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스포츠 일반

[씨네톡] '레 미제라블', 객석 압도하는 거대한 감동

기사입력 : 2012년12월14일 10:31

최종수정 : 2014년05월29일 11:25

영화 '레 미제라블'에서 전율의 연기력을 보여주는 휴 잭맨
[뉴스핌=김세혁 기자] 얼어붙은 겨울, 극장가에 한동안 ‘레 미제라블(Les Miserables)’ 열풍이 이어질 듯하다. 그것도 좀 거세게. 

프랑스 문호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레 미제라블’은 아카데미가 선택한 톰 후퍼 감독과 세계 4대 뮤지컬을 빚어낸 제작자 캐머런 맥킨토시가 합작한 대작이다. 휴 잭맨, 앤 해서웨이, 러셀 크로, 아만다 사이프리드 등 내로라하는 배우가 한 무대에서 만나 일찌감치 기대를 모았다.

할리우드가 작정하고 뛰어든 대형 프로젝트 ‘레 미제라블’의 면면은 ‘드림팀’을 떠올리게 한다. 원작자와 연출자, 제작자, 배우들까지 이름 하나하나 열거해 나가자면 영화팬으로서는 황홀할 지경이다.

하지만 우려 역시 컸던 게 ‘레 미제라블’이다. 원작은 말할 것도 없이 뮤지컬이 워낙 세계적으로 사랑 받아온 터라 영화가 과연 더 보여줄 것이 있을까 염려하는 팬들이 적지 않았다. 좋은 배우들 데려다 원작을 훼손했다는 비난을 듣지는 않을까 걱정도 많았다. 리암 니슨, 우마 서먼, 클레어 데인즈를 투입하고도 아쉬움을 남겼던 1998년작 ‘레 미제라블(각색판)’을 떠올리는 이도 있었다. 

영화 레 미제라블의 장발장(휴 잭맨·왼쪽)이 몸 파는 신세로 전락한 판틴(앤 해서웨이)을 발견하는 장면

2시간40분에 달하는 영화 ‘레 미제라블’의 뚜껑을 열어본 결과, 일단 우려는 접어도 좋을 만하다. 지금까지 팬들은 아무리 좋은 제작진과 배우가 만나도 졸작이 탄생하는 어이없는 경험을 해왔다. 하지만 ‘레 미제라블’은 “전혀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는 톰 후퍼 감독의 자신감을 입증해 보였다. 물론 뮤지컬을 따분해하는 영화팬이라면 이 작품 역시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할는지 모른다. 긴 시간 동안 몸을 비틀며 하품을 연발하게 될 지도.

‘레 미제라블’은 영화사의 새로운 영역을 제시하는 작품은 아니다. ‘물랑 루즈’(2001)나 ‘시카고’(2002)와 같이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로 극을 이끌어가는 뮤지컬 영화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놀라운 것은 객석을 압도하는 사운드, 특히 배우들의 살아있는 노래다. 힘차고 아름다우며 때로는 비통한 배우들의 노래는 ‘레 미제라블’의 화면을 타고 라이브 무대처럼 관객의 귓속으로 빨려들어간다. 

실제로 ‘레 미제라블’의 배우들은 이어폰을 착용한 채 연기하며 실시간으로 흘러나오는 반주에 맞춰 노래했다. 악보를 보고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뮤지컬 배우처럼 역할에 깊숙하게 빠져든 상태에서 있는 힘껏 노래 불러야 했다. 덕분에 배우들의 노래는 그들의 몸짓과 하나가 돼 고스란히 객석에 전달된다. 마치 MP3파일만 듣다 라이브 무대에서 생음악을 접하는 새로운 감각을 느끼게 된다. 

