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경영본부장 '읽기' 수준에 그쳐...'혁신 의지' 의구심만 키웠단 비판만
[대전=뉴스핌] 김수진 기자 = 이장우 대전시장이 "시민 막을 거면 운영 말라"며 사실상 최후통첩을 던진 대전시설관리공단 경영혁신안의 기자 브리핑 자리에 정작 공단 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대적 개혁을 요구받은 사안임에도 이사장이 아닌 신임 경영본부장이 대신 나서면서 책임성과 무게감 모두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전시설관리공단은 12일 오전 시청 기자실을 찾아 '경영혁신안' 관련 차담회를 열었다. 그러나 이날 브리핑에 참석한 이는 이상태 이사장이 아닌 이홍석 상임이사 겸 경영본부장이었다. 이 본부장은 시설 활성화, 서비스 개선, 운영 효율화, 안전관리 강화 등 4대 분야 45개 혁신 과제를 설명했다.

문제는 이 자리의 성격이다. 이번 혁신안은 단순 내부 개선 계획이 아니라 이장우 시장이 공개 회의에서 시설공단을 정면 질책하며 "한 달 내 혁신안을 제출하라"고 직접 지시한 사안의 후속 조치다.
앞서 이 시장은 지난 1월 확대간부회의에서 축구장 등 공공시설 시민 이용 제한 문제를 강하게 질타하며 "직원 편의나 노조 논리로 시민 이용을 막을 거면 차라리 운영하지 말라", "개선되지 않으면 운영권 회수와 조직 개편까지 검토하라"고 경고했다. 시설공단 존립 방식 자체를 문제 삼은 극히 이례적인 공개 경고였다.
이처럼 시장의 혁신 메시지가 강하게 실린 사안임에도 이날 브리핑은 수장 책임 설명이 아닌 실무급 설명회에 그쳤다. 더욱이 이날 브리핑은 당초 차담회 형식으로 예고됐음에도 이장우 시장의 긴급 기자회견을 이유로 보도자료를 일방 전달하는 방식으로 갈음하려다 <뉴스핌> 항의로 예정된 설명회가 뒤늦게 진행됐다.
이홍석 본부장은 "이사장은 부득이 '설 행사' 참석하게 됐다"며 "그래서 제가 오늘 브리핑하는 것으로 시장께도 말씀드렸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시설공단의 대대적인 개혁안을 공식적으로 설명하는 자리인 만큼, 일정 조율 없이 불참한 것은 책임 있는 태도로 보기 어렵다는 반응이 기자실 안팎에서 제기됐다.
더욱이 이날 브리핑을 맡은 이홍석 본부장은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인사다. 그는 과거 대전시 기획조정실 기획관을 지낸 뒤 이달 3일 공단 경영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간의 공단에서 발생했던 문제점에 대해 책임을 지고 개혁을 추진해야 할 기존 경영진이 아니라 막 합류한 본부장에게 해명과 설득을 맡겼다는 점에서 '방패막이'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로 질의응답 과정에서 한계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홍석 본부장은 '시민 복리 증진과 조직 경쟁력 향상'을 목표로 45개의 다양한 혁신과제를 내세웠지만 정작 시민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지하도상가 정상화 문제, 야구장 운영 계획, 상가 발전협의회 구성 실태 등 핵심 현안에 대해선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이 본부장은 준비된 보도자료을 읽는 데 그치거나 "잘 모르겠다" "파악해보겠다", "소관 담당자를 연결해 주겠다" 등의 말만 반복했다.
때문에 이날 차담회는 '시설관리공단이 얼마나 바뀔 것인가' 보다 '정말 바뀔 의지가 있는가'라는 의문을 더 키운 자리가 됐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시장의 강도 높은 경고 이후 첫 공식 설명 자리에서조차 책임자가 전면에 서지 않았다는 점에서 공단 개혁의 진정성과 실행력을 동시에 의심하게 만들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시설 운영 전반의 책임 구조와 이번에 제시된 혁신안이 실제 현장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 지는 향후 공단의 후속 조치와 추가 설명 과정에서 다시 검증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nn0416@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