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 이사장 선거후 업계 중론수렴 차질
[뉴스핌=서영준 기자] 정부의 일괄약가인하 방침에 반발해 제약업계가 소송을 준비 중인 가운데, 대형제약사와 중소제약사 간 미묘한 입장차가 감지된다.
슈퍼 '갑'으로 불리는 정부의 눈치를 살피는 대형제약사와 당장 생존을 걱정해야하는 중소제약사의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9일 일괄약가인하안이 담긴 '약제급여목록 및 급여상한금액' 확정고시를 발표했다. 이로써 오는 4월 1일 기등재의약품 일괄약가인하를 위한 법적절차는 모두 마무리된 셈이다.
이 같은 상황에 제약업계는 대형제약사와 중소제약사 간에 의견 대립을 좁히지 못하고 있어 향후 소송 진행에 차질이 예상된다. 특히 한국제약협회 이사장 선출 건은 대형제약사와 중소제약사의 갈등을 불러왔다.
한국제약협회는 지난달 23일 임시총회에서 윤석근 일성신약 사장을 새 이사장으로 선출했다. 당초, 협회 부이사장단을 구성하고 있던 대형제약사들이 류덕희(경동제약 회장) 전 이사장을 연임키로 한 것이 무산된 것이다.
이에 따라 새로운 부이사장단은 중소제약사들로 채워졌고, 대형제약사들은 소송 참여에 미온적 입장으로 돌아섰다. 일괄약가인하에 반대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제약협회를 중심으로 한 공동대응이 무의미해졌다는 판단에서다.
한 대형제약사 관계자는 "일성신약을 중심으로 부이사장단이 중소제약사들로 구성돼, 협회 내부에 갈등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협회를 앞세워 약가인하에 공동대응키로 했지만, 상황이 달라져 (소송 참여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소제약사 관계자는 "약가인하가 시행되면 당장 생존을 걱정해야할 처지"라며 "앞으로도 협회를 중심으로 소송을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약협회 관계자는 "소송을 준비 중인 제약사들도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검토 중이란 대답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소송을 일관되게 진행해 갈 것"이라고 의지를 내비췄다.
한편, 올 4월로 예정된 일괄약가인하로 가격이 내리는 품목은 총 1만 3814품목 중 6506품목이며 건강보험 적용 대상 의약품 가격은 평균 14% 내릴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 제약업계는 연간 약 1조 7000억원 규모 매출 손실을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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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서영준 기자 (wind09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