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젤렌스키와 회담해 북한군 포로의 자유의사 존중과 인도적 해결 원칙에 합의했다.
- 1억달러 규모 우크라이나 지원 공약과 전후 복구 참여 약속으로 그간 답보 상태였던 북한군 포로의 서울행 논의에 돌파구가 열렸다.
- 김정은의 대남 적대와 북러 밀착, 포로 북송 요구에도 한국행이 추진될 경우 북한군 파견 실태 폭로로 김정은 체제 압박이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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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사 존중" 원칙적 합의
김정은 반발 만만치 않을 듯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붙잡힌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행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재명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8일 오후(현지 시각)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첫 정상회담을 하고 포로들의 자유의사를 최우선적으로 존중해 인도주의적으로 해결한다는 원칙에 합의한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 19개월 동안 우크라이나 포로수용소에 갇혀있던 북한군 포로들은 한국과 우크라이나 간 실무논의를 거쳐 서울행의 꿈을 이룰 가능성이 커졌다.
◆1억달러 우크라 지원 승부수
20대 리모 씨와 백모 씨로 알려진 2명의 북한군은 그간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 등에서 서울행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분명하게 밝혀왔다.
하지만 사안의 민감성을 우려한 우크라이나 당국이 적극적인 입장 표명을 미뤄오면서 사태가 장기화 했다.
이런 상황에서 포로들은 본인의 의사에 반해 북한으로 강제북송 돼 처벌되는 게 아니냐는 공포감에 시달려야 했고,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관련 단체들에서는 조속한 한국행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포로의 서울행에 사실상 합의한 건 한국 정부의 파격적인 우크라이나 지원책에 힘입은 바 큰 것으로 분석된다.
나토(NATO) 정상회의 참석차 튀르키예 앙카라를 방문한 두 정상은 러시아의 불법 침공으로 벌어진 전쟁의 조속한 종식은 물론 전후 복구를 위한 실질적인 경제·인도적 협력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한 것으로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이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성과를 계기로 우리 정부가 약속한 '대(對) 우크라이나 1억달러(약 1500억원) 포괄적 지원 공약'을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직접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우리 정부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인도적 구호 지원을 지속할 것"이라면서 "전후 우크라이나의 복구와 재건을 위한 국제사회의 공동 노력에도 대한민국이 주도적으로 동참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대대적인 전후 복구·재건 과정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인프라 기술을 보유한 한국 정부·기업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적극적 참여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의 직접적 지원과 전후복구 사업 참여에 우크라이나 측이 긍정적으로 화답하면서 그동안 답보 상황에 빠졌던 북한군 포로의 한국행 논의에 돌파구가 열린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이 지원하는 1억달러에는 방어용 무기나 군사물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정부 때부터 고수해온 '살상무기 지원 불가' 방침에 따라 이재명 정부도 비살상무기에 한정해 지원하는 결정을 했다는 게 정부 당국자의 설명이다.
◆北 대남적대에 李대통령 돌아서나
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지원이란 당근책까지 제시하면서 북한군 포로의 한국행을 강력하게 추진한 것은 김정은의 대남 적대노선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취임 이후 기회 있을 때 마다 북한에 대화와 교류를 촉구했지만 국무위원장 김정은은 묵묵부답이었고, 오히려 핵과 미사일뿐 아니라 함정·전차·드론 등 대남 타격용 무기체계의 생산에 박차를 가하는 실망스런 모습을 보여왔다.
특히 윤석열 정부 당시 이뤄진 대북 무인기 침투 사태에 대해 정동영 통일장관에 이어 이 대통령도 직접 유감을 표명하면서 사실상 사과 입장을 밝혔지만 북한은 냉담한 반응을 드러냈다.
대북정보 관계자는 "이재명 정부가 최근 들어 해외 엘리트 탈북인사의 한국행 수용에 이전보다 훨씬 전향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며 "우크라이나전 북한군 포로의 한국행 추진에 속도를 더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김정은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면서 그동안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자제해온 탈북민과 포로 문제에 방향 전환을 하는 것이란 관측도 제기한다.
◆한국행 막으려 안간힘...김정은 발끈할까
전쟁 포로의 처리를 규정한 제3차 제네바 협약에 따르면, 포로는 원칙적으로 전쟁 종료 후 '본국(북한)으로 송환'해야 한다.
이런 규정에 따라 북한은 2명의 포로를 북한으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불법 침공을 지원했다는 점과 대규모 북한군 파견의 파장을 의식한 북한은 이를 공론화 하지는 않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포로 송환을 강력하게 요구해온 것으로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 측은 설명해왔다.
우크라이나의 공세에 쿠르스크 지역을 한때 빼앗겼던 푸틴 대통령은 북한 전투병력 1만 4000명의 투입과 1200만발의 포탄(우리 군 정보당국의 판단), 무기 지원을 통해 체면을 차릴 수 있었다.
이를 계기로 북러 밀착은 심화됐고, 푸틴으로서는 북한군 포로의 북송을 바라는 김정은의 뜻을 무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러시아 측은 북한군 포로 2명을 보내주면 우크라이나 포로 수천명을 맞교환 할 수 있다는 파격적인 제안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젤렌스키 대통령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북한군 포로를 우크라이나군 포로를 데려오는 데 카드로 사용하겠다는 뜻을 한때 밝히면서 한국행에 먹구름이 형성되기도 했다.
북한군 포로의 한국행이 성사될 경우 김정은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한국에서 기자회견이나 증언을 통해 김정은의 불법적인 군 병력 파견이나 비인도적인 북한군의 실태, 청년 군인들에게 자폭을 강요했던 참혹한 상황 등이 드러날 경우 김정은 정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은 더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
익명을 요구한 국책 연구기관의 박사는 "이재명 정부가 북한의 반발 가능성 등을 감안하고도 북한군 포로의 한국행을 밀어붙이는 건 인도적 차원이란 명분 외에도 김정은 체제에 대한 실망감이나 압박의 성격도 깔려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yjle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