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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박원순 서울시장 취임 1주년 발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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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주년을 맞이하여

"시민 여러분, 덕분입니다."

◇ 시작하는 이야기

안녕하십니까. 사랑하는 서울시민 여러분 서울특별시장 박원순입니다. 취임 후 1년이 지났습니다. 참으로 짧고도 긴 세월, 길고도 짧은 시간이었습니다. 올해를 시작하면서 저는 후한서 황보규전에 나오는 수가재주 역가복주(水可載舟亦可覆舟)를 명심했습니다.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동시에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뜻이지요. 시대를 떠나 '민심의 힘'을 깨우쳐주는 말입니다.

일 년 전, 저는 서울 시장에 취임하면서 '서울이라는 큰 배의 선장은 시민 여러분이시다' 말씀드렸습니다. 저는 이 말씀을 증언하고 구현하기 위해 지난 1년 동안 최선을 다했습니다. '시민중심', '현장과 소통'이 바로 박원순호의 서울시정을 특징짓는 최고의 브랜드이고 화두였습니다.

◇ 3대 핵심 공약

취임 이후, 저는 3대 핵심 공약을 가장 먼저 실현했습니다. 이는 '먼저, 우리의 삶을 보살피라'는 시민의 명령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보편적 복지를 향한 시민 여러분의 열망이 저를 시대의 전면으로 불러내셨습니다. 무너져 내리는 삶을 보듬고 비빌 언덕을 만들어 달라는 시민 여러분의 절박한 소망이 저를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청지기로 끌어내셨습니다.

그리하여 첫째. 취임첫날 59만 명의 우리 아이들에게 친환경 무상 급식을 시행하였습니다. 건강한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광역 친환경 급식 통합지원센터>를 설치하였습니다. 이제 ‘친환경 무상급식’의 실시는 장기적으로는 도농 간의 교류를 확대할 것이고 나아가 우리 아이들의 식교육에도 기여할 것입니다.

둘째, 시립대 반값 등록금을 시행하였습니다. 이는 등록금 고지서 100만 원 대를 가능하게 하였고, 등록금 0원의 고지서도 회자되었습니다. 우리 사회의 큰 파장을 낳았습니다. 현재 대선 후보들은 이 문제를 주요 정책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시립대학생들의 삶도 달라졌습니다. 학자금 대출 신청자가 40% 이상 감소하였고 사회봉사 활동 참여자가 두 배 가량 증가하였습니다. 시립대 반값 등록금 실시는 입학제도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입시 요강의 확립으로 경쟁 위주의 인재 선발이 아닌 더불어 사는 세상에 기여할 창조적 젊은이들을 양성해내겠습니다.

셋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시작하였습니다. 1133분의 웃음과 기쁨의 눈물을 생생히 기억합니다. 이러한 정규직 전환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입니다. 현재 시의 간접고용노동자의 고용안정과 처우개선방안을 연구용역 중에 있습니다. 이 연구용역결과를 연내에 발표할 것입니다. 여기에는 시와 함께 일하는 민간 부분으로 고용안정성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도 포함될 것입니다.

시민 여러분. 노동 환경의 안정성은 시민 행복의 기초입니다. 나아가 내수 진작과 서민 경제 활성화의 근간입니다. 무엇보다도 소중한 시민권 확보에 있어 양보할 수 없는 첫째 조건입니다.

◇ 3대 행정 혁신

일 년 전, 저의 서울시장 당선은 새로운 정치 혁신이라 여겨졌습니다. '시민 시장'의 등장이라 세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시대가 만든 현상의 일부분이었습니다. 지난 1년 서울 시정의 본질은 ‘행정의 혁신’에 있습니다.

첫째. 행정의 혁신은 '현장 행정'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현장 중심의 행정을 위해 지난 1년, 저와 서울시 직원들은 혼신의 노력을 다하였습니다. 탁상 행정, 칸막이 행정에서 벗어나자는 이야기를 구호에 그치게 하지 않았습니다.

'청책 워크숍'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다양한 의견과 상반된 뜻을 지닌 전문가 여러분을 모두 모셔 끝까지 토의하는 숙의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렇게 시민과 전문가 집단, 서울시 행정이 협치, 거버넌스를 이루었습니다. 그간 총 39회 열린 '청책 워크숍'에서만 5200 여분의 시민과 만나 뵈었습니다.

