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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신간 '한국형 핵추진 잠수함' 펴낸 문근식 한양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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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핵심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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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근식 교수가 26일 핵잠 사업 컨트롤타워 부재를 지적했다.
  • 대통령실 직속 PMO를 설치해 부처를 통합해야 한다.
  • 비닉 풀고 공개사업 전환으로 한미 합의 기회를 잡아야 한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핵잠, 이제부터는 국방부 사업 아니다… 대통령실이 직접 챙겨야"
"이재명–트럼프가 연 길…비닉과 관료 눈치가 막고 있다"
​"대통령령·청와대 PMO·특별법…'3단계 국가관리체계'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핵추진 잠수함은 국방부 혼자 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닙니다. 대통령실 직속 PMO(통합사업관리단)를 만들어 '비닉(秘匿)'을 풀고, 국방부·방사청·산업부·외교부·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를 한꺼번에 묶어야 제대로 굴러갑니다."

한국형 핵추진잠수함(이하 핵잠) 사업은 이제 한미 정상이 합의한 '돌이킬 수 없는 길'에 올라섰지만, 정작 국내 제도와 조직은 여전히 준비가 안 돼 있다는 게 문근식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의 진단이다.

문근식 교수는 해군사관학교 35기 출신 예비역 대령으로, 32년 군 생활 중 22년을 잠수함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잠수함 전문가다. 독일에서 한국 해군 최초의 잠수함인 장보고함을 인수했고, 나대용함 초대 함장과 제93잠수함전대장, 방사청 잠수함사업팀장, 주독일 잠수함사업관리실장 등을 거치며 도입·건조·사업관리를 모두 경험했다. 전역 후에는 '문근식의 잠수함 세계'와 '왜 핵추진 잠수함인가'를 잇달아 출간하는 등, 방송·강연·연구를 통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논의를 이끌고 있다.

문근식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 [사진=문근식 교수 제공] 2026.03.26 gomsi@newspim.com

"핵잠은 국방부 혼자 못 한다"

문 교수는 "이재명–트럼프 한미 정상 합의로 핵잠의 길은 이미 열렸다"면서 "지금처럼 관료조직이 비닉과 눈치 보기로 시간을 허비하면 결국 우리가 스스로 이 역사적 기회를 걷어차는 꼴이 될 것"이라고 했다.

문근식 교수는 최근 출간한 '한국형 핵추진 잠수함'(플래닛미디어)에서 핵잠을 뒷받침할 국가 차원의 '운영 청사진'을  제시했고, 지난 23일 기자와 만나 현 정부의 추진 상황과 '병목 지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이번 책에서 청와대 직속의 PMO(Project Management Office)가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계시네요. 그게 왜 핵잠 사업에서 왜 그렇게 중요합니까.
▲핵추진 잠수함은 단순히 군이 함정을 한 척 더 도입하는 사업이 아닙니다. 원자로와 핵연료, IAEA(국제원자력기구) 안전규제, 산업부·원안위·외교부까지 전부 얽히는 국가 대형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국방부 혼자 밀어붙이는 구조로는 절대로 성공할 수 없습니다.

-교수님 표현대로라면, 지금은 그런 컨트롤타워가 없는 상태라는 뜻입니까.
▲현재 구조에선 국방부, 방사청, 산업부, 외교부, 원안위가 각자 자기 규정과 책임만 따지면서 '핑퐁'만 하고 있습니다. 국방부 TF가 열심히 추진하고 있지만, 타 부처를 조정통제하기란 대단히 어려운 문제입니다. 일단 대통령이 관심을 가지니 모여서 회의는 하지만 실질적인사업 추진에는 한계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핵추진잠수함 특별법으로 해군용 원자로 안전규정을 만들어야 하는데, 현재 특별법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원자력 안전 담당 공무원 입장에서는 규정을 조금만 풀어도 '나중에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두려움이 있으니, 스스로 규정을 고칠 수가 없습니다. 이 상황을 깨려면 대통령실, 정확히 말해 국가안보실 휘하에 핵잠 전담 조직을 두고 경·중·완·급을 따져 위에서 탑다운으로 조정함으로써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어야 합니다.

