전자업계, 유통업계 등 산업계 전반의 임금 부담 우려는 높아지는 상황이다.

앞서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될 경우 완성차업계가 부담해야 할 인건비 증가총액이 9조원 정도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그룹 전체적으로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될 경우 3년 소급분과 첫해 지급액이 현대차 5조원을 포함해 무려 13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국GM은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될 경우 부담해야 될 3년 소급분만 1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작년말 8000억원의 충당금을 실적에 반영한 바 있다.

이상헌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자동차회사들의 이익률에 1% 전후의 영향이 예상된다"며 "다만 실제 노사정 협상과정에서 범위조정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과도한 우려는 할 필요없다"고 말했다.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의 각각의 매출액대비 인건비 비중은 9.3%, 9.4%, 4.2% 수준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판결 선고 직후 "계속 주장했던 게 정기상여금은 1개월을 초과해 통상임금이 아니라는 게 기본적인 입장이었는데 그게 깨졌다는 점에서는 굉장히 유감"이라며 "25년간 살아있던 행정해석을 전면적으로 뒤집는 판결이기 때문에 우려될 만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이 아니라고 한 노사합의가 무효라는 건 수십 년간의 관행을 무시한 것이어서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앞으로 임단협을 할 때 법원에서 계속 문제 삼는 일이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제조기업들의 '탈 코리아' 악순환 우려도

임금 부담은 결국 국내 제조업 기반 자체를 뿌리까지 흔들어 놓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버는 것보다 더 많은 지출을 인건비에 투자해야 된다면 인건비 수준이 낮은 곳으로의 이전은 당연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재계 일각에서 들어온다. 국내 투자와 고용의 악순환 우려가 높아 보이는 대목이다.

사실 현재까지는 제조기업의 해외시장 개척 수준으로 보는 것이 맞다. 이미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등 국내 주요 제조 대기업들은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등지에 생산거점을 마련해 논 상태다.

단적으로 삼성전자는 이미 베트남을 최대 휴대폰 생산기지화했고 LG전자도 가전 통합생산의 주요 거점으로 베트남을 낙점한 상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따라 이곳에 둥지를 트는 국내 제조기업들은 이미 200여개 사를 넘어섰다.