'서울시 보훈 종합 계획'의 경우에도 수많은 현장 중심의 과정이 있었습니다. 6월 6일 현충원 참배에 이어, 독립 유공자와, 월남전 참전 용사의 댁을 방문하였습니다. 그곳에서 그 분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나서 '우리가 이분들의 삶조차 돌봐드리지 못한다면 누가 국가와 공공을 위해 헌신할 수 있을까' 하는 명제가 보다 분명하게 다가왔습니다. 이후 여러 보훈 단체 분들과 함께 식사하고, 서울시정 이래 최초로 서울시 간부들이 보훈단체 사무실에 방문하였습니다. 그렇게 최소한이나마 그분들의 헌신에 보답할 방안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서울시 정책들은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하여 이루어집니다. 역시 현장의 목소리를 듣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정책입니다. '장애인 희망 서울 종합 계획도 서울시의 공공 의료 정책인 '건강 365'도, '서울시민복지기준선'과 '공유도시, 서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무엇보다 '뉴타운 출구 전략'은 현장의 목소리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종합하지 않으면 불가능했습니다.

저는 저를 지지해주셨던 시민 여러분의 시장이기도 하지만 지지하지 않으셨던 분들의 시장이기도 합니다.

시정의 축은 무엇보다 좌우와 빈부의 대결, 지역의 편차와 세대의 갈등을 아우르는 '균형추'가 되어야 합니다. 조화를 향한 조율, 그것이 행정의 힘일 것입니다.

이러한 현장 행정으로 인해 시민 참여의 방법은 보다 구체화 되었습니다. 시민 여러분께서 정책의 설계자가 되셨습니다. 내년도 서울시 예산 중 500억 원은 '주민 참여 예산'으로 집행됩니다. 서울시의 내일의 모습을 그려줄 도시 계획 '서울 2030'역시 '서울 플랜 시민 참여단'이 함께 그려주셨습니다. 하드웨어 중심의 도시 계획에 시민들 삶의 계획이 더해졌습니다.

둘째. 행정 혁신은 ‘열린 행정’으로 가능하였습니다. IT 기술의 발달로 ‘열린 시정 2.0’이 가능하였습니다. '정보소통광장'의 개설로 서울시의 공공 데이터가 시민 여러분께 공유되었습니다.

정보가 곧 자산입니다. 시민 여러분께서 요구하시기 전, 적극적으로 공유된 행정 정보는 새로운 부가가치들을 만들어 낼 것으로 기대합니다.

뿐만 아니라 사관제도를 두어 시장의 행정 일상을 꼼꼼히 기록하고 행정의 모든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한 사업별 백서를 발간하도록 하였으며 정책 실명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든 과정은 시정의 합리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것입니다. 나아가 '라이브서울 ? 라이브원순'으로 시장실까지 시민 여러분과 공유하였습니다.

셋째. 새로운 정보 전달 체계를 활용한 행정혁신을 이뤄가고 있습니다. '트위터 행정', SNS 행정이 세계 최초로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7월, 종암동 숭례 초등학교 앞 보도에 설치된 의류수거함이 아이들 등굣길의 안전을 위협한다던 한 젊은 어머님이 보내주신 트윗 멘션이 해당 실국에 전해져 바로 시정되었습니다. '정치와 행정에 관심이 없었던 제게 이런 일은 감동이었다’며 그 어머님께서 전해주신 큰 기쁨은 또한 서울시정의 보람이 되었습니다.

이렇듯 제 트위터뿐 아니라, 모든 뉴미디어로 전달되는 시민 민원을 통합하여 처리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고 공개하는 SMC, 소셜미디어센터가 설치될 것입니다.이렇게 서울시의 행정 혁신은 진일보할 것입니다.

위치기반, 증강현실, 음성 인식 등 새로운 기술의 변화를 가장 먼저 행정에 접목하여 재난 대비와 위기관리 대응 시스템의 기반이 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서울시의 실국장 여러분과도 모바일 커뮤니티, '서울보물창고'를 만들었습니다. 그 안에서 수많은 제안과 의견이 허심탄회하게 오가고 서로에 대한 격려와 응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협업도 자연스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아마 탁상 행정과 칸막이 행정을 없애는 데에는 가장 큰 효과를 가져 올 행정 혁신이 아닐까 합니다.