특별법은 앞서가는데 컨트롤타워 부재

-법제화 논의는 어디까지 와 있습니까. '핵잠 특별법' 얘기도 나옵니다만.
▲국회 쪽은 겉으로 보기엔 나쁘지 않습니다. 야당의 유용원 의원이 이미 핵잠 특별법 초안을 만들어 놓고 주도적으로 밀고 있고, 여당에선 부승찬 의원이 '여당이 주도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별도 입법을 서두르는 분위기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도로(법·제도 인프라)는 거의 깔려 있는데, 그 도로를 여당이 먼저 달리느냐, 야당이 먼저 달리느냐를 두고 전례 없는 선의의 경쟁(?)이 벌어지는 형국입니다. 국민들이 보기에 모처럼의 여·야 공감대 형성으로 박수받을 만하지만 시간은 오래 걸리겠지요.

-입법 경쟁 자체는 나쁜 건 아닌데, 실제 사업 추진과는 온도차가 있다는 말씀이군요.
▲그렇습니다. 특별법은 시간 조금 더 걸려도 결국 통과시킬 수 있지만, 그 전에 대통령령으로 청와대에 핵잠사업 추진단 조직을 미리 만들어 운용할 수 있는데도 관료들은 특별법이 만들어질 때를 기다리며 손을 놓고, 임시조직인 TF에만 의지하며 모든 사안을 용역과제 발주로 처리하려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공론화한 것은 '내 임기 안에 돌이킬 수 없는 핵잠건조 체계를 마련하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해석할 수 있는 사안데, 그걸 선(先) 조치하지 않고 'IAEA와 어떻게 협력할 건지 용역 과제부터 하겠다'며 5~6개월씩 흘려보내고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문근식 교수의 신간 '한국형 핵추진잠수함' 표지. 플래닛미디어 펴냄. [사진=문근식 교수 제공] 2026.03.26 gomsi@newspim.com

'비닉'에 묶인 조선소·관료 조직

-교수님이 특히 비판하신 게 비닉사업(비밀사업) 유지입니다. 현 시점에서 비닉을 풀어야 한다는 논리는 뭡니까.
▲핵잠으로 가려면 사업을 '오픈'해야 합니다. 경주 육상시험장에 추진체계를 설치하고, 산소발생기 같은 핵심 장비를 해외에서 들여오고, 함정 최대속도를 제대로 뽑을 수 있는지 시험하려면 예산과 국제협력을 동시에 열어야 하는데, 비닉으로 묶어 놓으면 다 막힙니다. 국방부와 방사청은 '비닉으로 해야 예산을 빨리 따고, 언론 시비를 피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펴는데, 그게 단기적으로는 편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사업을 질식시키는 길입니다.

대통령이 국제회의에서 핵잠 건조를 공론화하였고, 지금 미국 행정부에서도 한국 핵잠 건조를 지원하겠다는 분위기가 나오는데, 우리는 비닉사업으로 묶어 함정선체 만드는 회사와 원자로 만드는 회사간 협력도 안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 건조를 담당하는 조선소인 한화오션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실제 건조를 맡은 조선소, 특히 한화오션 핵잠 건조 사업팀은 현재 상당한 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입니다. 통상 체계통합 주체로서 조선·원자로·전자·방산업체와 정부 관계자들이 함께 설계·조정 회의를 진행해야 하지만, 보안 책임에 대한 우려로 일부 공무원들의 참여가 제한되면서 협업에 어려움이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또 한화오션은 핵잠 관련 전담 인력 약 100명을 별도로 운용하고 있는데, 비닉사업 특성상 인력 운용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타 업무 참여 기회가 제한되면서 조직 내에서 상대적으로 고립감을 느끼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러한 구조는 경력 관리 측면에서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EUC와 국제 규범도 뚫어야 

-해외 장비 도입과 수출관리 규정(최종 사용자 증명)도 걸림돌로 지적하셨습니다.
▲해외에서 중요한 장비를 들여오려면 'EUC(End-User Certificate)', 그러니까 최종 사용자와 용도를 정교하게 적은 서류를 제출해야 합니다. 그런데 담당 공무원들은 '이 과정에서 기밀이 새어나가면 내가 처벌받지 않겠나'라는 두려움 때문에 '조심, 조심, 또 조심'만 하다가 아무 결정도 못 내리고 있습니다. 이런 심리가 누적되면, 사업 전체가 멈춰 선 상태에서 시간만 흘러가는 악순환이 됩니다.

