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국방부가 5월 핵추진잠수함 기본계획을 내고 2030년대 중반 1번함 진수와 LEU 사용을 제시했다.
- 한미 LEU 협정을 우선하고 프랑스와는 함정통합·안전설계 등 비핵 협력을 제도화해야 한다.
- 한불 협력은 한미동맹을 보완하며 IAEA 협의와 특별법 정비를 함께 추진해야 한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사업은 이제 구상 단계가 아니다. 국방부가 2026년 5월 '대한민국 핵추진잠수함 개발 기본계획'을 내놓으면서, 20% 미만 저농축우라늄(LEU) 사용, 국내 개발·건조,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조치 준수, 2030년대 중반 1번함 진수라는 구체 일정이 제시됐다.
한국이 추진하는 것은 핵무기를 싣지 않는 공격핵추진잠수함(SSN)이다. 국제적 수용성을 확보하려면 비핵무장 SSN, 20% 미만 LEU, IAEA 사전협의, 한미동맹 정합성이라는 네 가지 원칙을 일관되게 제시해야 한다.
핵심은 분명하다. LEU 연료협정은 미국과 먼저 맺되, 프랑스와는 함정통합, 안전설계, 정비·교육·지상시험시설, 원자력 안전문화 등 비핵 분야 협력을 조기에 제도화하자는 것이다. 이는 미국을 우회하거나 대체하려는 시도가 아니다. 고농축우라늄(HEU) 기반 해군 원자로 운용 경험을 가진 미국과, LEU 해군 핵추진을 40년 이상 운용해온 프랑스의 강점을 결합해 한국형 핵잠수함의 성공 가능성과 안전성을 높이려는 동맹 보완형 접근이다.

왜 프랑스인가
프랑스는 뤼비급·쉬프랑급 공격핵잠, 트리옹팡급 전략핵잠, 항모 샤를드골 등으로 LEU 기반 해군 핵추진을 장기간 운용해 온 서방의 드문 사례다. 전 프랑스 원자력청(CEA) 원자로부문 책임자인 알랭 투르뇰 뒤 클로가 설계에 관여한 프랑스 모델은 성능을 희생한 선택이 아니라, 10년 주기 안전점검, 오버홀과 연료교체 연동, 민·군 원자력 인프라 결합을 통해 비용과 위험을 줄인 합리적 선택이었다.
프랑스 잠수함은 처음부터 '정비 가능한 핵잠수함'으로 설계됐다. 연료교체를 위한 특수 접근구조, 압력선체 안전성, 방사선 방호, 정비기지 운용까지 설계 단계에서 반영했다. 한국이 LEU 기반을 택한 이상, 정비 접근성, 방사선 방호, 사용후핵연료 관리, 승조원 안전을 설계 초기에 반영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HEU는 에너지 밀도가 높아 작은 노심, 장기간 무재장전 운용에 유리하다. LEU는 비확산 부담을 낮추지만, 연료교체·대정비 인프라와 함대 가동률 관리가 핵심 과제가 된다. NTI도 동일한 공간과 출력에서 장수명 LEU 노심을 구현하려면 HEU보다 설계·정비·재장전 난도가 높다고 지적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프랑스 경험의 가치가 커진다. 미국은 HEU 기반 장수명 노심 경험에 강점을 갖고, 프랑스는 한국이 선택한 LEU 기반 모델과 가장 가까운 운용 경험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정단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안전성
한불 기술협력의 실질적 효과는 '기술이전' 자체가 아니라, 개발 일정과 안전성이다. 한국이 원자로와 플랫폼을 모두 독자 설계·검증하면, 가장 큰 위험은 원자로 자체보다 인터페이스, 차폐, 냉각, 진동·소음, 지상시험, 정비 접근성, 승조원 교육, 비상대응 같은 함정통합·운용 영역에서 터질 수 있다.
LEU 기반 함정을 40년 이상 운용한 프랑스와 협력하면 불가피한 시행착오를 줄이고, 건조·검증 일정을 1~2년 단축할 가능성이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일정 단축이 아니라, 설계 초기부터 정비·연료교체·방사선 방호·비상대응을 반영한 '더 안전한' 핵잠을 만드는 일이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협력의 중심은 비핵 분야다. 함정통합 자문, 안전성 검토, 정비체계 설계, 지상시험시설 운용, 승조원·정비인력 교육이 핵심이다. 핵잠 사업에서 가장 비싼 비용은 자문료가 아니라 설계 오류, 지상시험 지연, 정비성 결함, 안전규제 재검토, 승조원 교육 미비에서 발생하는 일정 지연과 재설계다.