이 모든 행정 혁신 역시, 시민 여러분 덕분입니다. '신하라, 그렇게 시민의 삶을 먼저 돌보라'는 시대의 요구가 서울시정을 혁신의 길로 이끌었습니다.

◇ 3대 시정 목표

그리고 지난 1년 우리는 복지, 안전, 일자리 3가지의 목표를 향해 시민 여러분의 힘으로 시민 여러분과 함께 걸어왔습니다. 시민의 삶에 구체적인 도움이 되는 일에, 시민 여러분께 실질적인 힘이 되어 드리는 것에, 시의 인력과 예산을 투자하였습니다. 시민의 지혜를 모았습니다.

첫째. '서울 시민 복지 기준선'을 발표하였습니다. 이는 전국 지자체 최초의 시민 복지기준선으로, 서울시민의 복지 헌장의 역할을 할 것입니다. 소득, 주거, 돌봄, 건강, 교육을 중심으로 우리 사회 보편적 복지의 실현에 발화점이 될 것입니다.

시민 여러분께서 우리 시대 최고의 선투자는 사람에 대한 투자라는 것을 확인해주셨습니다. 시민 여러분 덕분에 마련된, '서울 시민 복지 기준선' 최선을 다해 성장시켜 나가겠습니다.

둘째. 시민 삶의 안전이 도시의 안전입니다. 우리는 도시 안전의 기초를 마련하였습니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조례'를 제정하여 시민중심의 재난관리체계를 마련하였습니다. 커뮤니티 맵핑을 가동하고, 산사태 예보 문자 메시지 등 예·경보 체제를 구축하여, 도시 안전에 있어 시민 참여의 폭을 확대하였습니다.

특히 재난 대비 관련 예산은 7,588억 원으로 전년 대비 2795억 원의 예산이 더 집행되었습니다.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모든 재난을 막을 수는 없지만. 그리고 안전한 도시를 만드는데 많은 시간과 재원이 필요하지만. 시민 여러분의 안전이 도시가 존재하는 첫 번째 이유라는 것을 잊지 않겠습니다.

셋째. 안정적인 일자리야말로 시민 행복의 기초입니다. 지난 5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시작하였습니다. 이에 더해 앞으로는 지속가능한 좋은 일자리 창출로 희망 경제를 활성화 할 것입니다. 대내외적인 전망들이 밝지만은 않고, 그간의 사정들이 원활하지 않았습니다.

일자리 창출에 대해 최선을 다했으나 아쉬운 점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멈추지는 않을 것입니다. 기업과 대학의 인재 연동을 통해 맞춤형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청년의 꿈이 실현되는 <청년 일자리 허브>를 조성할 것입니다.

또한, 나눔과 연대의 사회적 경제를 통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갈 것 입니다. 다양한 방법으로 영세 상인을 보호하고 전통시장과 골목 경제 활성화를 위한 모든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관광과 엔터테인먼트 산업, MICE 산업의 확대를 통해 서울의 성장 동력을 강화할 것입니다.

◇ 성취와 두려움

존경하는 서울 시민 여러분 시민 여러분 덕분에 우리 모두는 많은 것을 해냈습니다.
공공임대주택을 차질 없이 공급하였고, 채무감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시는 공공임대주택을 2012년 목표 1만8516호 대비, 9월 현재 1만6000호를 추가 공급하여 총 4만호의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이루었습니다. 더불어 시와 투자기관은 채무 감축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1년 동안 좌절하고 절망하는 일도 없지 않았습니다.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는 지난한 작업에 수많은 열정을 소모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특히, 무려 20조에 달하는 채무액 앞에서 저는 제 지혜의 한계를 탓하기도 하였습니다.

깊어지는 불경기와 세수감축, 아직은 제한적인 지방분권으로 인한 한계와 그로인한 안타까움은 일상이 되었습니다. 해야 할 일은 많은데, 하고 싶은 일도 많은데, 할 수 없는 현실이 답답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돌아보면 모든 장애물은 과속방지턱의 역할을 해주기도 합니다. 천천히, 그러나 끝까지 행정의 혁신을 이루어나가겠습니다. 또 그 고비의 순간들을 시민 여러분 덕분에. 진심으로 시민 여러분 덕분에 지혜롭게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시민 여러분의 지지와 격려의 힘으로 '시민의 이익'과 '서울의 미래'라는 두 잣대로, 그리고 상식과 합리의 관점에서 모든 것을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다시 현장으로

저는 이제 다시 현장으로 갑니다.
오는 11월 1일, 미분양 된 은평 뉴타운으로 시장실이 임시 이동 입주합니다. 그곳에서 미분양된 SH공사 아파트를 어떻게 정리할 수 있는지, 입주자들이 겪는 많은 고통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는지 고민할 것입니다.

