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심화 시 김부겸 與 간판 등판 가능성
주호영 탈당 땐 한동훈 수성갑 출마할수도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국민의힘의 대구시장 공천이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 공천이 어떤 모양새가 되느냐에 따라 향후 정치권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경선을 통해 후보를 확정하면 별문제가 없겠지만 중진 컷오프 등으로 인해 공천 갈등이 격화하면 여러 가지 중요한 변수가 돌발할 수 있어서다.
당장 김부겸 전 총리가 민주당 간판으로 나설 수 있다. 경북 상주 출신인 김 전 총리는 초·중·고를 모두 대구에서 나와 나름 연고가 있는 데다 2014년 대구시장 선거에서 낙선했으나 40.33%의 높은 득표력을 보였고, 2016년 총선 때 대구 수성갑에서 민주당 간판으로 배지를 달았다. 김 전 총리가 출전하면 만만치 않은 게임이 될 수 있다.
또 다른 변수도 있다. 중진 컷오프설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6선의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갑)이 탈당해 무소속으로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렇게 되면 수성갑이 비게 돼 한동훈 전 대표가 출마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주호영-한동훈 무소속 연대설도 나돈다.

◆ 공천 갈등 지속...주호영 "독단이고 사심" = 공천에 대한 확실한 가닥이 잡히지 않으면서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주 의원은 19일 BBS 라디오 '금태섭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세대교체는 전당대회나 선거를 통해 당원과 유권자가 결정할 사안"이라며 "공천 과정에서 위원장이 이를 강요하는 것은 혁신이 아니라 독단이고 사심"이라고 비판했다.
주 의원은 특히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과 유튜버 고성국 씨,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간 이른바 '삼각 커넥션' 의혹을 제기했다. 주 의원은 "이 위원장을 고 씨가 추천했고, 고 씨가 이 전 예비후보를 밀고 있다는 점을 양측 모두 부인하지 않고 있다"며 "고 씨가 이 전 예비후보와 함께 대구 시내에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는 상황 자체가 이를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대구와 부산을 전략 공천으로 추진하다 내부 반발에 부딪히자 사퇴 의사를 밝혔다가 이틀 만에 복귀했고, 이후에도 단수공천과 경선을 오락가락하며 혼선을 빚고 있다"며 "공관위원장이 이번 선거의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이 위원장을 겨냥했다.
혁신 공천을 외친 이 위원장이 약간 코너에 몰린 모양새다. 전권을 받아들고 복귀한 이 위원장이 혁신을 명분으로 대폭 물갈이를 통한 새 인물 공천을 외쳤지만 지금까지만 보면 광역단체장과 관련해 뚜렷한 성과가 없다. 김영환 충북지사를 컷오프한 정도다. 부산시장 공천도 박형준 시장 컷오프설이 나돌았으나 없던 일이 됐다.
게다가 현역 단체장들이 줄줄이 단수 공천을 받았다. 유정복 인천시장과 이장우 대전시장, 김두겸 울산시장, 최민호 세종시장, 김진태 강원지사, 김태흠 충남지사, 박완수 경남지사 등의 공천이 이미 확정됐다.
사실상 남은 것은 서울시장과 대구시장 정도다. 불리한 정치 여건상 오세훈 시장이 참여한 서울은 물갈이가 쉽지 않다. 결국 대구 정도다. 이 위원장으로서는 상징성이 강한 대구를 양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 위원장이 완강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 이정현 "정치 체질 개선"...물갈이 가능성 시사 = 이 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제가 일관되게 말씀드리는 것은 단 하나다. 세대 교체, 시대 교체, 그리고 정치의 체질 개선"이라며 "기업을 일으켜 본 경험, 투자를 결정해 본 책임, 일자리를 만들어 본 실행력, 이런 것을 갖춘 새로운 인물들이 정치의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이 제시한 새 인물의 기준은 기업을 해 봤거나 큰 조직의 장으로 투자를 결정해 본 사람, 정치 신인이다.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한 최은석 의원은 기업인 출신이고 이진숙 예비후보는 방송통신위원장을 맡은 경험이 있는 정치 신인이다. 일각에서 '이 후보와 최 의원의 경선설'이 흘러나온 배경이다.
조광한 최고위원은 이날 KBS 1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새로운 얼굴로 보수 우파 진영을 새롭게 끌고 가보자 하는 그런 희망에 대한 구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참신한 기업인 출신과 정치 신인이 한번 맞대결을 해보면 좋지 않겠느냐 하는 그런 아이디어를 충분히 저는 가질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기업인은 최 의원, 정치 신인은 이 후보로 추정된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대구시장 공천이 쉽지 않다. 주 의원이 강력히 반발하는 데다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5명을 제외한 지역 의원들은 지난 18일 국회에서 장동혁 대표를 만나 "낙하산식 공천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공천 방식 재검토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 김부겸 조만간 거취 결정...주호영 탈당 땐 한동훈 출마 가능성 = 이 위원장도 물러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자칫 혁신 공천은 말뿐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만에 하나 이 위원장이 자신의 생각을 밀어붙일 경우 복잡한 상황이 야기될 수 있다. 공천 갈등의 후폭풍이 거세게 몰아칠 수 있다.
당장 김 전 총리가 민주당 간판으로 대구시장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총리는 국민의힘 상황 등을 지켜보며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출마 여부를 결심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변수는 주 의원의 탈당 여부다. 컷오프설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주 의원이 만에 하나 현실화할 경우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조 최고위원은 이날 "6선에 국회부의장을 하신 분인데 '나 대구시장 하고 싶은데 자리 안 주니까 무소속으로 나가겠어'라는 게 굉장히 무책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주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결행하면 수성갑이 보궐선거 지역이 될 수 있다. 한동훈 전 대표의 등판이 가능해진다. 한 전 대표는 부산 출마를 적극 검토하고 있지만 수성갑으로 방향을 틀 수도 있다. 국민의힘의 전통적인 강세 지역인 대구에서 당선된다면 그 정치적 상징성과 파괴력이 크기 때문이다.
김 전 총리와 한 전 대표의 대구 출마 여부가 국민의힘의 대구 공천 상황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leejc@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