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동호 기자] "고객의 돈을 잘 보호해주는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일반적으로 좋은 투자회사(또는 펀드)란 고객이 맡긴 돈을 시장 수익률 보다 많이 벌어 주는 회사다. 하지만 조세훈 이룸투자자문 대표는 이보다 시장에 위험이 찾아왔을 때 고객의 돈을 잘 보호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고객이 회사를 믿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그는 과거 많은 펀드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고 시장을 떠난 것을 예를 들며 설명했다. 펀드 운용사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가 부족했기 때문에 손실이 나자 고객들이 시장을 떠났다는 얘기다.
"주가가 많이 올랐을 때 돈을 가지고 펀드로 몰려들었던 투자자들이 주가가 빠지면서 손실이 나자 이를 서둘러 환매해버렸어요. 운용사를 믿지 못하고 펀드를 환매한 결과 이후 시장이 돌아섰을 때 과실을 얻지 못한 거지요"
조세훈 대표는 '바이코리아' 열풍으로 급성장한 현대투신운용에서 나폴레옹펀드를 5년간 운용했다. 그가 이 펀드를 맡았던 때는 열풍이 지나간 후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던 시절이었다. 그가 꾸준한 초과수익을 냈지만 한번 등돌린 투자자들은 쉽게 되돌아오지 않았다.
조 대표는 이룸투자자문을 설립하기전 펀드매니저로 활동하며 8년간 연평균 17% 이상의 초과수익을 기록했다.
'잘 나가던' 펀드매니저가 왜 대형 자산운용사의 좋은 자리를 버리고, 작은 투자자문사를 설립했을까?
조 대표는 "자신만의 투자를 해보고 싶어서"라고 답했다. 20년 동안 대형 기관에서 전문적 투자자로 생활했으니, 이후 20년은 자신의 스타일을 담은 투자를 해보고 싶었다는 얘기다.
그는 "회사에서 직위가 올라가면서 직접 투자에 나서기 보다는 점점 관리직이 돼가는 것을 느꼈다"며 "경영과 투자 본업 중 투자를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반전 20년을 통해 배운 것들을, 후반전 20년 동안 나름의 방식으로 펼쳐보고자 했던 것. 그러나 신설 투자자문사로서 시작하기까지 주변 여건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조 대표가 이룸투자자문을 설립한 시기는 2008년 8월. 공교롭게도 글로벌 증시는 서브프라임이라는 암초를 만났고, '리만 사태'를 겪으며 연일 폭락의 길을 걸었다. 조 대표는 이에 굴하지 않고 꿋꿋이 이룸투자자문을 이끌고 살아남았다.
그는 창업 당시 시장이 급락하고 있었으나, 손실은 미미했다고 밝혔다. 증시가 폭락한 2008년 주로 채권에 투자해 위험을 최소화했고, 2009년에는 이를 다시 주식으로 옮겨타 큰 수익을 달성했다.
이 결과로 창업 당시 자본금 30억원이 현재 65억원 정도로 두배 이상 늘어났다. 작년 한해 주식 투자로 90%에 육박하는 수익을 올렸으며, 올해도 30% 가량 수익을 기록 중이다.
조 대표는 크게 3가지 운용철학을 갖고있다. 먼저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에 투자한다는 것. 둘째 장기적인 시각에서 투자에 나선다는 것. 마지막으로 시장을 따라가지 않고 예측하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는 것.
이러한 조 대표의 철학과 실력이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올해 6월 하이투자증권의 자문형랩어카운트 상품에 참여하면서부터다. 이룸투자자문은 여러 자문자들과 경쟁하며 꾸준히 수익률 순위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룸투자자문의 하이랩1호의 경우, 올해 6월 설정 이후 이달 10일까지의 수익률은 이미 50%를 넘어서고 있는 상황이다.
조 대표는 "이전에는 주로 지인들과 일부 법인이 투자를 맡겼으나, 하이투자증권 랩상품 참여 이후 개인 고객들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고 귀뜸했다.
아직은 조 대표와 펀드매니저 3명이 전부인 작은 회사지만, 이들의 투자에 대한 열정만은 어느 자문사 못지 않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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