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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를 둘러싼 엄혹한 현실...'트럼프는 포기를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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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덴마크와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는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편입 구상에 대해 "매각 대상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동시에 북극 방위 예산을 늘리며, 논란이 자연스럽게 사그라들기를 기대해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그린란드 내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집착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시간) 전했다.

이 같은 인식 변화 속에 그린란드 수도 누크에서는 미국과의 직접적인 대화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독립 성향 정치인인 아키-마틸다 회그담 의원은 "대다수 그린란드인들은 미국과의 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때 비현실적으로 여겨졌던 미국의 그린란드 장악 시나리오는 최근 들어 보다 현실적인 위협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군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후 이러한 우려가 더욱 증폭됐으며, 백악관 역시 그린란드를 무력으로 확보할 가능성을 명확히 배제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그린란드 편입 구상을 표현한 일러스트 이미지. 이미지는 구글 제미나이 나노 바나나 생성 AI 이미지. [사진= 구글 제미나이]

이와 관련해 마코 루비오 장관은 지난 5일 비공개 의회 브리핑에서 군사 침공이 임박했다는 해석을 일축했다. 그는 미국의 목표는 덴마크로부터 그린란드를 매입하는 것이라며, 덴마크 측 요청에 따라 이번 주 워싱턴에서 덴마크·그린란드 정부 관계자들과 회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가 미국의 국가 안보에 필수적이라고 주장해 왔다. 이에 대해 덴마크 정부는 이미 미군이 그린란드에 주둔하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방위 협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덴마크 당국은 워싱턴과의 협의를 통해 긴장을 완화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덴마크 국제연구소의 울릭 프람 가드 선임연구원은 "루비오 장관과의 회담 요청은 이러한 전략을 한 단계 끌어올린 조치"라고 평가했다.

그린란드 내부 여론은 엇갈린다. 다수는 덴마크로부터의 독립을 지지하지만, 미국 편입에는 부정적이다. 실제로 최근 총선에서는 미국 편입에 반대하는 중도우파 정당이 제1당에 올랐고, 여론조사에서도 그린란드인 다수는 미국의 일부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독립을 조기에 추진하자는 제2당 일각에서는, 덴마크를 떠날 경우 미국과의 협력 가능성을 타진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도 의견은 갈린다. 누크 항구에서 만난 어부 토미 라르센 씨는 "덴마크 왕국을 떠날 이유가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을 "무례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크레인 기사 사이먼 요세프센 씨는 "덴마크가 그린란드를 충분히 대우하지 않았다는 불만도 있다"며 미국이 새로운 투자를 유치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린란드는 미국 미사일 경보·방어 체계의 핵심 거점으로, 빙하가 녹으면서 상업·군사 항로로서의 전략적 가치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그린란드를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핵심 광물 자원에 대한 접근 필요성도 강조해 왔다. 이에 덴마크는 미군 추가 주둔과 광물 채굴권 확대를 제안하며 대응하고 있으며, 최근 수년간 함정과 항공기 도입 등 군사비 지출도 크게 늘렸다.

국제사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랐다. 유럽 정상들은 전날(6일) 공동 성명을 통해 "북극 안보는 북대서양조약기구의 집단적 과제"라며, 그린란드의 미래는 덴마크와 그린란드만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의 장-노엘 바로 외무장관도 "그린란드는 매물도, 강탈의 대상도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미 의회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공화당 중진인 미치 매코널 상원의원은 그린란드 장악을 둘러싼 행정부의 "위협과 압박은 보기 흉할 뿐 아니라 역효과를 낳는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선택할 수 있는 경로가 많지 않다고 분석한다. 군사 점령은 현실적으로 가능하더라도 나토 균열과 국제적 반발을 초래할 수 있고, 매입은 덴마크와 그린란드 정부의 동의 없이는 불가능하다. 또 다른 선택지는 그린란드의 완전 독립을 지지한 뒤, 미국이 마셜제도와 맺은 것과 유사한 '자유연합협정(COFA)'을 체결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미국은 현지에 군사 자산을 배치할 수 있는 대신, 무역·보호·기초 서비스 제공을 책임지게 된다.

다만 그린란드 현지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메시지가 일관되지 않다는 혼란도 커지고 있다. 그린란드대의 북극 안보 전문가 예페 스트란즈비에르 교수는 "그린란드인들에게는 '우리가 돌봐주겠다'고 말하면서, 다른 나라들에는 '통제하고 장악해야 한다'고 말한다"며 이중적 태도를 지적했다.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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