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정당 지지·반대는 원칙 위배...대통령 옳아"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헌법상 '정교분리' 원칙을 놓고 학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법학자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정교분리 원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는가 하면, 한편에서는 "이 대통령이 헌법 원칙을 옳게 분석했다"며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전윤성 미국 뉴욕주 변호사(숭실대 국제법무학과 겸임교수)는 22일 "이 대통령이 헌법에 나오는 정교분리 개념을 잘 모르는 것 같다"며 "우선 헌법 제20조 1항은 기본권을 말하는 것이고 2항은 국교 설립 금지에 관한 이론이다. 상호 보완적이지, 대립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헌법 제20조 1항은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고 설명하며 2항은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전 변호사는 해당 조문의 '정교분리' 용어에 대해 설명한 논문인 '헌법 제20조 제2항 정교분리 규정의 개정방향에 대한 연구'를 충남대학교 학술지인 '법학연구'에 지난해 8월 게재했다.
논문에 따르면 우리나라 제헌헌법 초안의 모델이 된 미군정청의 '우드월 헌법초안(The Constitution of Korea)'과 '조선 인민의 권리에 관한 포고(Proclamation on the Rights of the Korean People)'의 영어 원문에 '종교와 정치의 분리(separation of religion and politics)'라는 문구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조선 인민의 권리에 관한 포고'의 영어 원문에는 '교회와 국가의 분리(separation of church and state)'만이 규정돼 있다.
전 변호사는 "국교분리가 정교분리로 번역되며 한자로 '정사 정(政)'자를 사용하는 바람에 다른 나라에는 없는 종교의 정치에 대한 관여를 포괄적으로 분리시키는 관념이 생긴 것"이라며 "이 대통령의 논리대로라면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도 정교분리를 중대하게 위반하고 있는 데 언급이 없다"며 "자기 편이 아니니까 공격을 한다는 인상을 받는다"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 발언에 찬성하는 법학자의 의견도 나왔다. 최종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는 "헌법은 국교를 인정하지 않으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며 "2022년말에 헌법재판소가 육군 훈련소 내에서 종교행사 참석을 강요한 조치에 대해 위헌 판결을 했다. 공권력이 특정한 종교를 장려하거나 억제하는 것 모두 정교분리 원칙 위배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와 별개로 국가와 종교 간의 밀접한 결합을 초래할 경우도 정교분리 위배"라며 "사찰에서 국립공원 입장료를 문화재 관람료 명목으로 징수한 것도 특정 종교에 대한 편향이라며 이제는 없어졌다. 공권력의 종교 탄압도 금지되지만 종교가 정치나 공권력을 이용하는 것도 금지"라고 강조했다.
최 변호사는 종교인이 설교·강연에서 특정 정당에 대한 찬반을 표하는 것도 정교분리 위배로 봤다.
그는 "대통령을 욕하든 민주당에 표를 몰아주면 안 된다고 하든 반대 세력의 이익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점을 비판하는 것은 정교분리 원칙을 실행해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할 수 있는 발언"이라며 "마찬가지로 국민의힘에 대한 공격도 같은 논리가 적용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종교 인사들이 종교 행사에서 특정 정치 집단에 대한 편애를 드러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대통령은 지난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정교분리 원칙을 언급하며 개신교 목사들의 정치 발언을 하는 것에 대해 "조직적으로 종교적 신념을 정치적 도구로 활용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신천지와 통일교를 거론한 후 "개신교는 대놓고 조직적으로 하지는 않았는데 최근에 생겨나고 있다"며 "심지어는 설교 시간에 '이재명을 죽여라. 그래야 나라가 산다'라고 반복적으로 설교하는 교회도 있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정교분리 원칙이 깨지는 이러한 일은 결코 있어선 안 된다"면서 "반드시 엄정하게 처벌해야 하고, 이번 기회에 법률도 보완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calebca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