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용원 키움증권 사장> |
[뉴스핌=김양섭 기자] 국내 주식시장에서 브로커리지 분야를 평정한 키움증권이 추가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IB(투자은행) 분야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24일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은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2년동안 IB에 공을 많이 들였다"며 "키움이 IB분야에서 후발주자로서 어려운 측면도 있지만 특화된 영역이 있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IB 부문을 향후 성장동력으로 보고 있지만 키움증권의 전략은 벤처정신을 바탕에 둔 '차별화'에 있다.
대형사들이 앞다퉈 뛰어드는 딜 보다는 틈새시장을 노리겠다는 게 키움증권의 전략이다.
권 사장은 "키움도 그렇고 우리 관계사들은 벤처 성격이 많이 있다"며 "고객과 소통을 통해 그런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신뢰를 얻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지점이 없는 온라인증권사로 출발해 브로커리지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된 배경 역시 '차별화' 전략에 있다. 권 사장은 "우직하게 한 눈 안팔고 온라인에만 전념한 게 현재의 위치를 만들었다"고 자평했다.
앞으로도 오프라인 지점을 낼 생각은 없다. 권 사장은 "먼 미래는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오프라인 지점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대형사들이 하는 사업에 뛰어들어 '원오브뎀(one of them)'이 되는 것은 키움증권의 기업 문화가 아니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때문에 주로 오프라인 지점을 통해 유입되는 고액자산가 고객을 유치하는 것은 키움증권의 향후 주요 과제중 하나이기도 하다.
권사장은 5~10년후를 얘기했다. 그는 "현재도 30~40대만 해도 이미 인터넷을 통해 검색해서 필요할 자료를 얻는 데 상당히 익숙하다"며 "이들이 5~10년 후 미래의 자산가가 될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최근 저축은행을 인수한 배경에도 이 같은 생각이 배어 있다. 그는 "저축은행은 인터넷뱅킹과 고객군의 유사성이 상당히 있다"며 "머지 않아 우리나라에도 지점없는 은행이 도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인수를 ‘주식담보대출’ 사업의 확대로 보는 시각에 대해 그는 "그런 단편적 사안만 갖고 인수 결정을 하지는 않는다"며 "저축은행 인수는 금융회사로서 가져야 할 라인업 구성, 프레임의 완성 같은 것이다"고 덧붙였다.
해외사업은 신중히 움직이고 있다. 재작년 인도네시아 현지 증권사를 인수했고, 지난해 HTS(홈트레이딩시스템)를 출시했다. 권 사장은 "1차 승부처는 HTS다"며 "이 사업의 안착 여부를 보고 추가적인 사업들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담=이규석 증권부장, 문형민 증권부 차장/정리=김양섭 기자]
다음은 일문일답.
-키움증권의 성공 비결은.
▲성공은 과찬이다. 온라인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키움이 가졌던 초심을 우직하게 이어왔다. 우직하게 한 눈 안 팔고 온라인이라는 차별화된 비즈니스모델을 했다.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선점한 것도 그런 결과 중에 하나다. MTS에 대해 다소 불확실성이 있을 때였지만 모바일 등 매크로 환경변화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향후 오프라인 지점 오픈 가능성은.
▲먼 미래는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다. 온라인으로 승부를 걸 계획이다. VIP 고객들을 대상으로 오프라인 지점 영업을 하는 것의 효과가 큰 것은 사실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환경이 변화할 것으로 판단된다. 30~40대만 해도 이미 인터넷을 통해 검색해서 필요한 자료를 얻는데 상당히 익숙하다. 5~10년 후 미래의 자산가가 될 수 있는 사람들이다. 대형사들이 선점하고 있는 오프라인 시장에 뛰어들어 원오브뎀(one of them)이 되는 것보다는 온라인에서 승부를 걸 계획이다.
-향후 주력사업은 무엇인가.
▲PI, IB분야에서는 키움이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진입이 어려운 측면도 있지만 특화된 영역이 있는 측면도 있다. 특히 지난 2년동안 IB에 공을 많이 들였다. 현재는 브랜드가치를 만들고 있는 단계다.