-교수님이 책에서 일관되게 강조한 대목이 '이재명–트럼프 한미 정상 합의'입니다. 그 의미를 짚어 주시죠.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한국 핵추진 잠수함 건조에 합의했고, 미국이 핵연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는 한미 원자력협정 틀 안에서 미국이 한국의 핵잠 사업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고, 법적 문제는 상당 부분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으로 정리됐다는 의미입니다. 제가 표현을 좀 세게 하자면, 이 정도로 만들어 놓으면 트럼프는 이 사안에서 '도망갈 수 없는' 구조가 된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가 공개 선언을 주저하면, 어떤 메시지가 나간다고 보십니까.
▲해외에선 '한국이 어렵다고 다시 접으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언론이 '한미 정상이 여기까지 합의해 놓고도 국내 관료조직 때문에 발을 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강하게 지적해 줘야 한다고 봅니다. 저는 진보 진영에서 자주국방 의지를 가장 강하게 드러낸 분이 이재명 대통령, 보수 쪽은 박정희 대통령이라고 봅니다. 이재명 정부가 핵잠과 더불어 농축·재처리 시설까지 확보하면 박정희를 넘어서는 수준의 국방 치적이 될 수 있습니다.

IAEA·NPT·CONOPS까지 아우를 PMO

-교수님이 지적한 '국가관리체계'의 핵심 골격을 설명해 주시다면요.
▲요약하면 두 가지입니다. 첫째, 핵잠 추진을 위한 PMO를 대통령실 직속으로 두고, 국방부·방사청·산업부·외교부·원안위·KAERI 등을 한 묶음으로 관리하는 '통합 프로젝트 체계'를 만드는 것이고요. 둘째는 이 PMO를 통해 IAEA와의 포괄적 안전조치협정, NPT(핵확산금지조약) 14조 관련 절차, 국내 원자력 법규, 군 운용 개념(CONOPS)까지 한꺼번에 설계·조정하는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문근식 교수가 말하는 "IAEA 포괄적 안전조치협정, NPT 14조, 국내 원자력 법규, 군 운용 개념(CONOPS)을 한꺼번에 설계·조정한다"는 것은, 핵잠에 들어가는 원자로와 핵연료를 국제 규범과 국내 법, 실제 작전 운용까지 동시에 맞춰놓는다는 뜻이다.

IAEA 포괄적 안전조치협정은 한국이 보유한 모든 핵물질이 핵무기가 아니라 평화적 목적에만 쓰인다는 것을 국제원자력기구가 감시·검증하는 제도이고, NPT 14조는 잠수함용 추진로처럼 군사용이지만 폭발성이 없는(non-explosive) 핵활동을 어떤 조건에서 허용·관리할 수 있는지를 정한 조항이다.

여기에 국내 원자력 관련 법령(원자력진흥법·원자력안전법·원자력시설 방호 및 방사능방재법 등)을 통해 안전·규제·방재 체계를 갖추고, 군 운용 개념(CONOPS)은 '핵잠을 어디서 어떻게 쓰고, 평시·위기·전시에 어떤 임무를 수행할지'에 대한 군의 작전 설계도 역할을 한다. 문 교수는 "결국 이 네 축을 따로따로가 아니라 한 테이블에서 동시에 조정해야, 핵잠이 국제 규범을 어기지 않으면서도 실제 전장에서 쓸 수 있는 전력으로 자리 잡는다"고 주장한다.

-지금 구조에서는 그게 전혀 작동하지 않는다는 말씀이겠군요.
▲현재는 방사청이 '우리가 함정은 잘 안다'는 자부심이 있고, 국방부는 '핵잠이니까 전략자산으로 우리가 쥐어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외교부는 '이걸 왜 우리가 해야 하느냐, 국방부가 알아서 할 일 아니냐'고 하고, 원안위는 '규제 완화했다가 사고 나면 우리가 책임을 진다'고 버티는 구조입니다.

심지어 외교부에선 핵잠 관련 팀장 자리에 핵연료와 원자로 관련 경험이 없는 인사를 앉혀 놓고, 그 사람도 '핵연료와 원자로 경험은 없지만 기본적인 외교 역량이 있으니 할 수 있지 않겠나'는 정도의 인식이라는 얘기까지 나옵니다. 이런 상황을 끊으려면 대통령실 산하 국가안보실 아래에 핵잠 추진 전담부서를 두고, 장관들이 책임 있게 모여 결정·집행하는 체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한국형 핵추진 잠수함 그래픽. [사진= 문근식 교수 제공] 2026.03.26 gomsi@newspim.com

"핵잠 성공, 대통령실 PMO에 달렸다"

-국방부 장관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국방부 장관이 결심만 하면 지금의 대외비·비닉사업을 공개 사업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합동참모회의에 정식 안건으로 올리고, 장관이 결심해 언론에 공표하는 순간부터 회의는 정례화 되고, 조선소·원자로 업체·부처들이 공식적으로 모여서 일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지금은 장관 결심이 없으니 '사정사정해서 간헐적으로 모이는 비밀회의'에 그치고 있고, 그 사이에 시간만 흘러가는 겁니다.

