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6월에 조별리그 1·2차전…멕시코 당국 "개최지 변경 없어"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을 넉 달 앞둔 가운데 멕시코 할리스코주가 마약 카르텔 보복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국 대표팀이 조별리그 1·2차전을 치를 사포판의 에스타디오 아크론을 포함해 과달라하라 일대는 폭력과 화염, 총격이 뒤섞인 전쟁터 같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사태는 지난 22일 멕시코군이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 두목 네메시오 오세게라 세르반테스, 일명 '엘 멘초'를 사살하면서 시작됐다. 조직원들은 보복에 나서며 도로와 상가를 방화하고 군경과 총격전을 벌였다. 현지 언론과 해외 보도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최소 70명이 사망했고, 군인과 국가방위대도 희생됐다. 카르텔은 군인 사살 시 현상금을 지급하겠다는 협박까지 벌였다.

폭력 사태는 스포츠 일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사포판 에스타디오 아크론에서 열릴 예정이던 치바스 과달라하라와 클럽 아메리카의 엘 클라시코가 취소됐고, 대중교통 운행 제한과 학교 휴교 등 최고 수준의 경계 태세가 발령됐다.
멕시코 정부는 월드컵 개최에는 차질이 없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은 25일(한국시간) 기자회견에서 "2026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을 치르는 데 필요한 모든 안전을 제공할 것"이라며 "멕시코를 찾는 팬들에게 위험은 없다"고 말했다.

할리스코주 파블로 레무스 주지사도 FIFA 관계자들과 협의했다며 개최지 변경 가능성을 일축했다. 레무스 주지사는 "FIFA는 멕시코 내 세 곳 경기장을 없앨 의사가 전혀 없다고 했다"며 "멕시코시티, 몬테레이, 사포판 경기장은 그대로 유지된다"고 밝혔다. 월드컵 조직위원회도 공식적으로 멕시코 당국의 안전 관리 능력을 신뢰한다고 발표했지만, 내부적으로는 치안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대표팀은 사포판 에스타디오 아크론에서 조별리그 1차전(6월 11일 플레이오프 D 승자)과 2차전(6월 18일 멕시코)을 치른다. 우루과이, 콜롬비아, 스페인도 사포판에서 경기를 치른다.
국제 축구계에서는 멕시코 치안 상황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럽 축구계 일부에서는 "지금 현지 상황을 보면 월드컵 기대감을 갖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으며, FIFA 내부에서도 "안전이 보장되지 않으면 경기 장소 변경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비공식 발언이 흘러나오고 있다.

관건은 3월 예정된 대륙 간 플레이오프다. 사포판과 과달라하라 일대에서 열릴 자메이카와 뉴칼레도니아 경기들이 정상적인 환경에서 치러질 수 있느냐가 월드컵 본선 안전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멕시코 정부는 2000명 규모의 군 병력과 장갑차를 배치해 치안 강화 계획을 밝혔지만, 월드컵 개최 도시가 군사 작전지 같은 모습으로 드러나면서 출전국과 팬들의 불안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우리가 원하는 것은 전쟁이 아니라 평화"라고 강조하며 치안 정상화를 약속했지만, '엘 멘초' 사망 이후 드러난 멕시코 치안은 월드컵 개막이 다가올수록 불안 요소로 남게 됐다.
zangpab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