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선엽 기자] 한국은행 김중수 총재는 우리나라의 경우 선진국과 달리 그림자금융(shadow banking)의 비중이 크지 않아 선진국과 동률적인 규제 적용이 어렵다고 말했다.
선진국은 그림자금융의 비중이 커서 이를 규제하지 않고 은행들만 규제할 경우 규제차익(regulatory arbitrage)이 생길 수 있지만 우리는 은행이 금융의 중심이고 그림자금융이 발전하지 않아 선진국과 같은 규제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16일 한국은행 본관 15층 소회의실에서 열린 11월 금융협의회에 참석해 시중은행장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최근 G20 회의나 금융안정위원회(Financial Stability Board, FSB)에서 많이 얘기하는 것은, 첫째는 글로벌 불균형, 둘째는 금융안정 문제"라며 "금융안정에서 가장 큰 것이 대마불사, 즉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은행(D-SIFI)을 선정해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D-SIFI 선정 과정에서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규제차익의 발생을 꼽았다.
김 총재는 "선진국은 은행보다 그림자금융 비중이 큰 나라들이 많아서 규제차익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즉 은행에만 규제를 강하게 하고 나머지 영역(그림자금융)을 규제하지 않으면 그 쪽으로 또 몰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론적으로는 규제차익이 생기지 않도록 하면 되는 것이지만, 우리의 경우에는 그림자금융 비중이 작다"며 "미국 같이 그림자금융이 큰 나라가 규제를 취하지만 우리는 은행이 중심이고 (그림자금융이) 발전하지 못해 매우 작은데 미국하고 똑같은 규제를 적용하는 것이 어떤 의미고, 어떤 것이 그림자금융이냐도 (정의가) 다 다르다"고 역설했다.
그는 "그림자금융이라 하면 미국, 유럽, 영국, 일본이 다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 나라들은 그림자 금융이 크지 않은데도 규제를 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고 규제적용의 어려움을 피력했다.
이날 협의회에는 민병덕 국민은행장, 이순우 우리은행장, 서진원 신한은행장, 신충식 농협은행장, 조준희 기업은행장, 윤용로 외환은행장, 리처드 힐 스탠다드차타드은행장, 김용환 수출입은행장, 이주협 수협은행장이 참석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