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요격 드론 '스팅'… 최대 시속 350km, 이란의 샤헤드 압도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의 요격 드론과 드론 전문가 팀이 요르단의 미군 기지를 보호하기 위해 현지에 파견됐다"고 말했다.
이란이 주변 아랍 국가들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미사일·드론 공격을 감행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의 요격 드론은 특히 이란의 드론 공격을 차단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이고 가성비가 뛰어난 대응책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발간된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목요일(5일) 미국이 (요격 드론 지원을) 요청했고, 우리 팀은 다음 날 출발했다. 이 팀은 곧 중동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 전쟁이 시작된 뒤 여러 중동 국가 지도자들로부터 드론 지원 요청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요청 국가에는 바레인과 아랍에미리트(UAE), 요르단, 쿠웨이트,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포함됐다고 한다.
그는 미국 기지 지원팀 이외에 또 다른 우크라이나 드론 전문가 팀이 곧 중동을 방문해 이란 드론을 어떻게 방어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NYT는 우크라이나 공군이 발표하는 자료와 자체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최근 우크라이나 군이 러시아의 자폭 드론 대부분을 격추하고 있다고 했다.
러시아는 지난 2월 약 5000대의 공격 드론과 미끼 드론을 발사했는데 우크라이나 군은 이 중 약 87%를 격추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2022년 2월 러시아의 전면 침략을 받은 이후 패트리엇 등 고가의 첨단 방공무기를 동원해 러시아 공습을 방어했다. 하지만 이 전술은 러시아의 탄도미사일을 방어하는 데는 아주 효과적이었지만 러시아 군이 자폭 드론을 대대적으로 활용하면서 어려움에 처했다.
러시아는 초기에는 이란에서 들여온 샤헤드 드론을 공격에 투입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이란으로부터 드론 제조 기술을 도입해 자체 제작에 나섰다. 이후 엄청난 드론 물량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쏟아붓고 있다.
이에 맞서 우크라이나는 중기관총이나 F-16 전투기에서 발사하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로켓, 전자전 교란 장비 등을 총동원했고, 그 중에서도 자체 개발한 요격 드론이 상당한 효과를 발휘했다.
스팅(Sting)이라는 이름의 이 요격 드론은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해 중앙에 돔 형태의 구조물이 있는 독특한 외형을 갖고 있다. 후방에 있는 조종사가 고글을 쓰고 1인칭 시점(FPV)으로 운용할 수 있어 정밀한 타격이 가능하고, 인공지능(AI) 자동유도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조종사가 목표물 근처까지만 비행시키면 AI가 최종 단계에서 정밀하게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
운용 고도는 최대 약 3000m이며 작전 거리는 25km, 비행 시간은 20~30분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드론 개발 업체인 와일드 호넷(Wild Hornets)이 설계했다.
대당 가격은 2100~2500 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패트리엇 최신형 요격미사일(PAC-3MSE)이 400만~600만 달러이고, 이란의 샤헤드 드론이 3만~5만 달러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가격 측면에서 월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팅 드론은 최대 속도가 시속 약 350km에 달해 180km 정도인 샤헤드를 압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가 미국과 중동 국가들에게 요격 드론 전수를 적극 추진하는 것은 이들 국가들로부터 값비싼 패트리엇 시스템 등을 지원받기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란 전쟁 발발로 인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군사적 지원이 줄어들 것을 크게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패트리엇 미사일은 전 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을 빚고 있어 향후 러시아의 탄도미사일 공격에 더욱 취약해 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안드리우스 쿠빌리우스 유럽연합(EU) 방위·우주 담당 집행위원에 따르면 이란 전쟁 시작 이후 지금까지 중동 국가들은 이란의 탄도미사일과 드론을 요격하기 위해 800발 이상의 패트리엇 미사일을 사용했다.
우크라이나가 지난 4년이 넘는 전쟁 기간 동안 서방 국가들로부터 받은 최신형 패트리엇 미사일이 약 600발 정도라고 한다.
NYT는 "지난해 전 세계 군대에 인도된 패트리엇 미사일은 역대 최대 규모였지만 그 수량은 620발에 불과했다"며 "이란 전쟁은 우크라이나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방어 무기 공급을 끊을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는 중동 국가들에 요격 드론을 제공하는 대신 러시아의 탄도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한 더 강력한 방어 시스템을 제공받는 거래를 제안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