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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농협 내부통제 붕괴"…강호동 회장 보수·경비 집행 '도마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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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농협중앙회 특별감사' 중간 브리핑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고액 연봉 수령 등 논란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농림축산식품부 실시한 특별감사에서 농협중앙회의 내부통제와 책임경영 체계가 전반적으로 무너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의 과도한 보수와 직상금 집행, 경비 사용의 불투명성 그리고 임직원 비위에 대한 온정적 징계 관행이 복합적으로 확인되면서 농협 지배구조 전반에 대한 근본적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8일 농협중앙회와 농협재단을 대상으로 실시한 특별감사 중간 결과를 발표하고, 기관 운영 전반에서 법령 위반 정황과 구조적 관리 부실이 다수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이후 농협을 둘러싼 각종 비위 의혹이 반복 제기된 데 따른 조치로, 농협중앙회와 농협재단 두 곳을 동시에 대상으로 진행됐다.

김종구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8일 농협중앙회와 농협재단을 대상으로 실시한 특별감사 중간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농림축산식품부] 2026.01.08 plum@newspim.com

특별감사는 지난해 11월 24일부터 12월 19일까지 20일간 실시됐으며, 변호사와 회계사 등 외부 감사위원 6명을 포함해 총 26명이 투입됐다.

농식품부는 감사 과정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익명제보센터를 운영했고, 감사 기간 동안 매주 감사 추진 상황 점검 회의를 열어 정보 공유와 교차 점검을 병행했다.

감사 결과, 농협중앙회의 내부통제 기구는 제도적 취지와 달리 형식적으로 운영돼 온 것으로 드러났다.

임원 추천을 담당하는 인사추천위원회는 다양한 농업인 단체와 학계 추천을 받아야 하지만, 실제로는 일부 단체와 학계만을 대상으로 후보를 추천받아 제한적이고 폐쇄적으로 구성·운영돼 왔다.

이사회 역시 이러한 추천안을 실질적 검증 없이 형식적으로 의결해 왔다는 지적이 나왔다.

조합감사위원회의 독립성 훼손도 주요 문제로 지적됐다. 조합감사위원회는 법상 인사 독립성이 보장돼 있음에도, 부회장에게 인사 서열을 보고하고 중앙회 인사부서가 승진 규모를 검토·조정하는 방식으로 운영돼 감사 기능이 사실상 무력화됐다는 게 감사단의 판단이다.

실제로 징계 심의 대상에 해당하는 사안 74건은 징계심의회에 부의조차 되지 않았고, 211건은 징계 대신 주의 처분에 그쳤다. 조합장에 대한 경징계 27건 가운데 최소 6건은 성희롱이나 업무상 배임 등 중징계 사안에 해당함에도 경징계로 처리된 것으로 확인됐다.

임직원 비위에 대한 징계 역시 온정적으로 이뤄졌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농협중앙회는 임직원 범죄 행위에 대해 고발을 원칙으로 하고 있음에도, 2022년 이후 징계한 21건 가운데 범죄 혐의가 있는 6건에 대해 인사위원회를 열어 고발 여부를 심의하지도, 실제 고발 조치를 취하지도 않았다.

성희롱 등 중대한 비위 사건을 다룬 인사위원회는 내부 남성 직원 중심으로 구성돼 있었고, 인사부서가 사전에 검토한 징계 수위를 그대로 추인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자금과 경비 집행 부문에서는 농협중앙회장의 책임 문제가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감사 결과, 농협중앙회가 회원조합에 지원하는 무이자자금은 2024년 일반 조합의 경우 7.6% 증가에 그친 반면, 조합장이 중앙회 이사로 재임 중인 이사조합에는 26.3% 증가하는 등 특정 조합에 편중 지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서울시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열린 2025년 농협RPC전국협의회 정기총회에서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농협중앙회] 2025.05.15 plum@newspim.com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의 해외 출장 경비 집행도 도마에 올랐다. 중앙회장은 해외 출장 시 숙박비 상한이 250달러(현재 시세 약 36만원) 정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1박당 적게는 50만원에서 많게는 186만원까지 상한을 초과해 집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상한 초과 집행에 대한 특별한 사유는 명시되지 않았다. 업무추진비 역시 정보공개법상 공개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카드가 비서실에 배정돼 있다는 이유로 사용 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었다.

비상임 이사와 감사, 조합감사위원에게 지급되는 활동수당도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매월 300만~400만원의 정기 활동수당 외에도 특별활동수당이 활동 내역이나 증빙 서류 없이 매년 정기적으로 지급돼 왔다.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을 둘러싼 과도한 보수 구조는 추가 감사의 핵심 사안으로 분류됐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중앙회장은 농민신문사 회장을 겸임하며 농협중앙회로부터 연간 약 3억9000만원의 실비와 수당을 받고, 농민신문사로부터는 연간 3억원이 넘는 연봉을 수령하고 있다.

여기에 퇴직 시에는 농협중앙회에서 별도의 퇴직공로금까지 수령하는 구조다. 농식품부는 이 같은 보수·퇴직금 수령 방식이 적정한지 여부를 법률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또 중앙회장을 포함한 임원들이 별다른 제한 없이 집행해 온 직상금도 문제로 지적됐다. 2024년 한 해 동안 중앙회장이 집행한 직상금은 10억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고, 임원 전체로는 약 13억원 규모에 달했다.

신임 이사에게 포상금으로 구입한 태블릿PC를 개인 소유로 귀속시키고, 정기대의원대회 참석 조합장 전원에게 고가 휴대전화를 지급한 사례 역시 추가 검토 대상에 올랐다.

농협중앙회 전경 [사진=농협중앙회] 2025.12.26 plum@newspim.com

농식품부는 이 같은 감사 결과를 토대로 법령 위반 정황이 있다고 판단된 2건에 대해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했다. 사실관계가 확인된 65건(농협 43건, 농협재단 22건)에 대해서는 확인서를 받았으며, 처분 사전 통지와 이의 신청 절차를 거쳐 이달 중 최종 감사 결과를 확정·공개할 예정이다.  

금품 선거 의혹과 임직원 금품 수수, 청탁금지법 위반 등 38건에 대해서는 추가 감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농식품부는 향후 국무조정실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이 참여하는 범정부 합동감사 체계 구축도 검토하고 있다.

회장 권한에 대한 견제 장치와 내부통제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손보지 않는 한 농협 개혁은 반복된 감사와 처벌의 악순환을 벗어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김종구 농식품부 차관은 "제기된 비위 의혹 등을 보다 철저히 감사하고 근본적인 제도 개선을 추진해 농협이 새롭게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plu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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