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쿠팡이 18일 인천32물류센터 화재를 겪어 20일 초진까지 61시간 소요됐다.
- 스프링클러와 대피체계는 정상 작동해 근무자 121명이 모두 자력 대피했다.
- 하지만 고밀도 랙 적재로 살수 효과가 제한돼 법정 기준 준수에도 화재 장기화 한계가 드러났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소방설비 정상 작동에도 확산 못 막아 구조적 취약성 점검 필요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5년 전 덕평물류센터 화재를 계기로 소방 안전체계를 대폭 강화한 쿠팡 물류센터에서 또다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스프링클러와 대피 체계는 정상 작동해 인명 피해를 막았지만, 불길은 60시간 넘게 이어졌다. 대형·고밀도 물류센터에서는 기존 소방설비가 정상 작동하더라도 화재 확산과 장기화를 막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소방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32물류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는 약 61시간 만인 20일 오후 초진됐다. 국가소방동원령이 발령돼 인근 시·도의 인력과 장비까지 투입됐지만, 내부에 생활용품을 비롯한 가연물이 대량 적재돼 완전 진화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 안전설비 정상 작동…근무자 121명도 대피
쿠팡은 2021년 덕평물류센터 화재 이후 전국 물류센터의 화재 감지와 초기 대응체계를 강화해왔다. 전국 센터의 화재수신기 정보를 원격으로 확인하는 통합 소방안전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주요 센터에는 법정 기준을 웃도는 소방·피난 설비를 도입했다.
쿠팡에 따르면 대구3센터에는 특수형 화재감지기 1700여개와 스프링클러 5만1015개, 소화전 574곳 등이 설치돼 있다. 주·야간 자위소방대를 운영하고 분기마다 불시 대피훈련도 진행한다. 양산센터에는 열감지 카메라와 소화패치 부착 콘센트 등을 도입했다.
쿠팡은 인천센터에도 같은 형식의 강화된 안전관리 기준과 통합 모니터링 체계가 적용됐다는 입장이다. 소방당국은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가 정상적으로 작동했으며, 근무자 121명도 모두 자력으로 대피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근무자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경보와 피난 체계는 일정 부분 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 랙에 쌓인 가연물…스프링클러만으로 진압 한계
문제는 대형 유통 물류센터의 실제 적재 환경에서는 법정 기준을 지키더라도 화재 진압에 한계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불이 난 인천센터 6·7층에는 생활용품 등 가연성 상품이 3단 랙에 대량 적재돼 있었다. 스프링클러가 정상 작동했지만 불길을 초기에 억제하지 못하면서 초진까지 약 61시간이 걸렸다.
현행 화재안전기준은 랙식 창고의 높이와 스프링클러 배치 등 적재 구조를 일부 반영하고 있다. 가령 랙 높이가 3m를 넘는 경우에는 천장에 설치된 설비와 별도로 높이 3m 이하마다 스프링클러 헤드를 추가로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쿠팡도 인천센터의 랙과 소방시설이 해당 시설에 적용되는 법정 기준을 모두 준수했다는 입장이다. 다만 물류센터가 적법하게 유지됐다는 사실과 실제 화재를 빠르게 진압할 수 있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상품과 포장 상자가 높은 랙에 촘촘하게 쌓이면 물이 최상단에는 닿더라도 안쪽과 아래쪽까지 충분히 전달되지 않을 수 있다. 랙 사이의 틈은 열기와 불길이 위로 번지는 통로가 될 수 있고, 복잡한 구조와 짙은 연기, 상품 낙하 위험은 소방대원의 접근도 어렵게 한다.
대형 유통 물류센터는 제한된 공간에 많은 상품을 보관해야 비용을 낮추고 빠르게 출고할 수 있다. 높은 랙을 활용한 고밀도 적재가 불가피한 만큼 법정 기준 충족 여부를 넘어 실제 상품 종류와 적재 높이·밀도를 반영한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랙 내부 살수 효과를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화재 위험이 큰 품목을 분리 보관하거나 방화구획과 열감지 설비를 강화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물류업은 한정된 면적에 최대한 많은 상품을 보관해야 비용과 배송 효율을 확보할 수 있어 높은 랙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며 "법정 기준을 준수했다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적재 상태에서 물이 랙 안쪽까지 도달하는지 검증하고, 위험 품목 분리와 추가 진압설비 등 기준 이상의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mky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