'레 미제라블'의 주인공 장발장(휴 잭맨·왼쪽)과 그를 평생 뒤쫓는 자베르(러셀 크로)

눈도 즐겁다. 깐깐한 고증을 거쳐 탄생한 ‘레 미제라블’의 무대는 당연히 뮤지컬의 그것을 압도한다. 이 배경과 어우러지는 배우들의 연기는 눈부시다. 특히 휴 잭맨이 놀랍다. 얼굴의 근육과 핏줄 하나까지 기구한 장발장의 인생을 닮았다. 그가 절규하듯 부르는 ‘후 엠 아이(Who am I)’는 판틴의 ‘아이 드림드 어 드림(I dreamed a dream)’과 더불어 이 작품 최고의 곡으로 손꼽을 만하다.  

시민혁명의 소용돌이 속에 사랑을 꽃피우는 코제트(아만다 사이프리드·왼쪽)와 마리우스(에디 레드메인)
앤 해서웨이는 ‘레 미제라블’ 팬들에게 익숙한 억세고 우직한 판틴을 재해석했다. 딸 코제트를 위해 탐스러운 머리를 잘라내고 생니가 뽑히는 수모를 겪는 영화 속 판틴은 무척 가녀리고 금세 꺼져버릴 듯 위태하다. 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레 미제라블 속 레퍼토리 ‘아이 드림드 어 드림’을 부르는 그의 얼굴에는 기쁨과 슬픔, 분노와 절망이 섬세하게 살아있다. 앤 해서웨이의 ‘아이 드림드 어 드림’은 레아 살롱가, 수전 보일에 익숙한 레 미제라블 팬들에게 새로운 감동을 선사한다. 

연기에 관해 둘째 가라면 서러울 러셀 크로 역시 피도 눈물도 없는 자베르 경감을 잘 재현했다. 낮게 깔리는 보이스가 매력적인 그는 제법 톤이 높은 자베르의 솔로곡들을 소화했다. 러셀 크로의 연기를 보노라면 만약 휴 잭맨과 서로 역할을 바꿨으면 어땠을까 즐거운 상상이 떠오른다.  