삼성전자 등을 '탈 코리아'로 보기는 어렵다고 해도 분명한 이유는 있다. 노동시장이 거대하고 인건비 수준은 중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베트남을 생산기지화하는 것은 망설일 이유가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성장과 생존을 위한 기업의 전략적 선택인 셈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남는 돈보다 임금이 더 나간다면 국내 탈출은 중장기적으로 분명한 현상이 될 것이고 이런 경우 국내의 고용환경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한국GM, 르노삼성차 등 국내 공장을 운영하는 외국계의 경우도 시장 철수를 현실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쉘 "2040년까지 LNG 수요 60% 급증"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글로벌 에너지 대기업 쉘(Shell)이 25일(현지시간) 오는 2040년까지 전 세계 액화천연가스(LNG) 수요가 60%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작년에 내놓았던 예측치보다 10%포인트 더 높은 수치이다.  인도와 중국 등 성장이 가파른 개발도상국의 수요가 강력한 수준으로 이어지고, 러시아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을 대폭 줄인 유럽의 수요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쉘은 세계 최대의 LNG 거래업체이다. 매년 6000만톤 정도를 거래한다. 한화오션이 세계 최초로 건조해 인도한 LNG-FPSO. [사진=한화오션] 쉘은 이날 "LNG의 글로벌 무역은 아시아 지역 경제의 성장과 에너지 집약적 기술 부문의 새로운 성장, 중공업·운송 부문의 탈탄소화 필요성 등에 힘입어 오는 2040년까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쉘은 작년 예측에서 글로벌 LNG 수요가 2024년 4억700만톤에서 오는 2040년 6억2500만~6억8500만톤으로 늘어날 것으로 봤지만 이번에 전망치를 6억3000만~7억1800톤으로 늘려 잡았다. 세계 최대 LNG 수입국인 중국은 2030년까지 1억5000만명에게 파이프 가스 연결을 제공하기 위해 LNG 수입 용량을 상당한 수준으로 늘릴 예정이고, 인도는 향후 5년 안에 3000만명에게 가스를 공급한다는 목표를 내걸고 인프라를 개선하고 있다고 쉘은 밝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LNG에 대한 인기는 더욱 치솟고 있다. 러시아 연료에 대한 의존을 줄이려는 유럽이 미국과 중동에서 들여오는 LNG 물량을 크게 늘리면서 아시아 등 다른 지역 국가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졌다. 쉘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촉발한 에너지 위기로 유럽, 특히 독일은 LNG 수입 인프라에 막대한 투자를 했다"면서 "유럽은 안정적 전력 생산과 에너지 안보를 위해 2030년대에도 LNG에 대한 수요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업체는 "글로벌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2030년까지 1억7000만톤 이상의 새로운 LNG 공급이 추가될 것"이라면서 "새 공급의 상당량은 미국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ihjang67@newspim.com   2025-02-25 22:23
사진
LH, 올 매입·전세임대 9만가구 공급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올해 총 19만가구 이상의 공공주택과 2만8000가구 규모 공공택지 공급에 나선다. 또 건설경기 회복을 위해 21조6000억원의 투자를 집행하고 재원조달 방식 등을 다양화해 재무여건 체질을 개선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올해 21만 8000+α가구 규모의 주택 공급에 나선다. 사진은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5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서계동 복합문화단지 조성사업 업무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핌DB] 23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도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핵심 업무인 주택 공급에 집중한다. 10만가구 사업승인과 매입·전세임대 9만가구 등 총 19만가구 이상의 공공주택을 공급한다. 동시에 민간 주택건설 활성화를 위해 2만8000가구 규모의 공공택지를 조성한다. 주택 착공물량은 지난해(5만가구) 대비 20% 증가한 6만가구를 추진하고 지난해 8·8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에 포함된 서울서리풀 등 5만가구 규모의 사업지구 역시 인허가 일정을 최대한 단축해 안정적 공급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도심 내 신속한 주택공급과 비아파트 시장 정상화를 위해 신축매입임대 5만가구 이상을 공급하고 전세사기 피해자 회복 지원을 위해 피해 주택 7500가구를 매입한다. 올해 주택 승인물량의 37%를 청년·신혼·고령자에게 공급하고 출산가구 우선공급(통합공임)과 실버스테이 등 새로운 유형의 시니어 주택을 통해 가속화되는 저출산·고령화 문제에도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아울러 쪽방·고시원·반지하 거주자의 주거 상향 지원을 지속하고 예술인 등 다양한 수요층에 부응한 특화형 매입임대도 확대한다. 공공주택은 합리적 가격의 고품질을 보장한다. 무엇보다 최근 급등한 주택 분양가격을 낮춰 국민들의 내 집 마련을 돕는다. 이를 위해 사업지구별 목표 원가를 설정해 관리와 검증을 강화하고 가처분면적 확대와 사업일정 단축으로 조성원가를 인하해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공공주도의 기술개발을 통해 민간기업을 선도할 수 있도록 모듈러주택 표준평면 개발 등 OSC 공법을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고도화하고 LH가 개발한 층간소음 1등급 설계기준과 국내 최대규모의 층간소음 시험시설(데시벨35랩)을 활용해 주택 품질 혁신을 추진한다. 관련 예산은 조기 집행한다. 전체 공공기관 투자계획(66조원)의 33% 수준인 21조6000억원을 차질 없이 집행할 계획이다. 특히 상반기 역대 최대 규모인 57% 이상의 투자를 집행한다. 지역 건설경기 회복을 위해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3000가구를 매입하고 1기 신도시 특별정비계획 수립,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조성 등도 차질없이 추진한다. 손실 최소화 등 재무여건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재원조달 방식도 개선한다. 광명시흥 등 대규모 사업지구에 LH와 기금이 함께 출자하는 신도시 리츠를 설립해 사업에 따른 재무부담을 완화한다. 또 토지 패키지형 공모 등 지구별 특성과 시장 여건에 맞춘 다양한 매각 방식을 도입해 판매여건 개선과 대금 회수를 촉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임금 직접지급 관리를 강화하고 설게 등 공모에 참여하는 외부 심사위원의 정성평가 비중을 축소해 업체 선정의 공정성을 제고한다. 이한준 LH 사장은 "국민의 삶과 국가 경제가 어려운 만큼, 올해도 신속한 주택공급과 투자집행 등 LH가 맡은 역할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며 "선도적인 공적 역할을 통해 확실한 정책성과를 창출하여 국민 주거안정을 지원하고 국가 경제회복의 마중물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min72@newspim.com 2025-02-23 20:07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