키움증권도 그렇고 우리 계열사들은 벤처 성격이 있다. IB도 그런 분야에 차별화 할 수 있다. 그동안 IPO 주관 계약을 꽤 많이 했다. 인력을 꾸준히 보강하고 있다. 처음에 1~2개 팀에서 최근 5개팀(4.5개팀)까지 늘렸다. 창투사 등에서 추천을 받고 관련 팀의 기능을 차별화 하는 등 시스템적으로 접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신뢰’다. ‘키움에 맡기면 잘한다’는 식의 신뢰가 있어야 한다. 딜의 크기와 상관없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대형사들이 빅딜 중심으로 움직이면서 최선을 다하지 못하는 그런 빈 공간(틈새 시장)을 노렸다. 키움이 갖고 있는 벤처성격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 같다.
또 하나 공들인 건 PI다. 어느회사의 PI나 지향하는 것이겠지만 PI는 변동성에 저항하는 투자처를 골라내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키움은 창투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어 그런 부분에 시너지가 있는 측면이 있다.
우리 IB나 PI에는 창투사 근무 경력이 있는 인력들이 꽤 있다. 컴플라이언스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에서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빈 공간을 공략한다고 해서 반드시 사이즈가 작은것만 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군을 개척해나가면서 사이즈가 큰 딜에도 도전해나갈 것이다.
-해외사업 전략을 설명해달라.
▲해외에서 IB 사업 등을 하는 것은 아직 아니다. 재작년에 인도네시아 증권사를 인수했고 작년에는 현지에서 HTS를 론칭했다. 인도네시아 역시 1차 승부처는 HTS다. 물론 기존에 있는 현지 지점은 그것대로 키워나갈 것이다.
인도네시아도 최근 스마트폰으로 바뀌는 추세지만 급속하게 확산될 것으로는 보지 않고 있다. HTS 사업이 안착되는 것을 보고, 이를 기반으로 보완재로 접근할 수 있는 부가적인 사업들을 할 것이다.
-저축은행 인수 이후 전략이 궁금하다.
▲일각에서 주식담보대출 얘기를 많이 하던데, 그런 단편적 사안만 갖고 인수 결정을 내리지는 않는다. 저축은행 인수는 하루 이틀 고민한 게 아니다. 키움의 숙원사업 같은 것이다. 금융회사로서 가져야 할 라인업 구성, 프레임의 완성 같은 것이다.
아직 미래의 비전이기는 하지만 언젠가는 우리나라에도 순수 인터넷뱅킹이 도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터넷증권사를 허용해줬듯이 지점없는 은행도 언젠가는 가능할 것으로 본다. 저축은행은 인터넷뱅킹과 고객군의 유사성이 상당히 있다. 자영업자들, 중소기업 등이다.
-끝으로 경영철학을 듣고싶은데.
▲거창하게 경영철학을 얘기할 위치는 아니지만..사람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많이 보려고 한다. 지난 12년간 기업에서 일하면서 지키려고 하는 철학 같은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외부에서 사람을 뽑는것 보다는 현재 갖고 있는 리소스를 잘 활용하려고 노력한다. 유능한 사람을 뽑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지만 그런 방식으로 기업의 컬처(문화)를 만들기 어렵다.
최근 금융회사들이 어렵다. 금융위기 여파가 3년정도는 지긋지긋하게 갈 것 같다. 규모가 컸고 이걸 정리하는 데 그 정도 시간은 걸릴 것 같다.
현재로서는 갑작스런 패러다임 변화도 기대하기 어렵다. 키움증권으로서는 각 부문이 1% 잘해서 전체 20% 잘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다. 그걸 안하면 큰 승부처도 발견할 수 없다고 본다.
■권용원 사장 프로필
1961년 서울 출생
<학력>
1980. 2. 광성고등학교 졸업
1984. 2.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전자과 졸업
1986. 2.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원 석사
1996. 6. MIT TPP(Technology and Policy Program) 석사
<주요경력>
1986. 7. ~ 2000. 3. 산업자원부 과장 (기술고시 21회)
1998. 1. ~ 1998. 2. 제15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근무
2000. 3. ~ 2004. 3. ㈜다우기술 부사장
2004. 3. ~ 2007. 2. ㈜인큐브테크 대표이사
2005. 3. ~ 2005.12 ㈜다우엑실리콘 대표이사(겸직)
2007. 2. ~ 2009. 5.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
2009. 5. ~ 현재 키움증권㈜ 대표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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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