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지지자, 탄식·분노에 눈물…"정치 판사" 반감 표출
사형 촉구 촛불 든 시민도 불만
[서울=뉴스핌] 고다연 나병주 기자 = "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사형을 시켜야지, 이게 뭐 하는 짓이야."
19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되자 시민 반응은 엇갈렸다. 윤 전 대통령 지지자는 탄식과 분노가 뒤섞인 고함에 눈물을 보였다. 12·3 비상계엄은 내란이라고 보며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촉구했던 시민들은 재판부를 향해 거침없는 말은 쏟아냈다.

◆ 선고 전부터 尹 지지자 모여 집회…무기징역 선고에 '격앙'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날 오전부터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인근에 모였다. 오후 3시 열리는 1심 선고를 지켜보기 위해서다. 이들은 이른 시간부터 '공소 기각', '윤 어게인'을 연호했다.
선고 전부터 법원 주변은 지지자들과 경찰 인력, 경찰 차량으로 북적여 걷기 힘들 정도였다.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지하철 2호선 서초역과 교대역 사이 도로, 서울중앙지법 인근 도로 등에서 집회를 이어갔다. 이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붉은색 아이템을 착용했으며, 어린 자녀를 데리고 오거나 반려동물과 함께 나온 이들도 있었다.
경찰은 바리케이드와 경찰 버스 등으로 서울중앙지법 주변 도로를 통제했다. 도로에 마련된 자리가 부족해 인도까지 집회 참여자들이 모이자 경찰들이 주황색 통제선을 들고 통행로를 마련했다. 선고 시각이 다가올수록 인원이 점점 늘어나 1000명이 넘는 인원이 모였다.
전광판을 통해 선고 생중계를 지켜보던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재판부가 윤 전 대통령 혐의에 대한 판단을 설명할 때 야유를 보내거나 작게 환호했다.
재판부가 대통령도 국헌 문란 목적의 내란죄를 저지를 수 있다고 판시하는 등 윤 전 대통령에 대해 불리한 판단이 이어지자 한 지지자는 "나오는 얘기가 심상치 않다"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일부 지지자들은 선고를 진행하는 지귀연 재판장을 향해 판사 자격이 없다거나 "정치 판사"라며 강한 반감을 표출했다.
1시간 가량 이어진 재판부 설명이 끝나고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무기징역이 선고될 때는 격앙된 반응이 나왔다. 곳곳에서 욕설이 들렸다. 눈물을 흘리거나 울먹이는 지지자들도 보였다.
한국사 강사 출신 보수 유튜버 전한길 씨는 선고 이후 전광판 아래 무대에 올라 "윤석열 대통령님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합니다"라고 외쳐 호응을 얻었다. 전씨는 "윤석열 대통령 2심, 3심 가기도 전에 이재명 정권이 먼저 끝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지자들은 선고가 끝난 후에도 자리에 남아 큰 소리로 "윤석열 대통령"을 외쳤다.
◆ 촛불든 시민단체 "사형 촉구"
서울중앙지법 근처에 있는 대검찰청 앞에서는 윤 전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며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이 모였다. 이들은 따뜻해진 날씨에 일부는 반팔만 입고 '내란수괴 윤석열에게 사형을 선고하라', '내란세력 최후보루 조희대를 탄핵하라' 구호를 외쳤다. 집회 주최 측인 시민단체 '촛불행동' 추산 약 3600명이 모였다.
이들은 '조희대를 탄핵하라', '법비들을 응징하자'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삼삼오오 모여 기념촬영을 했다. 50대 김부미 씨는 "이번에 일벌백계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제2, 제3의 윤석열이 또 나타날 수 있다"며 "대한민국에서 계엄령으로 겁박하는 지도자가 다시 나오지 않도록 미래 세대를 위해서라도 사형이 선고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버지와 함께 현장을 찾은 최모(17)군은 "국민에게 총구를 겨눈 대통령은 반드시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 오늘 이 자리에 나오게 됐다"며 "당연히 무기징역 혹은 사형이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그 외의 판결이 나온다면 그건 국민에 대한 도전이자 반역"이라고 강조했다.

오후 3시 선고가 시작되자 시민들은 지귀연 재판장 한마디 한 마디에 일희일비했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유죄 판단 근거가 충분하다고 할 땐 환호성이 터져 나왔지만 허술함 등을 이유로 장기독재 시도로 보기 어렵다고 하자 곧바로 욕설이 난무했다.
지 재판장이 선고를 앞두고 양형 이유를 설명할 때 현장 분위기는 급격하게 험악해졌다. 지 재판장이 윤 전 대통령의 계엄에 대해 실패로 돌아갔고, 윤 전 대통령이 고령인 점을 언급하자 시민들은 소리를 지르며 불안감을 나타냈다.
그리고 오후 4시 2분쯤 무기징역 선고가 내려지자 현장은 좌절과 분노로 가득 찼다. 지 재판장을 향해 "장난하냐, 어느 나라 사람이냐"며 소리를 질렀고 욕설을 뱉는 시민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이날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이번 선고는 지난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이후 443일만에 이뤄졌다.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혐의로 함께 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징역 30년,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은 징역 18년, 조지호 전 경찰청장은 징역 12년,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은 징역 10년, 목현태 전 서울경찰청 국회경비대장은 징역 3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gdy10@newspim.com, lahbj1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