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주생산 단지 '인삼 메카'로 육성 야심
[뉴스핌=강소영 기자]중국 정부가 '한국 인삼 산업' 독주체제를 막기위해 자국 인삼 업계 지원 육성에 적극 나섰다.
15일 중국 21세기경제보도(21世紀經濟報道)에 따르면, 지린성 정부는 창바이산(長白山·백두산) 일대를 인삼재배 단지로 육성하고, 지린성을 세계적인 인삼 산업 허브로 육성할 계획이다.지린성 일대는 중국 최대의 인삼 재배지로 중국 전체 인삼 생산량의 85%, 전세계 생산량의 75%를 담당하고 있다.
지린성은 지난 2010년 인삼 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을 발표하고, 창바이산(백두산) 일대 15개 현을 인삼 주산지로 지정했다. 이를 통해 지린산(産) 인삼의 정통성을 확보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 정책에 따라 앞으로 3년 간 인삼 재배를 위한 삼림 벌목 면적은 1000헥타르 이내로 제한된다. 지린성은 또한 인삼가공산업 발전을 전폭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지린성은 이를 통해 인삼 산업 규모를 2010년의 100억 위안에서 2020년까지 1000억 위안(약 17조 원)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 중국에서 인삼 관련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어 1000억 위안 달성 계획이 3년 이상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2년 전까지 중국에서 인삼은 주로 약용으로 쓰였고, 전체 생산량 가운데 40~50%가 한국 등 해외로 수출됐다. 한국에서 1인당 연간 인삼 소비량이 400g인데 반해 중국인의 1인당 연간 소비량은 0.1g에 그쳤다.
그러나 최근 인삼이 건강식품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중국에서 인삼차·인삼사탕·인삼 음료 등 인삼식품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관련 시장의 산업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정관장 브랜드로 유명한 한국인삼공사를 포함, 동인당(同仁堂) 등 중국 국내외 기업도 지린성 인삼 재배지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인삼 수급 안정과 가격 결정권 유지를 위해 인삼 재배지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인삼업계는 특히 한국의 인삼산업 발전 현황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중국 업체에 비해 인삼 재배·가공·포장 기술 및 상품화에서 앞선 한국 기업이 중국의 고급 인삼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는 우려에서다.
건강보조식품 시장은 물론이고 약재시장에서도 많은 소비자가 저가의 중국 인삼 보다는 비싸고 고급스러운 '고려 인삼'을 선호하고 있다고 21세기경제보도는 전했다.
동시에 인삼 시장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한 한국의 우수사례를 본받으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중국 인삼업계는 한국인삼공사 등 인삼 판매상이 농가와 장기 수매 계약을 체결해 자본금이 적은 농가도 쉽게 인삼 재배에 나설 수 있는 점, 인삼 재배와 가공을 위한 지속적인 연구·상품 개발 및 기술 보안 등이 한국 인삼 산업 발전의 원동력으로 보고있다.
21세기경제보도는 한국이 중국과 달리 이미 수십년전부터 임야가 아닌 노지에서도 인삼을 재배할 수 있는 기술 등을 확보했지만 외부에 관련 기술 유출을 막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지난 2006년부터 인삼의 노지 재배를 시작했고, 현재까지 재배 기술 향상을 위한 연구를 진행중이다.
지린성은 '대기업, 협력기관, 재배 단지와 농가'를 연결하는 유기적 인삼 산업네크워크를 구축하고 인삼 산업을 대대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한편 커지는 시장에 비해 시장 진입 문턱이 높아 생산량 증가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망되자 인삼가격이 급등현상을 보이고 있다. 가격 상승과 관련 산업 성장에따라 시중의 투자자금도 인삼업계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특히, 중국의 대형 제약 상장업체의 인삼재배농가 혹은 기업에 대한 투자가 크게 늘고 있다.
이성(益盛)약업·즈신(紫鑫)약업·야타이그룹(亞泰集團)·광둥 캉메이(康美)약업 및 베이징 중국의약(中國醫藥) 등 제약 대기업은 백두산(중국명 창바이산) 일대 인삼재배 기업에 투자를 진행해오고 있다. 이 밖에 수십개 기업이 인삼을 직접 재배하기 위해 부지를 확보하거나 인삼재배기업 인수에 나서고 있다.
이 중 선전(深圳)거래소에 상장한 중국의약은 지난달 말 자회사를 통해 인삼재배 업체인 지린(吉林) 자이(加一)공사의 지분 10%를 인수했다. 양측은 향후 인삼의 재배와 가공 등 인삼산업 전반에 걸쳐 협력할 계획이다.
중국의약의 관계자는 "향후 인삼가격이 더욱 올라갈 것으로 보이며, 인삼시장의 산업화가 빨라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