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징금 산정 기준 및 규모 재면 재검토 주장
차기 위원장 및 집행부 중장기 대응 예고
노조·정부 갈등 확산 우려, 합의점 논의 관건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2조원 규모의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과징금 2차 제재심을 앞둔 가운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금융당국을 향한 강경 투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과징금 규모는 물론, 산정 기준도 비정상적이라며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윤석구 위원장 등 2월 임기를 시작하는 28대 집행부는 ELS 과징금 사태를 10만 금융노동자(노조원)에서 모든 책임을 넘기는, 심각한 '위협'이라고 반발하며 중장기 대응을 예고했다. 최종 과징금 규모에 따라 노조와 정부간의 '노정' 갈등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다.
금융노조는 2일 오후 금융위원회(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ELS 사태 결의대회'를 진행한다.

금융노조는 ELS 과징금 산정 기준 자체가 잘못됐다며, 2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금액의 불합리성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28대 금융노조 위원장 당선, 내년 2월부터 임기(3년)가 시작되는 윤석구 차가 위원장이 당선인 신분으로 ELS 과징금 원점 재검토 성명을 발표할 정도로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이날 결의대회 역시 차기 집행부인 인수위원회가 주최한다.
윤 당선인은 "금융상품은 매출액의 1%를 내외를 수수료 받음에도 금융위가 판매금액 전체를 과징금 산정 기준인 '수입'으로 간주하는 건 회계적 상식에도 부합하지 않고 제재의 합리성 또한 심각하게 결여한 판단"이라며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했다.
금융노조는 이와 함께 이미 은행들이 금감원 지시(가이드라인)에 따라 1조3000억원에 달하는 규모의 자율배상을 진행했음에도 다시 그 두배에 육박하는 과징금을 부과한 건 과도한 처벌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조합원만 10만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산별노조 중 하나인 금융노조가 강경 투쟁을 예고하면서 ELS 과징금 사태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금융위 뿐 아니라 지난 18일에 1차 제재심에 이어 이달 15일 2차 제재심을 앞두고 있는 금감원은 금융노조 압박에 곤혹스러운 눈치다. 금융노조는 조단위 과징금이 이찬진 금감원장의 '치적쌓기'라며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문제는 금융노조가 ELS 과징금 사태를 일회성이 아닌 28대 집행부의 핵심 투쟁 사안으로 설정하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는 점이다. 차기 집행부가 내년 2월부터 3년 임기를 수행한다는 점에서, 당국과 노조간의 중장기 갈등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과징금 대상인 KB국민, 신한, 하나, NH농협, SC제일은행 등 5개 은행들은 이 같은 금융노조 '지원'에 반색하는 모습이다.
특히 28대 집행부가 과징금 대상인 대형 은행 출신으로 꾸려진다는 점에서 투쟁 시너지도 예상된다. 윤 당선인은 하나은행지부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양민호 수석부위원장은 우리은행, 박평은 사무총장은 NH농협은행 출신이다.
이날 예정된 금융위 규탄 결의대회에서도 과징금 대상 5대 은행의 주요 노조 간부가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단위 과징금이 그대로 확정될 경우 사측 뿐 아니라 노조에도 피해가 불가피해 이번 사안에서는 노사가 '단결'하는 모양새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움직임에 제재심이 진행중인 사안이라는 이유로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내년 2월 28대 집행부가 출범한 이후 금융노조가 ELS 과징금 재검토를 요구하며 대규모 투쟁에 나설 경우 심각한 노정(勞政)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는 크다.
여기에 금융노조가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공약 중 하나인 주 4.5일제 정착을 위해 금융권 선제도입 등을 추진하는 등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금융노조 인수위 관계자는 "아직 인수위 단계임에도 금융위를 규탄하고 과징금 산정 기준 및 금액 등의 부당함을 알리려고 하는 건 그만큼 이번 사안이 금융산업 전체의 뿌리를 뒤흔들 정도로 엄중한 사안이라는 것"이라며 "전면 재검토까지 계속 투쟁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peterbreak2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