초기부터 프랑스와 제한적이지만 실질적인 검증·자문 메커니즘을 구축하면, 나중에 몇 년 치 비용을 들여 되돌아가야 할 위험을 앞단에서 줄일 수 있다. 프랑스 협력의 가치는 '얼마를 더 쓰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위험과 지연을 줄이느냐'로 평가해야 한다.
한국과의 협력은 프랑스에도 전략적 기회
프랑스에도 이 협력은 전략적 기회다. 첫째, 프랑스는 LEU 해군 핵추진의 책임 있는 국제 모델을 확산시키는 선도국가로 자리 잡을 수 있다. HEU 해군 원자로는 핵분열물질생산금지조약(FMCT) 논의에서 예외를 만들고, 군사기밀을 이유로 IAEA 검증이 어렵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반면, 한국의 'LEU-only 모델'은 비핵무장, IAEA 사전협의를 통한 투명성 확보가 가능하다. 프랑스가 한국과 협력하면 "핵확산 위험을 낮추면서도 고성능 해군핵추진을 구현할 수 있다"는 자국 모델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
둘째, 프랑스 해군핵추진 생태계는 원자로와 핵증기공급계통 분야의 핵심기업 테크니카톰(TechnicAtome), 프랑스의 대표적 방산 조선기업 나발그룹(Naval Group), 프랑스 원자력‧대체에너지청(CEA), 군사용 원자력 교육기관인 프랑스 군사원자력응용학교(EAMEA)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핵증기공급계통, 함정 설계·체계통합, 원자력 연구·개발, 군사 원자력 교육에 강점을 가진다. 원자로 핵심 설계나 연료 이전 없이도 함정통합 자문, 정비·점검 용이성 검토, 안전성 평가, 지상시험 자문, 품질보증, 방사선 방호, 안전문화 교육, 승조원 훈련에서 고부가가치 협력을 제공할 수 있다.
셋째, 한국 조선업의 대형 조선소·모듈 건조·가격경쟁력과 프랑스 해군기술·방산 네트워크가 결합하면, 제3국 잠수함 보수정비(MRO), 수상함·잠수함 패키지, 해군교육, 원자력 안전서비스로 협력이 확장될 여지도 크다.
미국의 국익, '한불 협력'은 '한미동맹'을 보완
다만, 한국의 한불 협력은 한미동맹을 보완하는 구조여야 한다. 미국은 한국이 자국 원자력법·의회 절차를 우회하는지, 미국산 기술·장비·핵물질·소프트웨어가 프랑스 협력에 간접 활용되는지, 한국 핵잠의 역할이 한미 연합작전·잠수함 작전보안·인도태평양 전략과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따라서 대미 메시지의 첫 문장은 "프랑스는 미국의 대체재가 아니다"여야 한다. 한국은 20% 미만 LEU만 사용하고, HEU는 논의하지 않으며, 핵무기를 보유·개발하지 않고, IAEA와 제14항 특별절차를 협의해야 한다.
참고로, IAEA는 비핵보유국의 핵물질이 평화적 용도로만 쓰이도록 감시·사찰하기 위해 각국과 '포괄적 안전조치협정(CSA)'을 체결하고 있다. CSA는 핵물질 신고·계량·사찰·통신체계를 세부 조항으로 규정한 일종의 핵 회계·사찰 매뉴얼이다. 이 가운데 제14항은 비핵국이 핵잠수함 연료 같은 '비폭발 군사활동'에 핵물질을 사용하려 할 때, 해당 물질에 대한 사찰을 일시 중단하거나 조정할 수 있는 예외 규정이다. 이 조항은 '핵무기는 아니지만 군사용 원자로용 연료'를 허용하는 법적 통로로, 한동안 거의 쓰이지 않다가 호주 핵잠(AUKUS) 논의를 계기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리고 한국은 미국 정부에 한국 핵잠을 한미 연합 대잠전·해양억제 능력을 강화하는 동맹 부담분담 수단으로 운용하겠다고 패키지로 제시해야 한다. 이를 뒷받침할 장치가 '클린 체인(clean chain)' 원칙이다.
