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삭제 매뉴얼' 있었다고 결론…새누리당 유출 혐의 수사 남아
[뉴스핌=고종민 기자] 검찰이 참여정부에서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고의적으로 폐기했다고 결론냈다.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되지 않은 것도 노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판단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김광수 부장검사)는 15일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폐기 의혹'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 같이 밝혔다.
또 검찰은 백종천 전 청와대 외교안보실장과 조명균 전 청와대 안보정책비서관이 그 지시를 구체적으로 이행해 고의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검찰에 따르면 '삭제 매뉴얼'이 발견됐다. 아울러 실무자의 단순 실수가 아니었던 것으로 결론이 났다. 수정·변경된 회의록 문건이 출력돼 문서 파쇄기로 파쇄된 흔적도 확인됐다.
이에 검찰은 회의록 삭제 및 미이관에 적극적으로 관여한 백 전 실장과 조 전 비서관 등 2명을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과 형법상 공용전자기록 등 손상 혐의로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문 의원의 경우, 회의록 삭제 또는 유출에 관여한 직접적인 증거가 없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불기소 처분이 내려진 것.
이번 발표는 새누리당에서 대통령 회의록 파기 및 유출 의혹으로 '성명 불상자들'을 고발한 지난 7월25일부터 114일간 검찰의 현장답사·압수수색·참여정부 청와대 근무자 조사 등을 통해 이뤄졌다.
향후 쟁점은 새누리당 의원 등에 대한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유출 혐의다.
민주당은 6월 21일과 7월 7일 두 차례에 걸쳐 새누리당 김무성·정문헌·서상기 의원과 권영세 주중대사, 남재준 국정원장 등 9명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지난해 12월 14일 새누리당 대선후보캠프 총괄선대본부장이던 김 의원은 부산 서면 유세에서 '노 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에서 대화록 관련 내용을 낭독하고 NLL(서해 북방한계선)을 포기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현재로선 김 의원의 낭독분과 실제 회의록 내용과 대부분 일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인 정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이 서해 NLL을 포기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정보위원장인 서상기 의원은 당시 위원장 신분으로 국정원에 있는 대화록 공개에 관련해 고발을 당했다.
권 대사는 작년 대선 직전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지인들과 만나 "우리가 집권하면 2007년 노 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NLL 대화 내용을 까겠다"고 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고종민 기자 (kj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