답을 찾아 나오겠습니다. 그리고 은평 뉴타운 입주뿐만이 아닙니다. 과거에 그래 왔듯이 앞으로도 여러 민생 현안들, 전통 시장, 청년실업, 노인좌절과 보육현장 등을 누비며 해답과 대안을 찾기 위해 시장실이 움직일 것입니다.

◇ 마치는 이야기

제가 서울시장이 된지 벌써 일 년, 이 자리를 통해 꼭 감사와 존경의 인사를 전하고 싶은 분들이 계십니다. 바로 우리 시 직원들입니다. 여러분들의 헌신과 인내를 잘 알고 있습니다. 저같이 꼬장꼬장하고 꼼꼼한 리더 밑에서 참으로 무던히 잘 견뎌주셨고, 혼신의 힘을 다해 소임을 다해 주었습니다.

여러분들처럼 좋은 동료를 만난 것은 제 생의 커다란 의미가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서울 시민 여러분. 제 뒤에는 서울 시민 여러분이 계십니다. 모두 3,430 분의 성함이 여기에 적혀있습니다. 모두 서울시정에 참여해주셨던 여러분이십니다.

1일 시민시장, 명예부시장, 청책 워크숍 참여시민, 원순씨의 서울이야기 출연시민, 시민 작가, 희망씨앗 참여시민, 제 트위터에 의견을 주신 분들 등. 여기에 성함이 적혀있는 분들 뿐이시겠습니까. 서울시의 행복은 모두 시민 여러분 덕분입니다.

시민 여러분, 우리 모두는 다른 소리를 내는 악기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하나의 장중한 연주를 해 내는 오케스트라이지요. 끊임없이 참여해주시고, 허심탄회하게 지적해 주십시오. 저도 서울이라는 오케스트라를 잘 지휘해 내겠습니다.

오늘 우리의 지난 일 년을 뒤돌아보았다면 저는 앞으로의 일 년을 기대합니다.
우리가 어떤 아름다운 소리를 내게 될지 설렙니다. 모두의 희망과 설렘으로 최선을 다하는 매일이 되겠습니다.