한미 협력망, 한불 협력망, 국내 독자개발망을 구분해 미국산 핵물질·장비·정보·소프트웨어를 한불 협력에 무단 활용하지 않는 방화벽을 구축하는 것이다. 미국산 기술이 들어간 자료는 미국 사전동의 없이 프랑스와 공유하지 않는다. 이 원칙은 미국의 정보유출 우려를 줄이고, 프랑스에도 한국 협력의 법적 안정성을 설명하는 근거가 된다.

프랑스에 제공할 반대 급부
한국이 프랑스에 제공할 반대급부도 분명하다. 한국 조선업의 생산·일정관리 능력, 인도태평양에서 프랑스 전략적 존재감을 키워줄 안정적 파트너십, 소형모듈원자로(SMR)·원전·방산·사이버·우주·해양안보 분야의 산업협력, LEU 모델의 국제 정당성 강화다. 한국이 프랑스와 추가 비용을 들여 협력해야 하는 이유는 '미국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미국과 프랑스의 강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국내 절차도 동시에 정비해야 한다. 핵잠 사업은 원자로, 연료, 플랫폼, 방위사업, 대외협정, 정보보호, IAEA 안전조치, 방사성폐기물 관리가 한꺼번에 움직이는 국가전략사업이다. 이미 '핵추진잠수함 범정부협의체'가 출범했지만, 향후에는 이를 대통령실·NSC 조정 아래 '장보고 N사업 추진위원회' 수준 상설 사업단으로 격상해야 한다. 이 기구가 한미 LEU 협상, IAEA 협의, 한불 비핵 협력 범위, 특별법·특례입법, 총수명주기 비용, 4~6척 전력구조, 지상시험원자로·정비기지 입지, 사용후핵연료 관리 방식을 통합 조정해야 한다.
법제의 세 관문도 제시된다. 첫째, 헌법 60조에 따른 국회 동의 여부다. 단순 연구협력 MOU가 아니라 연료 공급, 군사원자로 안전, 비밀정보 교환, 장기 재정 부담, 사용후핵연료 처리 의무가 포함되면 동의 또는 비공개 보고·예산 승인을 병행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안전하다.
둘째, 원자력안전법·방위사업법의 한계를 보완할 핵잠 특별법 또는 특례장 신설이다. 셋째, 포괄적안전조치협정(CSA) 하에서 IAEA와 'LEU 기반, 비핵무장, 검증 가능한 해군 핵추진 모델'을 선제적으로 협의하는 것이다.
실행 로드맵의 기본 원칙은 한미 LEU 연료협정 우선, 한불 비핵 협력 선행, 지상시험시설(LBTS) 기술검증, 프랑스 연료 옵션 후순위, 4~6척 순환운용 체계 구축이다. 특히 문무대왕과학연구소의 선박용 원자로 실증 인프라를 핵잠 원자로·추진계통의 LBTS으로 연계하면, 가장 위험한 원자로-선체 인터페이스·차폐·냉각·소음·비상정지·정비 접근성·교육체계 통합 검증을 해상 탑재 전에 육상에서 수행할 수 있다. 프랑스의 LEU 운용 경험을 이 LBTS 검증과 결합하면 개발 리스크를 줄이고 건조·검증 일정을 앞당길 수 있다.
결국 한국형 핵잠은 외국 기술의 단순 도입품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한국의 독자 원자로·조선 역량, 한미동맹의 제도적 기반, 프랑스 LEU 해군핵추진 경험, IAEA 투명성 체계가 결합된 책임 있는 해군 핵추진 모델이 되어야 한다.
그렇게 추진될 때 한국은 북한의 고도화되는 핵·미사일·미래 전략핵잠 위협에 대응하는 장거리·장기은밀 작전능력을 확보하면서, 국제 비확산 체제와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핵잠 보유국의 길을 열 수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은 경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10대학에서 정치학 석·박사 학위를 받은 대표적 북한·외교안보 전문가다. 세종연구소에서 남북한관계연구실장을 거쳐 수석연구위원, 한반도전략센터 부소장으로 활동하면서 북한 정치, 북핵, 남북관계를 주요 연구 분야로 삼고 있다. 《현대 북한의 정치·역사·이념·권력체계》, 《한반도 핵무기정치》, 《왜 우리는 핵보유국이 되어야 하는가》, 《우리가 모르는 김정은》 등 북한·핵 문제 관련 저서와 논문을 다수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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