-책에서 제시한 '한국형 핵잠의 향후 10년 로드맵'은 어떤 그림입니까.
▲핵잠은 단순히 바다 속에서 적 함정을 찾는 무기가 아닙니다. 국가 산업 경쟁력, 원자력 기술, 해상교통로 보호, 심지어는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운용능력까지 연동된, 산업·기술·에너지·해양 패권을 아우르는 프로젝트입니다. 그래서 저는 향후 10년 동안 '어느 시점에 어떤 조직을 세우고, 어떤 법을 만들고, 어느 시점에 어떤 함정과 SLBM을 배치할 것인지'를 단계별로 나눈 로드맵을 책에 담았습니다.

-그 로드맵이 현실이 되려면, 지금 당장 무엇부터 바꿔야 한다고 보십니까.
▲첫째, 핵 특별법이 제정될 때까지 우선적으로 대통령실에 직속 핵잠 PMO를 설치해 국방부·방사청·산업부·외교부·원안위를 한 테이블로 올리는 것이고요. 둘째로는 국방부 장관이 비닉을 풀고 사업을 정식 공개 사업으로 전환해 조선소와 산업계의 숨통을 틔워야 합니다. 셋째는 국회가 여야 경쟁을 '정쟁'이 아니라 '속도 경쟁'으로 바꾸어, 특별법 제정과 예산 배정을 위해 '핵잠 계정' 빨리 마련해 주는 것입니다. 이 세 가지가 맞물리면, 한미 정상 합의로 열린 역사적 기회를 실제 전력과 산업으로 연결할 수 있다고 봅니다.

goms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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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가 '조선'인가 호칭 논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슬아 숭실대 교수는 29일 "북한이라는 호명이 상대방을 한반도의 일부처럼 위치시킨다면 조선이라는 호명은 하나의 독립된 행위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북한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온정적인 제안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불안을 낮추고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 주제로 특별학술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관련 논의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회의를 후원했다. 사회를 맡은 권만학 경희대 명예교수는 "호칭은 기본적으로 식별 기능을 갖지만 정치적 호칭이 되는 순간 이데올로기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며 남쪽을 외국으로 재정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토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며 도어스태핑을 갖고 최근 북한 '핵시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김성경 "호칭은 분단 산물…'조선' 관계 전환 출발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라는 호명은 비공식적·약칭적 표현이지만 분단 80년 동안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북한을 계속 북한이라고 부르는 한 우리 안에 북한이 계속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을) 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는 경향이 좀 있었다"며 "남과 북의 국가 정체성이 이미 상당히 공고화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맺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평화공존이나 통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은 남북이 서로를 인정 존중하고 그 맥락 안에서 관계를 맺고 남북 주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 권은민 "국호 사용, 국가 승인 아냐…정치가 먼저, 법은 따라간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DPRK'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국가 승인이나 정부 승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면서 "국가 승인은 정치적 행위이고 국가 의사 표시다. 그렇게 부르더라도 국가 승인과는 무관하다라고 선언을 하면 정리가 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관계는 법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정치가 큰 틀을 규정하고 법과 제도가 따라가는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국호 사용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기존 합의를 계승하는 것"이라면서 "당사자 표기는 상대방이 원하는 공식 국호를 불러주고 그것이 국가 승인은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 산하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12 yjlee@newspim.com ◆ 이동기 "독일도 경멸적 호칭 쓰다 공식 국호 전환…출발은 이름"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서독은 동독을 경멸적 표현으로 불렀지만 긴장이 격화되면서 더 큰 평화 정치에 대한 구상이 폭발했다"면서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평화 화해 논의가 공존에 대한 요구나 필요를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독일 정치권에서는 헤르베르트 베너 전독문제부(통일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동독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다.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내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결국 원칙 고수와 실용주의가 결합하는 모든 출발은 국호의 제대로 된 호명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근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호칭 변경, 굴복 아닌 공존 가능성 넓히는 정치적 전략"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조선 호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성공회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는 '둘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며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주권 국가로서 인정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에 대한 자기 인정과 그들에 대한 인정이 같이 결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 국립부경대 교수는 "핵심은 인정과 통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담론과 제도, 정치 차원에서의 접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호칭을 바꾸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적대를 줄이고 공존의 가능성을 넓히는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un9@newspim.com 2026-04-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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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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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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