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국토교통부가 6일 중고차 소비자 보호대책을 발표해 가격·품질·하자보증을 판매자 책임 중심으로 개편했다
- 중고차 총액표시제 도입과 성능점검체계 개선, 매매업자 하자보증보험 통합으로 ‘깜깜이 수수료’와 보험 떠넘기기 관행을 줄이려 한다
- 환불 허용·하자율 공개 등 소비자 보호 강화방안을 담았지만 보장기간·보험료 수준·시행 시기 등은 미정으로 정책 효과는 후속 설계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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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장기간·보험료 TF서 결정…2027년 하반기 전면 시행 예상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중고차 거래에서 소비자가 가격과 품질 위험을 떠안아온 구조가 판매자 책임 중심으로 바뀐다. 다만 시장 신뢰를 높일 제도적 틀은 마련됐지만 실제 보장 수준과 비용, 시행 일정이 확정되지 않아 정책 효과는 후속 설계에 달렸다는 평가다.

◆ '보험 처리하면 끝' 관행 손질…품질 책임 판매자가
6일 국토교통부는 '중고차 소비자 보호대책'을 통해 중고차 판매가격과 품질정보, 하자보증 체계를 한꺼번에 손질하기로 했다. 차량가격에 각종 수수료를 합친 총액 표시제를 도입하고, 성능점검자 책임이던 하자보증을 판매자인 매매업자에게 돌리는 것이 핵심이다.
먼저 중고차 인터넷 광고에 차량가격뿐 아니라 관리비용과 알선수수료, 성능보험료 등 소비자가 부담하는 모든 비용을 포함한 총액을 표시하도록 할 방침이다. 광고에서는 1000만원으로 제시된 차량에 계약 단계에서 100만원 안팎의 비용이 추가되는 이른바 '깜깜이 수수료'를 막겠다는 취지다.
중고차 성능·상태점검 체계도 개편한다. 성능·상태점검기록부를 최근 차량 구조에 맞게 고치고 세부 점검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 침수 여부와 사고 이력 등 중요 항목을 잘못 점검하면 고의나 과실 여부와 관계없이 성능점검자에게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한다.
가장 큰 변화는 하자보증 책임의 주체다. 지금은 성능점검자가 보험에 가입한 뒤 보험료를 매매업자에게 청구하고, 매매업자가 이를 다시 소비자에게 넘기는 구조다. 차량에 문제가 생기면 매매업자는 성능점검기록부를 근거로 보험 처리를 안내하고 직접 책임을 피하는 경우가 많았다.
박준형 국토부 모빌리티자동차국장은 "현행 구조에서는 엔진 누유 등 중요한 하자가 있어도 차량을 그대로 출고하면서 '보험 처리하면 된다'고 하는 경우가 있다"며 "판매자가 차량을 수리해 좋은 상태로 인도할 유인이 떨어지고 보험금 지급과 보험료는 계속 늘어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성능보험을 매매업자가 가입하는 하자보증보험으로 통폐합해 소비자에 대한 책임을 판매자에게 직접 부여하기로 했다. 성능점검자가 점검을 잘못했다면 매매업자와의 관계에서 손해배상 책임을 지도록 하고, 점검비의 5배 이내에서 위약금을 물리는 방안도 추진한다.
정부가 대책을 내놓은 배경에는 반복되는 소비자 피해가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접수한 중고차 구입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총 330건이다. 이 중 80.0%인 264건은 성능·상태 고지 내용과 실제 차량 상태가 다른 사례였다.
박 국장은 "과거와 달리 허위매물 관련 민원은 많이 줄었지만 최근에는 성능·상태점검 부실과 차량 하자 관련 민원이 집중되고 있다"며 "판매자가 차량 품질을 직접 관리하고 책임지도록 유인 구조를 바꾸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깜깜이 거래' 막겠지만…보증 기준·시행 시기 구체화는
2019년 성능보험 도입 이후 매매업자와 성능점검자 모두 하자가 발생하면 보험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졌다. 이후 점검과 사전 수리에 소홀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소비자에게 전가된 보험료는 5년 만에 2.2배로 올랐다. 보험료에서 모집수수료와 운영비 등이 차지하는 사업비 비중도 44%에 달했다.
이런 지점에서 판매자가 차량 품질을 직접 책임지도록 한 방향은 기존 제도의 구조적 허점을 겨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매매업자별 하자 발생률과 보험 손해율을 매년 공개하고 우수사업자를 지정하면 소비자가 판매자를 비교하고, 사업자의 품질관리 유인을 높일 수 있다.
구매 직후 중대한 하자가 발견됐을 때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길을 열기로 한 점도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는 조치다. 정부는 구매 후 7일 이내 엔진 등 주요 장치에서 하자가 확인되면 환불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조건은 수리비가 300만원 이상이면서 매매가격의 30% 이상이거나 수리기간이 30일 이상일 때다.
배소명 국토부 자동차운영보험과장은 "하자를 속여 판매하면 해당 매매업자의 하자율이 계속 누적돼 공개될 예정"이라며 "소비자가 하자율이 높은 매매업자를 찾지 않게 되면 거짓 점검을 요구하는 상황 자체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내차팔기 플랫폼의 진단 오류로 딜러나 차주에게 손실이 발생하면 실제 손해액 수준의 보상기준을 마련하고 정당한 이의 제기를 이유로 계정을 제한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문제는 주요 내용이 아직 방향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현행 하자보증 기간은 차량 인도일부터 30일 또는 주행거리 2000㎞ 중 먼저 도래한 시점까지지만, 아직 이를 얼마까지 늘릴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박 국장은 "해외 사례를 조사해 보니 짧게는 3개월이고 긴 곳은 2년까지 보장한다"며 "국내에서 적용할 보장기간과 항목은 별도 TF를 통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료가 실제로 낮아질지도 불확실하다. 2025년 기준 차량 1대당 성능보험료는 평균 8만원대지만 차량 연식과 주행거리, 국산·수입 여부에 따라 편차가 크다. 국산차도 50만원, 노후 수입차는 100만원을 넘는 사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판매자의 사전 품질관리가 강화되면 하자율과 보험금 지급이 줄어 보험료가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체적인 인하 목표는 세우지 않았다. 배 과장은 "보장 범위와 기간에 따라 보험료가 달라지기 때문에 일부 오를 수도 있다"며 "실무 TF에서 보험사들과 상품을 설계해야 구체적인 할인 효과를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행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점도 한계다. 총액 표시제와 점검기록부·가이드라인 개선은 하위 법령 개정 등을 통해 비교적 먼저 추진할 수 있지만 판매자 하자보증책임과 환불 확대, 플랫폼 제재 등은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
박 국장은 "다음달 법률 개정안을 발의하고 연내 법 개정이 이뤄지더라도 하위 법령 개정과 업계 준비기간을 고려하면 2027년 하반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