판틴 역을 맡아 아름다운 '아이 드림드 어 드림(I dreamed a dream)'을 들려주는 앤 해서웨이

무엇보다 영화 ‘레 미제라블’은 열정에 사로잡혀 촬영에 몰입한 배우들의 색다른 면모를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레 미제라블’에 등장하는 배우들은 주연, 조연, 단역을 막론하고 스스로 신비로운 세계를 경험하는 듯, 얼굴 가득 숨길 수 없는 떨림과 설렘, 열정을 품고 있다. 이들을 바라보는 관객들이 깊은 감명을 받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 아닐까.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이화영, 대법서 징역 7년8개월 확정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쌍방울 그룹에서 수억원대 뇌물을 받고, 800만 달러를 북한에 송금한 혐의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징역 7년 8개월을 확정 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5일 오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부지사에게 징역 7년 8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쌍방울 그룹에서 수억원대 뇌물을 받고, 800만 달러를 북한에 송금한 혐의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징역 7년 8개월을 확정 받았다. 사진은 이 전 지사가 지난해 10월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검사에 대한 탄핵소추 사건 조사 관련 청문회에서 정청래 법사위원장 질의에 답변하는 모습. [사진=뉴스핌 DB] 이 전 부지사는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지사이던 2019년, 쌍방울로 하여금 도지사 방북 비용 300만 달러와 북한 스마트팜 사업 비용 500만 달러 등 총 800만 달러를 북한 측에 보내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다. 경기도 평화부지사, 경기도 산하기관인 킨텍스 대표로 재직 중 쌍방울로부터 법인카드와 차량 등 3억3400여만 원의 정치자금을 제공받은 혐의도 받았다. 검찰은 이중 2억5900여만 원에 대해 뇌물 혐의를 적용했다. 1심은 이 전 부지사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판단해 정치자금법 위반 징역 1년 6개월, 특가법상뇌물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징역 8년을 합해 총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쌍방울이 경기도 스마트팜 사업비(500만 달러)와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 대통령의 방북비용(300만 달러)을 대납하려 했다는 검찰 측 판단을 모두 받아들였다. 다만 검찰이 공소사실에 적시한 총 800만 달러 중 394만 달러만 해외로 밀반출된 불법 자금으로 인정했다. 2심은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7년 8개월 및 벌금 2억5000만원, 추징 3억2595만 원으로 감형했다. 구체적으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8개월을, 특가법상뇌물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7년을 각각 주문했다. 1심 형량과 비교해 1년 10개월이 감형됐다. 2신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검찰이 기소한 대북송금 800만 달러 가운데 394만 달러만 북한 측에 밀반출됐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특히 이 중 200만 달러는 김 전 회장이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의 방북비용으로 대납한 것이라고 봤다. 다만 "뇌물죄, 정치자금법 위반죄 범행 후 공무원 또는 정치인으로서 부정한 행위까지 나아가지는 않은 점, 스마트팜은 인도적 지원 사업이었고 남북간 평화조성을 위한 남북교류협력사업의 추진이라는 정책적 목적도 있는 점, 김성태가 쌍방울그룹의 대북사업 추진 등 이익을 도모한 사정도 있고 피고인이 김성태에게 비용 대납을 강요한 사정은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양형으로 고려했다"고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과 이 전 부지사 측 모두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양 측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원심의 유죄 부분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검사의 사전면담 등이 이루어진 증인의 법정진술의 신빙성 판단, 유죄의 인정에 필요한 증명의 정도, 뇌물수수죄에서 직무관련성, 대가성, 뇌물귀속 주체와 고의, 정치자금 부정수수죄에서 정치자금과 고의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hong90@newspim.com 2025-06-05 10:45
사진
외교부 장관 김현종·조현 거론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하는 새 정부는 민생 회복과 함께 대미 관세 협상 등 외교·안보 문제도 시급하다. 미국 법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국을 대상으로 부과한 상호관세 효력을 정지시켰지만 여전히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가신 것은 아니다. 지난 4일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은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 강조해왔다. 민주당 공약집을 보면 통상환경의 변화와 경제안보 중요성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 20개국(G20)·주요 7개국(G7) 등의 적극 참여를 통해 글로벌 현안 적극 대응하고 2025 경주 APEC 성공적 개최를 위한 외교역량을 강화할 것을 약속했다. 신남방·신북방 정책을 계승 발전해 글로벌 사우스와 권역별 협력을 심화하고 핵심소재·연료광물의 공급망(GVC) 안정화를 위한 통상협력 강화도 약속했다. (왼쪽부터) 김현종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외교안보특보, 위성락 민주당 의원, 조현 선대위 국익중심실용외교위 공동위원장, 안규백 의원. [사진=뉴스핌DB] 북핵 대응으로는 한국형 탄도미사일 성능과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를 고도화를 내세웠다. 핵무장이나 핵잠재력 확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북핵 대응의 기본 원칙은 한·미 확장억제 강화'라는 기존의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 분야에서는 국방 문민화를 비롯해 군 정보기관 개혁, 육·해·공군 참모총장 인사청문회 도입 등을 내세웠다. 이 대통령은 취임 첫날 국가안보실장에 위성락 민주당 의원을 임명했다. 주러시아 대사를 지낸 외교관 출신인 위 의원은 '이재명 후보 외교안보보좌관'으로 임명돼 활동했다. 이번 대선에서는 민주당 선대위 산하 '동북아평화협력위원회' 좌장을 맡았다. 외교부 장관 후보군으로는 조현 전 외교부 1차관과 김현종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언급된다. 조 전 차관은 선대위에서 국익중심실용외교위원회 상임공동위원장을 맡았다. 위 의원과 외무고시 13기 동기로 유엔대사, 외교부 다자외교조정관, 외교부 국제기구국장 등을 역임했다. 김 전 차장은 대선 기간에도 '이재명 후보 외교안보보좌관' 자격으로 백악관 고위 당국자들과 만나 한미동맹과 한미일 3국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이 후보의 입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국방부 장관 자리에는 군 출신이 아닌 5선의 안규백 민주당 의원이 유력하다. 이 대통령은 후보 때부터 군에 대한 '문민 통제'를 강조해 왔다. heyjin@newspim.com 2025-06-05 06: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