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지난 1월 엔화가 급락했을 때 미국과 일본 당국이 실시한 '레이트 체크(환율 점검)'는 일본 측 요청에 의한 것이 아니라 스콧 베선트 美재무장관이 주도한 것이라고 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일본의 '정치 공백'으로 시장이 불안정해져 엔화 급락 여파가 글로벌 외환·채권시장으로 파급되는 것을 경계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 측 요청이 있었다면 미일 협조 외환 개입도 검토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 엔화 매도·채권 매도의 연쇄 우려
시장에서는 일본의 2월 중의원 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내세운 소비세 감세 공약 등으로 재정이 악화되고 금융 완화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부상했다. 이로 인해 엔화 매도와 일본 국채 매도가 연쇄적으로 이어지는 이례적 상황이 발생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1월 23일 미국 재무부 요청으로 외환 개입의 전 단계인 레이트 체크를 실시했고, 1달러=158엔대였던 환율은 하락이 멈추고 엔화는 155엔대로 급등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복수의 미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베선트 장관은 "일본 총선 전 정치적 공백 속에서 일본 채권 시장에서 나타난 신호를 세계 시장이 잘못 해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유럽의 금리 상승 등 세계 시장으로의 파급을 우려해 그가 주도적으로 이례적인 레이트 체크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 "동맹국 안정 위해 미국 경제력 활용"
당시 일본 재무성은 미국 측에 레이트 체크나 엔화 매수 개입을 요청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 고위 관계자들은 베선트 장관의 조치가 "동맹국의 안정을 위해 미국의 경제력을 활용할 준비가 있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선트 장관 측 인사는 1월 레이트 체크가 실제 외환 개입의 전 단계였으며, 일본 측 요청이 있었다면 엔화 매수·달러 매도 방식의 미일 협조 개입도 검토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메커니즘을 중시하는 미국 당국은 전통적으로 외환 개입에 신중한 입장이지만, 협조 개입 검토 자체가 투기적 변동성에 대한 강한 경고가 된다는 설명이다.
1월 중순부터 하순까지 일본 신규 40년물 국채 금리는 처음으로 4%대를 기록했다. 채권 매도세는 미국 시장에도 전파돼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도 한때 4.3%대로 오르며 5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1월 23일 레이트 체크 이후 채권 시장에서는 세계적으로 금리 상승세가 둔화됐고, 미국 장기금리는 이후 4.0%대로 내려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의 총선 압승으로 '정치적 공백'이 해소되고 일본의 재정·금융정책 운영이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당국은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의 통화정책 운영에도 신뢰를 표명하고 있다.
미국 측은 향후 대응책에 대해 일본과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현재 시장이 안정돼 구체적 조치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goldendo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