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금융당국과 거래소가 세 차례 논의를 거쳐 중복상장 원칙적 제한과 일반주주 보호 강화 방안을 추진했다
- 세미나에서는 MoM 도입·주주영향평가·이사회 절차 의무화 등 강한 규제 요구와 IPO·벤처 위축 우려가 충돌했다
- 당국은 원칙 금지·예외 인정 기조로 시장 신뢰 회복을 목표로 하면서 상반기 제도 개편을 마무리해 7월 시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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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회사 이사회 책임 강화·주주영향평가·특별위 설치 등 논의
금융당국 "원칙 금지·예외 허용 유지"…7월 시행 목표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가 세 차례에 걸쳐 진행한 중복상장 제도개선 논의가 '일반주주 보호 강화'를 중심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신규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제한하되 예외적으로만 허용하는 큰 틀 아래, 모회사 이사회 책임 강화와 주주 의견 수렴 절차를 제도화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는 4월 16일과 5월 20일, 2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중복상장 제도개선 의견수렴을 위한 세미나'를 열고 제도개선 방향과 시장 의견을 수렴했다. 세 차례 논의에서는 원칙 금지·예외 허용 기조와 함께 모회사 일반주주 보호 방안, 주주 동의 절차, 벤처·VC 업계 예외 인정 여부 등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 원칙은 '중복상장 제한'…핵심은 일반주주 보호
1차 세미나에서는 금융당국과 거래소가 추진 중인 중복상장 규제 방향이 공개됐다. 거래소는 중복상장에 대해 원칙 금지·예외 허용 체계를 도입하고, 상장 심사 과정에서 영업 독립성·경영 독립성·투자자 보호 여부를 중점 심사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심사 대상은 물적분할 자회사뿐 아니라 인적분할, 설립·인수 자회사 등 경제적 동일체로 판단되는 모·자회사 구조 전반이다. 특히 자회사 상장 추진 과정에서 모회사 일반주주 보호 노력을 핵심 심사 요소로 반영하겠다는 점이 강조됐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당시 "정부는 중복상장에 대해 엄정하고 합리적인 심사기준을 도입해 원칙 금지·예외 허용 기조를 정립해 나가겠다"며 "전체 주주에게 공정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상장인지 상장의 이익이 소수에게 집중되는 비대칭적인 상장인지를 엄격히 심사하겠다"고 밝혔다.
2차 세미나에서는 모회사 일반주주 동의 의무화 여부를 둘러싼 공방이 본격화됐다. 투자자 측은 소수주주 다수결(Majority of Minority·MoM) 제도 도입 등을 요구하며 강도 높은 규제를 주문했다. MoM 제도는 최대주주 등을 배제하고 일반주주(소수주주)의 과반 동의를 받는 방식이다. 미국·영국·홍콩 등 주요 자본시장에서 소수주주 보호 장치로 활용되고 있지만, 부결 가능성이 높고 비용 부담이 크다는 한계도 거론된다.
김형균 차파트너스 본부장은 "디테일에 있어서는 앞으로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지만, 큰 틀에서 현재 중복상장 구조가 방치되고 늘어나는 경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는 결코 불가능하기 때문에 강한 처방이 필요하다"며 "전면적인 주주 동의 의무화가 필요하고, MoM 제도가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IPO·VC·PE 업계에서는 과도한 규제가 투자 회수시장과 기업 성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임신권 IMM PE 최고법률책임자(CLO)는 "중복상장 규제와 관련한 문제 제기 자체는 타당하지만 예외 인정으로 엄격하게 운영하다 보면 사실상 금지되는 쪽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며 "중복상장 규제 때문에 IPO 자체가 막히면 투자 자체가 막히는 효과가 생길 것"이라고 짚었다.
