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WTI 강세 베팅은 감소세
[뉴스핌=주명호 기자] 국제유가가 일주일 만에 하락세를 기록했지만 북해산 브렌트유 단기 가격 강세 전망이 강화되고 있다. 리비아, 이라크 등 석유생산국가들의 원유 공급 차질이 예상된 까닭이다.
골드만삭스는 19일 브렌트유의 단기 전망치를 배럴당 115달러로 상향조정한다고 밝혔다. 3개월 전망치는 105달러에서 110달러로, 6개월 전망치도 105달러에서 108달러로 각각 높여잡았다. 다만 12개월 전망치는 내년 산유량 증가세로 재조가 정상화될 것으로 보아 기존의 105달러를 고수했다.
이날 국제상품 시장에서 브렌트유 선물 10월물은 배럴당 50센트 하락한 109.9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5일 111.53달러까지 4개월 최고치를 기록한 뒤에 조정받은 것이다. 장중 110달러 아래로 떨어졌으나 중동의 불안정한 상황이 추가적인 가격 하락을 억제한 요인이 됐다.
이전부터 제기됐던 리비아 및 이라크의 국내사정으로 인한 원유 공급 차질 문제가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라는 게 골드만삭스의 주장이다. 골드만의 제프리 커리 연구원은 "리비아의 노사분규가 군부개입으로 더 혼잡해지면서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이라크 국내 문제 또한 가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심각성을 더해가는 이집트 사태도 중동 원유 공급에 대한 우려감을 자아내고 있다. 현 사태로 인해 주운송로인 수에즈 운하의 안전이 위협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작년 수에즈 운하를 통해 운송된 원유 및 정제유의 양은 일일 평균 451만 배럴에 이른다.
이에 따라 브렌트유에 대한 매수포지션이 늘고 있다. ICE선물유럽의 자료에 의하면 13일 기준 브렌트유 순매수 포지션은 19만 3527계약으로 2년여 만에 가장 큰 폭을 기록 중이다. 반면 미국 서부 텍사스산 경질유(WTI)는 반대로 매수세가 감소하는 분위기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자료에 의하면 WTI 선물 순매수 포지션은 2041계약 줄어든 30만 8786계약을 기록했다.
VTB 캐피탈의 안드리 크류첸코프 연구원은 "WTI는 미국의 여름 소비 수요가 줄고 있는데 영향을 받고 있지만 브렌트유는 여전히 공급차질 및 지정학적 요인들로 인해 수요가 유지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WTI 선물 9월물은 이날 36센트 내린 배럴당 107.10달러에 거래됐다. 목요일 만기도래로 근월물을 대체할 10월물 가격도 43센트 내린 106.86달러를 기록했다.
한편, BNP 파리바의 분석가들도 4분기 브렌트유 전망치를 111달러에서 115달러로 높여잡았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