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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파울'과 '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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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성덕 기자]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의 최고 스타는 스페인을 결승으로 이끈 카를레스 푸욜(32·FC바르셀로나)도 네덜란드 '전천후 폭격기' 베슬레이 스네이더(26·인터밀란)도 아닌 ‘파울(Paul)’이다.

파울이 누구냐고? 두발 달린 축구선수가 아닌 여덟 개 발을 가진 해양 동물 ‘문어’다. 사는 곳은 독일 서부 오버하우젠 해양생물박물관 수족관이고 나이는 두 살이다.

2008년 유럽축구선수권 당시 수족관 직원이 재미삼아 독일 팀의 경기결과를 예측하게 한 것이 신통하게 맞아 들어가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는데,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 신기(神技)에 가까운 ‘예측력’을 보여주며 지구촌의 스타로 떠올랐다.

조별 리그에서 독일이 호주와 가나에 이기고 세르비아에 질 것이라고 족집게처럼 맞추더니 잉글랜드와의 16강, 아르헨티나와의 8강 승리도 거침없이 적중시켰다.

독일인들이 스페인과의 4강전을 앞두고 파울의 선택에 관심을 가진 것은 당연지사. 그러나 파울은 독일 축구팬의 염원을 뿌리치고 스페인을 승자로 점찍었고, 결과는 파울의 예측을 비켜가지 않았다.

이에 실망 한 독일팬들이 화풀이를 파울에게 해대며 “요리나 해먹자”고 살해협박까지 하고, 스페인 총리는 “문어를 스페인으로 데려와 보호해야 한다”고 파울 보호령까지 내렸다는데, 농담치고는 제법 진지하다.

그런 반면 ‘축구 황제’로 불리는 펠레는 남아공 대회를 앞두고 브라질과 스페인을 우승후보로 꼽더니, 정작 대회에 들어가서는 스페인을 빼고 “독일, 아르헨티나가 브라질과 우승을 다툴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그가 우승후보로 꼽기만 하면 모두 중도 탈락한다는 악명 높은 ‘펠레의 저주’가 이번에도 계속됐다.

축구뿐만 아니라 주식투자에서도 전문가들이 동물들과의 대결에서 고전하는 경우가 꽤 있었다.

미국에서는 지난 2000년 7월~2001년 5월에 펀드매니저 4명과 아마추어 투자자 4명, 그리고 원숭이가 주식투자 수익률을 겨뤘는데, 결과는 원숭이의 승리였다. 펀드매니저와 아마추어 투자자가 각각 -13.4%, -28.6%의 수익률을 기록한 반면 원숭이는 -2.7%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우리나라에도 지난해 한 증권 포털사이트가 주최한 앵무새와 개인투자자들의 대결에서 앵무새가 보기 좋게 인간을 이겼다. 6월 25일부터 6주일 동안 진행된 대결에서 다섯 살짜리 앵무새 ‘딸기’는 13.7%의 수익률을 기록한 반면 개인 투자자 10명은 평균 -4.6%의 수익률에 그쳤다. 10명 가운데 6명은 투자경력이 5년이 넘는 ‘고수’들이었다.

최근 증권사들이 강력 추천한 종목들의 상반기 수익률을 집계해 본 결과, 절반 이상이 오히려 하락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지난주에는 국내 대형증권사 펀드매니저 2명이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되기도 했다.

축구에서나 주식에서나 이래저래 전문가들의 수난시대다.

P.S-한편 문어 ‘파울’은 오는 10일 다시 한번 ‘예언’에 나선다. 이번에는 11일 벌어지는 독일-우루과이의 3-4위전과 12일 열리는 스페인-네덜란드 결승전 결과에 대한 점괘를 함께 내놓는다고. 독일과 스페인, 네덜란드가 파울이 점괘를 뽑는 장면을 생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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