시민 여러분 덕분입니다. 시민이 시장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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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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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대전망] '달러 시대의 느린 균열'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2026년 글로벌 자산시장 지형은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바뀔 모양새다. 월가 주요 IB와 글로벌 운용사들이 제시한 내년 전망을 종합하면, 핵심 키워드는 ▲약해지는 달러 ▲강해지는 금 ▲제도권에 깊숙이 편입되는 코인 ▲전략자산으로 격상된 원자재로 압축된다.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지위는 유지되지만, 각종 정책·재정·지정학 리스크로 인해 달러 의존도를 낮추는 '조용한 탈출(quiet hedging)'이 진행 중이라는 분석이다. [사진=퍼플렉시티 생성 이미지] ◆ 달러: 패권은 유지되지만 '천천히 새는 배' 2026년 달러를 둘러싼 큰 그림은 '완만한 약세' 흐름 속에서, 기축통화 패권은 유지하되 매력은 서서히 떨어지는 구조다. 여기에 연준의 금리 인하 경로, 주요국과의 금리 격차, 글로벌 성장·정책 리스크, 그리고 디달러라이제이션(de-dollarization, 탈달) 흐름이 겹치며 달러의 방향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먼저 연준의 완화 경로를 살펴보면, 2026년 말 기준금리는 약 3%대 중반(3.4% 안팎)까지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최근 발언들을 종합하면 인하 속도는 초기 시장 기대보다 더 느리고 신중한 방향으로 조정되고 있어, 지나친 달러 약세를 막아주는 '하방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둘째는 금리 격차다. 연준이 금리를 내리더라도, 정책금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의 2%, 영란은행(BoE)의 2~3% 수준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률 격차가 과거만큼 크지는 않지만, 달러 자산이 어느 정도 금리 메리트를 제공하는 만큼 "달러가 한 방향으로 급락하는 구도"까지 보긴 어렵다는 진단이다. 이 같은 상대 금리 우위는 2026년 내내 달러가 급격히 무너지는 것을 막는 완충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 셋째는 글로벌 성장과 정책 리스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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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간은 2025년 말 온스당 3,600달러대에서 2026년에는 4,0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일부 프라이빗 뷰에서는 5,000달러 안팎까지 거론한다. 골드만삭스·UBS 등도 4,000~4,500달러 구간을 기본 밴드로 제시하면서, 구조적 강세장이 이어질 경우 5,000달러 돌파 가능성까지 열어두는 분위기다. 이 같은 '슈퍼 헤지' 논리는 세 축에 기대고 있다. 첫째,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금 매수와 디달러라이제이션 흐름이다. 러시아 준비자산 동결 이후 "제재로 묶이지 않는 준비자산"을 찾는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다수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에서 달러·유로 비중을 줄이고 금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서서히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있다. 둘째,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재정악화와 부채 누적이다. 천문학적 정부부채와 확대된 재정적자는 통화가치 희석 우려를 키우며 "법정통화의 거울"로서 금의 역할을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셋째, 연준의 완화 전환과 약달러 구도다. 금리가 내려가면 무이자 자산인 금의 기회비용이 줄고, 달러 약세는 달러 표시 금 가격을 끌어올리는 이중 효과를 낳는다. 기관투자가들의 인식도 이를 뒷받침한다. 나티시스 설문에서 글로벌 기관의 3분의 2는 "2026년에는 금이 코인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답하며 금을 1순위 방어자산으로 꼽았다. 동시에 상당수 기관이 전통적인 60:40 포트폴리오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를 선호한다고 응답해, 금과 실물자산을 "인플레이션·재정·지정학 리스크가 겹친 시대의 전략자산"으로 재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IB들은 2025년 급등 뒤 2026년 일부 구간에서 단기 조정과 높은 변동성은 불가피하다고 보면서도, 조정이 나오더라도 "고점을 한 단계 올리는 조정"이라는 표현을 쓰며 중장기 방향성만큼은 강하게 위를 가리키고 있다. ◆ 코인: '대체 가치 저장 수단'...그러나 여전히 '실험 구역' 코인에 대한 월가의 시각은 한 줄로 "커진 건 맞지만, 아직은 실험 구역"이다. JP모간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을 "달러에 대한 또 하나의 도전자"라고 부르면서도, 극단적인 변동성과 짧은 히스토리를 이유로 전략적 코어 자산이 아니라 위성(satellite) 성격의 위험자산으로 다뤄야 한다고 경고한다. 2024년 초 2조달러 수준이던 크립토 전체 시가총액이 2025년에는 4조달러 안팎까지 불어난 가운데, 규제 환경이 ETF·ETP 승인 등으로 제도권 친화적으로 바뀌며 비트코인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실제 결제·상거래 규모는 여전히 수백억 달러 수준에 머물며, 일상적 화폐나 결제 인프라로서의 역할은 초기 단계라는 점이 반복해서 지적된다.​ UBS와 같은 보수적인 하우스는 이런 변화를 인정하면서도 "코인은 어디까지나 투기적 자산"이라는 입장을 고수한다. UBS CIO는 비트코인 변동성이 연 70~80% 수준으로 전통 자산 대비 현저히 높고, 70% 이상 급락하는 대형 조정이 여러 차례 반복된 탓에 포트폴리오의 전략적 축으로 편입하긴 어렵다고 본다. 대신 장기 잠재력을 믿는 투자자라면 "완전 손실이 나도 전체 계획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극소 비중으로, 장기 보유하는 전략" 정도만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반대로 SSGA나 모간스탠리, 반에크 등 디지털 자산에 우호적인 기관들은 비트코인이 전통 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낮고 장기 위험조정 수익이 높다는 점을 들어, 1~4% 수준의 소규모 전략적 배분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기관 머니의 온도차도 뚜렷하다. 