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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과 재벌개혁] '유전무죄' 사법부, 재벌총수에 '회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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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민주화 바람 사법부도 강타… '재벌 봐주기' 용납 안해

정치권發 '경제민주화'파장이 재계를 뒤흔들고 있다. 재벌의 지배구조문제나 금산분리 확대 등 쟁점 하나하나가 휘발성이 만만치 않다. 대선정국과 맞물리면서 '경제민주화'는 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시대정신으로 자리 잡을 소지가 많다. 나라경제의 반석 역할을 하는 우리 기업들도 차제에 경영 패러다임의 변화를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겠다. '경제 민주화' 바람이 칼바람이 아니라 훈풍이 되도록 정치권과 재계, 시민사회가 모두 노력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대선과 재벌개혁'을 기획한다.<편집자주>

[뉴스핌=최영수·김지나 기자] 정치권에서 시작된 '경제민주화 바람'은 사법부에도 강하게 불고 있다. 특히 그동안 '봐주기' 판결로 일관했던 재벌총수에 대해 엄격한 잣대가 적용되면서 재계에 큰 파장을 안겨 주고 있다.

지난 16일 서울서부지법 형사12부(서경환 부장판사)는 회사에 수천억원의 손실을 떠넘긴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으로 기소된 김승연(60) 한화그룹 회장에게 징역4년과 벌금 51억원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김 회장은 그룹 계열사를 동원해 위장계열사 한유통·웰롭을 부당지원하고 계열사 보유주식을 누나 측에 저가로 양도해 각각 2833억원, 141억원의 손해를 끼쳤고, 차명 주식거래로 15억원의 양도소득세를 포탈했다"고 판시했다.

특히 "모든 범행의 최대 수혜자로서 반성하지 않은 점을 고려해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달라진 양형기준 '실감'…'설마'했던 재계 초긴장

 

▲김승연 한화 회장이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출두하고 있다.
이는 그동안 법원은 ‘경제발전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재벌 총수들한테 관행적으로 집행유예를 선고해 왔지만, 앞으로는 더 이상 관용을 베풀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날 재판을 담당했던 서경환 부장판사도 “실형 선고는 양형 기준에 따른 것으로, 법정구속이 일반적 관행이고 법정구속을 하지 않는 것이 예외적인 것”이라며 “경영 공백이나 경제발전 기여 등은 집행유예를 위한 참작 사유가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사법부의 이같은 변화는 최근 정치권에 부는 경제민주화 바람과 무관치 않다. 올 들어 유력 대선주자들이 여야 할 것 없이 경제민주화를 내세우고 있는 현실이 적극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앞서 사법부가 지난 2009년 7월 양형위원회를 통해 횡령 및 배임에 대한 양형기준을 구체화했지만, 경제민주화 바람이 아니었다면, 10대 재벌의 총수를 법정 구속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달라진 양형기준에 따르면, 횡령 및 배임으로 인한 이득액이 300억원 이상인 경우 기본적으로 징역 5~8년을 선고하되 별도 양형 요인에 따라 감경·가중하도록 하고 있다.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과 김승연 한화 회장의 경우 이 같은 변화의 ‘시범케이스’가 된 셈이다.

재계 일각에서 ‘법정 구속은 지나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지만, 다수의 선량한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경제사범에 대한 사법부의 ‘엄벌’의지는 단호해 보인다.

◆ 사법부 개혁 '시험대'…고법 판결 일관성 '주목'

사법부가 재벌 총수의 비리에 대해 양형기준에 따라 엄격하게 판결한 것은 사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법원은 지난 2월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에 대해 징역 4년6개월을 선고하고, 이 전 회장의 어머니 이선애(83) 상무도 함께 법정 구속했다.

특히 가족을 함께 구속시키지 않았던 과거 관례를 무시하고 원칙대로 판결한 것은 당시 재판부의 남다른 의지를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사법부가 단순히 정치권의 압박을 의식해 일시적인 변화를 보이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사법부의 이같은 변화에 대해 시민사회는 적극 환영하면서도 일시적인 변화에 그치지 말고 더욱 엄격한 잣대를 적용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경제개혁연대(소장 김상조)는 “법원이 재벌총수의 재판에 대해서도 양형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겠다고 밝힌 것은 일단 환영한다”면서도 “재판부가 재벌 총수에게 양형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한 게 아니라, 그동안 봐주기 판결을 해 왔다고 보는 게 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법부에 부는 경제민주화 바람의 진정성은 향후 재벌 총수에 대한 판결에서 얼마나 일관성을 유지하느냐에 달려 있다.

당장 9월 말로 예상되는 최태원 SK 회장에 대한 1심 판결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에 대한 판결도 주목된다. 이들의 혐의가 모두 인정되고 양형기준이 엄격히 적용될 경우 4년 이상의 징역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과 김승연 한화 회장에 대한 고법(2심) 판결에서 법원이 얼마나 일관성 있는 판결을 내놓을 지도 관심사다. 사법부가 ‘유전무죄’라는 오명을 씻고 실추된 명예를 다시 회복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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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최영수·김지나 기자 (drea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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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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