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기자회견장 5분여 분위기
[뉴스핌=노희준 기자] "저는 오늘 정권교체를 위해서 백의종군할 것을 선언한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23일 기자회견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후 자리를 떠나고 있다.[사진: 김학선 기자] |
안 후보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하면서 후보직 중도 사퇴를 발표했다.
전격적이었다. 이날 오후 7시 50분께 안 후보측 유민영 대변인은 양측의 '후보 대리인 회담'이 아무 성과 없이 결렬됐다면서 "8시 20분께 안 후보의 입장 발표가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후보 간 담판 제안을 예상케 하는 발언이었다.
하지만 안 후보가 들고 나온 것은 '후보직 중토 사퇴'였다.
"여기서 방식을 놓고 대립하는 것은.... 올고 그름을 떠나 새정치에 어긋나고 국민에게 더 많은 상처를 드릴 뿐이다. 저는 차마 그렇게는 할 수 없다." 여기까지 사퇴 기자회견문을 차분하게 읽던 안 후보 음성이 떨리기 시작했다.
"제가 후보직을 내려놓겠다"며 안 후보가 사퇴를 분명히 하자 '안 된다'라는 고성이 지지자들로부터 터져나왔다.
하지만 안 후보는 계속 선언문을 읽어내려갔다. '안 된다'는 외침은 계속 이어졌다.
안 후보의 음성은 더 떨리기 시작했고 말을 잇지 못하는 대목이 늘어났다. 지지자들은 "절대 반대한다, 말도 안 된다"라고 목청을 높였다.
"제가 부족한 탓에 국민의 변화 열망을 활짝 꽃피우지 못하고 여기서 물러나지만 제게 주어진 시대와 역사의 소명은 결코 잊지 않겠다. 그것이 어떤 가시밭길이라고 해도 온몸을 던저 계속 그길을 가겠다". 안 후보는 복받치는 감정을 다스리려는듯 더 강한 어조를 선보였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진심으로 존경한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안 후보의 목소리는 더 크게 떨렸고 '그리고'를 말하고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캠프 곳곳에서도 흐느껴 우는 목소리도 들렸다.
5분여가 흘렀을까. 5분간 꾹 참던 그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안 후보가 '고맙다'는 말을 캠프 동료들과 자원봉사자들에게 전할 때다.
8시 25분께 안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모두 읽고 단상에서 내려왔다. 그는 질문을 받지 않고 사진기자들한테 잠시 둘러싸여 있다 기자실을 빠져나갔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