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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톡] '숨바꼭질', 더 이상 집도 안전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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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장주연 기자] 2008년 도쿄, 1년간 남의 집에 숨어살던 노숙자가 체포됐다. 2009년 뉴욕, 남의 아파트에 숨어사는 여자를 CCTV가 포착했다. 그리고 2009년 서울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집 초인종 옆에 수상한 표식을 발견했다는 주민신고가 속출했다.

영화 ‘숨바꼭질’은 숨바꼭질 괴담, 초인종 괴담이라 불리며 뉴욕, 유럽, 도쿄, 상하이, 서울 등 전 세계를 흔들어 놓았던 충격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성수(손현주)는 아내 민지(전미선)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호세(정준원), 수아(김수안) 남매를 둔 성공한 사업가이자 평범한 가장이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도 몰랐던 형 소식이 들려온다. 성수는 형의 실종 소식을 듣고 그가 살던 아파트를 찾는다. 재개발 지역인 그곳에서 성수는 형의 이웃주민 주희(문정희)를 만난다. 그리고 그들 주위에 불길한 사건이 하나둘 일어난다.

스토리 진행을 든든하게 지탱하는 손연주, 전미선, 문정희의 연기는 ‘숨바꼭질’을 보는 가장 큰 재미다. 배우들의 열연은 첫 장편 영화에 도전한 허정 감독의 부족한 부분을 말끔히 채운다. 스포일러의 위험 탓에 자세히 말할 수 없지만 영화를 본다면 ‘연기의 신(神)들이 이뤄낸 강렬한 시너지’란 말이 결코 홍보성 멘트가 아님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데뷔 22년 만에 스크린 첫 주연을 꿰찬 손현주는 극 전체를 짊어지며 ‘손현주’라는 이름 석 자에 믿음을 준다. 하나뿐인 딸을 지키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주희를 열연한 문정희는 이번에도 몸을 사리지 않는 명품 연기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베테랑 배우 전미선은 안정적인 연기로 극에 무게를 더한다. 그는 성수와 주희의 강렬한 힘겨루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으며 자신의 역할을 해낸다.

영화는 초인종 괴담이란 소재만으로 관객의 흥미를 당기기에 충분치 않다는 점에 주목했다. 고급아파트에 사는 중산층과 재개발 지역에 사는 빈민층에 대한 보편적인 시각은 다소 불편한 감이 있지만 그만큼 현실적인 면에 집중했다. 여기에 (문정희의 말을 빌리자면) 스릴러 장르에 오타쿠 기질이 있는 허정 감독은 캐릭터 사이의 긴장감을 잘 살리며 극의 긴박감을 극대화했다.

그러나 캐릭터를 포함한 영화 전반에 대한 부족한 설명이 아쉽다. 영화를 보고 나면 “응?” “왜 저렇게까지?” 라는 의문이 머릿속에 맴돈다. 광기에 사로잡힌 배우들이 날뛰다 끝이 난다고 느낄법도 하다. 시나리오 속 긴장감은 담아냈을지언정 개연성에서는 아쉬움을 남긴 셈이다.

다만 한여름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려버릴 만한 오락성 영화로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소리를 지를 수 있으니 긴장은 필수요 영화를 본 후 문단속과 초인종 확인은 옵션이다. 영화 속 상황과 현실이 오버랩되며 공포가 엄습할 때 일상으로 돌아간 관객은 극도의 공포를 맛본다. '숨바꼭질'의 진가는 바로 여기에 있다.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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