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스페인 산체스 총리가 22일 측근 비리·가족 수사로 정치 위기에 직면했다.
- 최고법원이 오른팔 아발로스 전 장관에 팬데믹 의료계약 뇌물수수 등으로 징역 24년을 선고했고, 부인·동생·전 총리까지 부패 의혹 수사·재판을 받고 있다.
- 산체스 정부는 일부 판사가 정치한다며 반발하고, 야당은 민주주의 위기라 규정하며 총리 사퇴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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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스페인 정계가 페드로 산체스 총리의 가족과 측근들이 연루된 각종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재판으로 격랑에 빠져들고 있다. 산체스 총리는 가족들에 대한 혐의가 정치적 동기에 의해 제기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 법원, 산체스 총리 '오른팔' 전 장관에 징역 24년
스페인 최고법원은 22일(현지 시각) 산체스 총리의 '오른팔'로 불렸던 호세 루이스 아발로스 전 교통·인프라부 장관에게 뇌물수수 등 부패 혐의로 징역 24년형을 선고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의료용품 공공계약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은 아발로스 전 장관에 대해 "범죄조직 가담과 뇌물수수, 공금횡령, 영향력 행사(알선수재) 혐의가 모두 인정된다"고 말했다.
법원은 판사 9명의 만장일치 판결문에서 아발로스가 팬데믹 당시 정부가 마스크 공급 계약을 발주하는 과정에서 매달 뒷돈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아발로스는 전 연인에게서 아파트를 제공받았고, 다른 부동산 거래에서도 특혜를 누렸다고 한다.
재판부는 "이 같은 행위는 법치에 기반한 민주적·사회적 국가의 민주주의 구조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법원은 이날 아발로스의 전 보좌관 콜도 가르시아에게도 아발로스를 대신해 뇌물이 담긴 봉투를 받은 혐의 등이 인정된다며 징역 19년을 선고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번 판결은 산체스 총리에게 특히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며 "아발로스 전 장관은 오랫동안 산체스 총리의 신임을 받는 최측근이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산체스 총리는 약 10년 전 사회노동당(PSOE) 당 대표 경선에 출마했을 때 자신의 검은색 푸조 자동차를 타고 전국을 돌아다녔는데 이 때 아발로스와 가르시아가 항상 동행했다고 한다. 이런 모습은 오랫동안 산체스 정치 신화의 핵심 장면으로 여겨졌다고도 했다.
■ 총리 부인, 재판 회부되고 여권 반납 명령 받아… 총리 동생과 전 총리도 재판
산체스 총리의 부인 베고냐 고메스의 부패 혐의를 수사 중인 후안 카를로스 페이나도 수사판사는 지난 주말 고메스를 재판에 회부하면서 "도피 우려"를 이유로 여권 반납을 명령했다.
페이나도 판사는 "그녀 경호를 담당하는 경찰관들이 독자적으로 또는 상관 지시에 따라 도주를 돕는 행동을 할 수 있다. 그 결과 피고인이 법정에 출석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고 했다.
고메스는 총리 부인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정식 학위가 없으면서도 한 대학의 '지속 가능 변혁' 관련 석사 과정을 운영하는 센터의 공동 책임자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예산으로 만든 소프트웨어를 자신의 개인 이름으로 등록하려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산체스 총리의 동생 다비스 산체스는 형이 당 대표였던 2017년 7월 스페인 남서부 도시 바다호스의 사회당 주도 지방정부로부터 일자리를 제공받았다는 의혹으로 이달 초부터 재판을 받기 시작했다.
산체스 총리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전 총리는 영향력 행사 및 자금세탁 네트워크 주도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2004~2011년 스페인 총리를 역임한 그는 2021년 항공사 '플러스 울트라'에 대한 5300만 유로 규모의 정부 구제금융 제공과 불법 자금 세탁 사건과 관련해 영향력 행사 등 불법 행위 혐의를 받고 있다.

■ 정부의 반격 "일부 판사들이 정치하고 있다"
산체스 정부도 반격에 나섰다.
산체스 총리는 자신들의 가족이 수사·재판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해 "일부 판사들이 정치를 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수사 당국에 대한 압력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펠릭스 볼라뇨스 법무장관은 총리 부인과 관련된 수사를 "비정상적"이라고 규정하면서 "페이나도 판사의 결정은 이해할 수 없으며 법에도 반한다"고 했다. 그는 "극우 진영이 허위 소송을 통해 정부를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고 했다.
페르난도 그란데 말라스카 내무장관은 스페인 사법부 최고 감독기구인 사법총평의회에 페이나도 판사의 결정이 문제가 있다고 공식 제기하며 "극도로 심각한 사안"이라고 했다.
사법총평의회는 페이나도 판사의 발언을 문제 삼아 그에 대한 징계를 검토하라고 관련 당국에 요청했다.
■ 야당 "스페인 민주주의 중대한 위기… 총리 물러나라"
야당은 총공세에 나섰다.
제1 야당인 중도 우파 국민당(PP)의 알베르토 누녜스 페이호 대표는 이날 아발로스 전 장관을 산체스 정권의 2인자라고 규정하면서 "스페인 민주주의가 중대한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페이호 대표는 "현재 산체스 총리를 둘러싼 각종 스캔들이 참을 수 없는 수준에 도달했다. 정상적인 민주주의와 양립할 수 없다"며 "이제 그가 물러날 차례"라고 말했다.
NYT는 "산체스 총리는 국제사회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극우 세력에 맞서는 진보 성향 지도자로 평가받아 왔지만, 국내에서는 측근들과 가족이 연루된 부패 의혹으로 궁지에 몰려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