나티시스 2026 인스티튜셔널 서베이에 따르면 글로벌 기관의 36%는 향후 크립토 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하지만, 동시에 66%는 "2026년 성과는 금이 크립토를 이길 것"이라고 응답했다. EY·코인베이스가 2025년 초 실시한 설문에서도 응답 기관의 59%가 "AUM의 5% 이상을 디지털 자산에 배분할 계획"이라고 답해 성장 잠재력을 보여줬지만, 가장 큰 우려 요인으로 여전히 변동성과 규제 리스크를 꼽았다. ◆ 원자재: AI·에너지 전환·안보가 만든 '전략자산'의 귀환 2026년 원자재 시장은 더 이상 단순한 인플레이션 헤지가 아니라, AI·에너지 전환·안보 이슈가 맞물린 '전략자산'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BNY멜론, JP모간, UBS, 냇웨스트, 피델리티 리포트는 접근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원자재·에너지·전환 메탈에 구조적인 강세 요인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BNY멜론은 AI 데이터센터 구축, 전력 인프라 확충, 에너지 전환과 함께 각국의 방위·인프라 지출이 향후 수년간 원자재 수요를 떠받칠 것이라고 본다. JP모간은 천연가스와 전력을 "AI 혁명의 병목(bottleneck)"으로 규정하며 가스 발전, LNG 프로젝트, 송전망 등에 장기 투자 기회가 많다고 짚었다. UBS는 구리·알루미늄 등 산업금속 비중 확대를, 냇웨스트는 희토류·전략자원이 '공급망 안보'와 직결되면서 지정학적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제시하고, 피델리티는 구조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실물자산·절대수익 전략이 전통 60:40 포트폴리오의 필수 보완재가 된다고 분석했다. 나티시스 설문에서도 기관투자가의 65%가 전통 60:40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가 2026년에 더 높은 수익을 낼 것이라고 답해, 원자재·실물자산을 '필수 축'으로 보는 인식 전환이 확인된다.​ 블룸버그NEF와 IEA 자료를 인용한 보고서들은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확충 수요만으로도 2030년까지 전 세계 구리 수요의 2~3%포인트 추가 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추정한다. AI 데이터센터는 단일 시설당 수만 톤 단위의 구리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만큼, 이미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구리·은·희토류·갈륨 등 핵심 금속 시장에 추가적인 타이트닝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기차·배터리·재생에너지 확대로 리튬·니켈·코발트 등 전환 메탈 수요가 2026년 한 해에만 30~40%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에너지 전환과 AI가 결합된 새로운 '미니 슈퍼사이클' 가능성이 거론된다.​ 인플레이션·무역·정책 측면에서의 환경도 원자재에 우호적이다. 모간스탠리 등은 미국·유럽에서 관세·보호무역 정책이 상수로 남는 한, 명목 물가가 2%를 상회하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과거 데이터상 인플레이션이 2%를 넘는 구간에서 원자재 상품 수익률이 평균적으로 기타 자산 대비 20%포인트가량 우위였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에너지 안보 우려와 탄소 규제가 섞이면서, 가스·LNG·원유·우라늄은 "절대 줄일 수 없는 베이스 에너지"로, 구리·알루미늄·리튬·희토류는 "에너지 전환을 위한 전략 금속"으로 포지셔닝이 재정의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월가 IB와 기관투자가들은 2026년 포트폴리오에서 원자재 비중을 한 단계 높이는 전략을, "달러·채권·전통 주식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에너지·인플레이션·안보 리스크를 헷지하는 가장 실질적인 방법"으로 제시했다. kwonjiun@newspim.com 2025-12-15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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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전재수 장관 면직안 재가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오전 'UN해양총회' 유치 활동을 마친 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입장을 밝힌 후 공항을 나서고 있다. 전 장관은 "직을 내려놓고 허위사실 의혹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2025.12.11 yooksa@newspim.com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전 장관은 앞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면서도 사의를 밝혔다. 그는 "흔들림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제가 해수부 장관직을 내려놓는 것이 온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 장관은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고, 불법적인 금품수수는 단언컨대 없었다"며 "추후 수사 형태든지, 아니면 제가 여러 가지 것들 종합해서 국민들께 말씀드리거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장관은 "(통일교 측으로부터)10원짜리 하나 불법적으로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600명이 모인 장소에서 축사를 했다는 것도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2018∼2020년께 전재수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 원을 제공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 청탁성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pcjay@newspim.com 2025-12-1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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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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