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030년 핵탄두 1000기 가능"…군비통제 공백 속 전략 불확실성 확대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중국이 남서부 내륙 산악지대에서 핵 관련 시설을 대거 확장하며 핵전력 현대화 속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러시아 중심의 기존 핵군축 질서가 약화되는 가운데 중국까지 핵 능력 증강에 나서면서, 글로벌 군비 통제 체제가 구조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5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는 위성사진 분석을 근거로 중국 쓰촨성 산악 지역 여러 곳에서 비밀 핵시설이 확장·개보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시설들은 미·중 전략 경쟁 심화에 대비한 핵전력 증강 및 생존성 강화 전략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보도에 따르면 대표적 지역인 쓰촨성 쯔퉁(梓潼) 계곡에서는 최근 신규 벙커와 방호 시설이 건설된 정황이 확인됐는데, 복잡하게 설치된 배관망은 고위험 핵물질을 다루는 시설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또 다른 계곡의 핑퉁(平通) 시설은 이중 철책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핵탄두 핵심 구성 요소인 플루토늄 코어를 제조하는 장소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약 110m 높이 환기 굴뚝을 갖춘 주요 건물은 최근 환기 및 열 분산 설비가 추가되는 등 대대적인 개보수를 거쳤다.

◆ 냉전기 '삼선 전략' 거점, 최근 7년 새 확장 가속
해당 시설은 1960년대 마오쩌둥 시기 추진된 '삼선(Third Front)' 전략의 산물로, 미국이나 소련의 공격에 대비해 군수·핵 산업을 내륙 깊숙한 산악지대로 분산 배치하기 위해 건설됐다.
냉전 완화 이후 상당수 시설이 축소됐지만, 최근 약 7년 사이 시설 확장 속도가 다시 빨라졌다는 평가다.
중국은 인근 몐양(綿陽) 지역에 실제 핵폭발 없이 핵탄두 설계를 연구할 수 있는 대형 레이저 점화 연구시설도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핑퉁 시설 구조가 미국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 등 기존 핵보유국의 핵탄두 핵심부 '피트(pit)' 생산시설과 유사한 설계라고 분석했다.
쯔퉁 지역에서는 핵물질 연쇄반응을 유도하는 고성능 폭약 실험이 진행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지리공간정보 분석 전문가 레니 바비아즈 박사는 "중국 내 핵시설 변화는 글로벌 강대국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국가 목표와 부합하며, 개별 시설은 퍼즐 조각처럼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급속한 핵 인프라 성장이라는 패턴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2019년 이후 변화가 두드러졌다고 덧붙였다.
◆ 美 "중국 핵탄두 2030년 1000기 전망"…군비통제 공백 속 전략 불확실성 확대
미국은 중국의 핵전력 확대를 주요 안보 도전으로 규정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2024년 말 기준 중국이 600기 이상의 핵탄두를 보유했으며, 2030년까지 약 1000기로 증가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절대 규모는 미국과 러시아보다 작지만, 증가 속도가 빠른 만큼 전략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MIT 핵안보정책센터 연구진은 "실질적인 군비통제 대화가 없는 상황에서 각국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중국의 핵 인프라 재가동이 미국과 러시아 중심의 기존 양자 군축 틀을 사실상 다자 경쟁 구도로 전환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하버드 케네디스쿨 연구자들은 "위성사진만으로 생산 규모를 단정하기 어렵지만, 시설 확장 자체가 전략적 신호임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미국 측은 향후 군비통제 협정에 중국 참여가 필수라고 보지만, 중국은 이에 소극적 태도를 보여 핵 질서 재편을 둘러싼 긴장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 국방부 중국·대만 담당 전직 부차관보 마이클 체이스는 "중국은 핵을 앞세운 미국의 협박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위치를 확보하고자 하며, 특히 대만을 둘러싼 재래식 무력충돌 발생 시 핵태세가 전략적 억제 수단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kwonji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