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 "자의적 해석 여지도...통과 해서는 안 돼"
인권위, 국회의장에 신중한 검토 의견 전달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테러의 정의를 정치영역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테러방지법' 개정안에 대해 시민단체와 법률 전문가들의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법안의 자의적 해석과 시민 기본권 침해 등이 주요 이유로 꼽혔다.
참여연대는 2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테러방지법 자체를 폐지해야 된다는 입장"이라며 "민주당 본인들도 반대했던 법안인데 이렇게 강화하는 방식으로 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국민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 일부개정법률안(테러방지법 개정안)은 지난해 11월 이건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대표발의했다. 테러 범주에 정당 또는 정치인을 대상으로 한 협박·폭력을 포함하는 게 핵심이다. 이 법은 현재 정보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이미현 참여연대 정책국장은 "테러방지법은 2015년에 만들어질 때도 당시 박근혜 정부가 IS나 북한 위협에 우리가 아무런 법이 없어서 대응 못할 거라는 논리로 만들었고 국회의장이 당시에 국가비상사태라면서 직권 상정으로 올렸던 건"이라며 "당시 민주당이 9일 동안 필리버스터까지 하면서 제정을 반대했던 법안"이라고 지적했다.
이 국장은 "테러방지법 자체가 내용을 보면 국정원이 국민 사찰을 광범위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들이고, 독소 조항들이 많아서 애초에 저희는 폐기를 해야 된다고 얘기했다"며 "이 법의 모델이 됐던 다른 나라 법 중에 대표적인 게 미국이 '911 테러' 이후 만든 '애국자법(PATRIOT Act)'"이라며 "그런데 그 법이 시민권 침해 논란이 커서 2015년에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서 말한 기본권 침해 우려가 점점 커질 거라는 부분에서 동의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일 인권위는 개정안의 국민 기본권 침해 우려를 표하며 신중한 검토를 요청했다. 인권위는 개정안이 헌법상 명확성 원칙과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돼 헌법상 표현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 등 국민 기본권을 제한할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국회의장에게 전달했다.
진보 성향 법률가 단체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도 법안 통과를 반대하고 나섰다.
서채완 민변 변호사는 "법안은 국제인권법적으로 봤을 때 전면으로 위배되는 측면이 있다"며 "기존에 테러방지법과 관련해서는 유엔 자유권위원회 등으로부터 권고를 받아왔다. 국제인권법상으로는 정의 조항이 추상적이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서 변호사는 "지금 개정안의 핵심은 정당의 활동 관련해 가지고 규정을 하는 것인데 그것은 국제적으로 비교법적으로 설정한 테러 관련 법제가 규율해야 될 대상이 아니다"라며 "그래서 통상적인 의미의 테러에 해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의적으로 해석될 여지도 많고 정치권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보수 성향 시민단체인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도 개정안에 대해 "테러의 본질적 개념을 왜곡하는 것을 넘어, 정치적 표현과 비판까지 규제하려는 위험한 입법 시도"라고 비판했다.
대국본 관계자는 "(개정안은) 강한 비판·항의·집회와 같은 정당한 정치적 의사표현까지도 언제든지 '테러'로 해석될 수 있는 여지를 열어두고 있다"며 "이는 권력에 대한 견제와 비판이라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를 정면으로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는 이번 입법 시도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하며 즉각적인 재검토와 철회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calebca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