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캡틴' 손흥민을 떠나보낸 토트넘 홋스퍼는 더 이상 EPL '빅6' 중 하나인 예전의 토트넘이 아니다. 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지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강등이라는 벼랑 끝에 섰다.
토트넘은 6일(한국시간)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9라운드에서 크리스털 팰리스에 1-3으로 역전패했다. 토트넘은 리그 5연패, 11경기 연속 무승(4무 7패)의 늪에 빠졌다. 9라운드까지만 해도 3위였던 팀은 어느새 승점 29, 16위까지 떨어졌다. 강등권 최상단인 18위 웨스트햄(28점)과는 승점 1점 차로 다음 라운드 결과에 따라 곧장 강등권으로 추락할 수도 있다.

전반 34분 솔란케가 아치 그레이의 패스를 받아 선제골을 넣었을 때만 해도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4분 뒤 미키 판더펜의 페널티 박스 파울과 레드카드에 이어진 이스마일라 사르의 페널티킥 실점으로 경기의 축이 완전히 무너졌다. 수적 열세에 빠진 토트넘은 전반 추가시간 라르센에게 역전골, 사르에게 쐐기골까지 허용하며 순식간에 1-3으로 뒤집혔다.
토트넘의 추락 원인은 주축 선수 몸 관리 실패다. 데얀 쿨루세브스키, 제임스 매디슨, 로드리고 벤탕쿠르, 모하메드 쿠두스 등 핵심 자원 상당수가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겨울 이적시장에서의 보강도 미미했다. 이미 얇아진 스쿼드는 줄부상 속에서 더 허약해졌다.
벤치에서도 혼선은 계속됐다. 토트넘은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끈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내보내고, 토마스 프랑크 감독 체제로 새 시즌을 시작했다. 그러나 프랑크 역시 선수단 신뢰를 얻지 못한 채 조기 경질됐고, 뒤이어 유벤투스에서 팀을 이끌었던 이고르 투도르가 임시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짧은 시간 안에 감독이 잇따라 바뀌면서 전술적 일관성은 사라졌고, 선수들의 움직임은 조직력보다 즉흥성에 기대는 장면이 늘었다.

구조적인 문제도 겹친다. 토트넘은 오랫동안 '짠돌이 구단' 이미지를 안고 살아왔다. 유대계 자본을 기반으로 재정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왔지만, 그 과정에서 과감한 투자와 '완성형 스타' 영입에는 인색했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토트넘 출신 가레스 베일은 BBC 인터뷰에서 "토트넘은 사업적 관점에서 너무 조심스럽다"며 "완성형 선수를 데려오지 않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손흥민의 공백은 단순히 173골을 책임지던 득점원의 이탈이 아니다. 지난 시즌까지 토트넘의 공격과 수비를 동시에 묶어주던 정신적 지주, 흔들릴 때마다 팀을 다시 세우던 '캡틴'의 부재가 이번 시즌 위기에서 더욱 크게 드러나고 있다.
옵타를 비롯한 데이터 업체들은 여전히 토트넘의 강등 가능성을 두고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평가한다. 팬들뿐 아니라 영국 공영방송 BBC를 포함한 현지 언론에서도 토트넘 강등 시나리오는 더 이상 농담이 아니라 진지한 토론 주제가 됐다.
psoq133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