3차 세미나에서는 논의가 보다 구체적인 제도 설계 단계로 이어졌다. 왕수봉 아주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중복상장 추진 시 모회사 이사회에 ▲주주영향평가 ▲주주보호 방안 마련 ▲주주 소통 ▲찬반 의결 및 자회사 통지 ▲관련 내용 공시 등 5가지 절차적 의무를 부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왕 교수는 이해상충 우려를 줄이기 위해 독립 사외이사 중심의 특별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특별위원회가 주주영향평가의 객관성과 주주보호 절차의 적절성을 사전에 검토하고, 외부 전문가 검토를 거쳐 주주영향평가와 보호 절차의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vs "IPO·벤처 위축"
세 차례 세미나에서는 중복상장을 둘러싼 시장 참여자 간 시각차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기관투자자와 주주행동주의 진영은 중복상장이 지배주주의 지배력 유지 수단으로 활용되며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핵심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IPO·VC·PE 업계는 일괄 규제가 기업 자금조달과 벤처 투자 회수시장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맞섰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는 "중복상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핵심적인 문제"라며 "지배주주가 각 단계에서 30%씩 보유하면 실질 지분율은 2~3%에 불과하지만 행사할 수 있는 지분율은 10배를 넘는 30%에 달하기 때문에 중복상장 지배구조 레버리지가 된다"고 비판했다.
임성윤 달튼인베스트먼트 한국대표와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의장 역시 중복상장 금지 필요성을 강조했다. 임 대표는 "한국은 지배주주 지배력이 굉장히 강한 나라"라며 "기존의 중복상장 구조를 해소하고 신규 중복상장도 원칙적으로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장도 "한국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했을 때 중복상장은 전면 금지가 맞다"며 "원천 금지하고 만약 한다면 IPO를 하고 남은 지분을 모회사 주주에게 배분해야 한다"고 했다.
IPO·VC·PE 업계는 획일적인 규제가 기업 성장 동력과 모험자본 회수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안상준 한국벤처캐피탈협회 부회장은 "원칙적으로 중복상장을 금지하면 결국 M&A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며 "M&A 부분이 위축됨으로써 IPO까지 문제가 생기는 역효과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왕태식 NH투자증권 본부장은 "한국은 과거 대기업 중심 순환 출자가 많았기 때문에 정부가 이런 것을 해소하기 위해 과세이연이라는 특례 조항을 도입하면서 지주회사 중심 체계가 구축됐다"며 "해외와의 비교보다는 기업 특성을 감안해 제도가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절대적 기준 마련보다는 각 기업이 처한 입장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열린 관점의 제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거래소와 금융당국은 주주 보호 강화라는 방향성은 유지하되, 시장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보완책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임흥택 한국거래소 상무는 3차 세미나에서 "시장의 흐름이나 밸류업, 디스카운트를 개선해야 하는 측면에서 주주 실질적 보호에 방점이 찍혀야 한다"며 "최종 확정까지는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나온 의견을 종합해서 결과가 잘 나올 수 있도록 신경 쓰고 결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벤처기업 등에 대한 과도한 예외 적용에는 선을 그었다. 임 상무는 "성장의 방향성이 특정 이익 집단의 이익을 위한 방향으로 성장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벤처기업 성장에 있어 IPO가 필요하고 그 부분이 고려돼야 하더라도 예외적으로 벤처기업이기 때문에 트랙 자체가 달라져야 한다는 관점은 기본적으로 옳지 않다"고 언급했다.
고영호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도 2차 세미나에서 "단순히 특정 거래 구조에 대한 규제가 아니라 자산 시장의 신뢰 문제로 중복상장에 접근하고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원칙 금지·예외 인정의 기조로 가는 것이 자본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 과장은 "단순히 중복상장이 그동안 관행이었고 기업 성장에 필요하다는 얘기로는 우선순위가 입증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한편 금융당국과 거래소는 의견 수렴 결과를 반영해 상반기 중 제도 개편 절차를 마무리하고, 오는 7월 시행을 목표로 중복상장 제도 개선안을 추진하고 있다.
rkgml925@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