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중반 법원 판결 나올 것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인도 정부가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릴라이언스)와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를 상대로 300억 달러(약 43조 140억 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다. 릴라이언스와 BP가 해상 가스전에서 당초 계획만큼 가스를 생산하지 못한 것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로, 내년 중반 법원의 판결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 통신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29일 보도했다.
무케시 암바니가 이끄는 인도 최대 기업 릴라이언스와 영국 에너지 대기업인 BP는 인도 크리슈나 고다바리 분지 D6 블록에 있는 D1과 D3 심해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와 관련해 인도 정부와 갈등을 겪고 있으며, 2016년부터 중재 재판소에서 관련 분쟁을 심리해 왔다.
D1 및 D3 유전은 인도 최초의 대규모 심해 가스 프로젝트로, 개발 초기 인도의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해당 프로젝트는 지하수 유입과 저류층 압력 문제로 인한 생산 차질, 정부와의 비용 회수 분쟁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당초의 생산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릴라이언스가 D6 가스전 개발 착수 전 D1과 D3 가스전의 가채매장량을 10조 3000억 입방피트(tcf)로 추산했다가 이후 3조 1000억 입방피트로 하향 조정했다고 지적했다.
두 명의 소식통은 "정부는 릴라이언스가 D1 및 D3 가스전의 가채매장량을 약 10조 입방피트로 추정했지만 실제로 생산한 양은 그중 약 20%에 불과하다"며 "릴라이언스가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적은 수의 유정에서 가스를 추출하는 등 '지나치게 공격적인' 생산 방식을 추구함으로써 가스전을 부적절하게 관리, 매장량을 잃었다는 게 인도 정부의 주장"이라고 전했다.
릴라이언스가 당초 계획했던 31개 유정 중에서 18개만 사용했고 적절한 기반 시설도 갖추지 않았다면서, 릴라이언스와 BP가 부족분만큼 배상해야 한다는 게 인도 정부의 입장이다.
소식통들은 "300억 달러 규모의 이번 소송은 인도 정부가 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 중 역대 최대 규모"라며 "기업의 경영 부실로 인해 D1 및 D3 광구의 매장량 대부분이 손실됐다는 인도 정부의 주장에 재판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전했다.
릴라이언스 측은 중재 절차가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다며 관련 사안에 대한 언급을 피했고, BP와 인도 당국도 입장 표명을 거부했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한편, 릴라이언스는 지난 2000년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 앞바다 벵골만에 위치한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를 낙찰받았다. 릴라이언스는 이후 2011년 인도에서 운영 중이던 KG-D6 블록을 포함한 21개 석유 및 가스 생산 공유 계약(PSC)의 지분 30%를 72억 달러에 BP에 매각했다.
릴라이언스는 2020년 2월 D1 및 D3 가스전의 생산 중단을 발표했다. 해당 가스전들을 포함하는 광구 전체의 가스 생산량 또한 3조 입방피트에 불과하다면서 D1 및 D3 가스전에서 생산된 가스의 정확한 생산량은 공개하지 않았다.
인도 정부와의 계약에 따라 릴라이언스와 파트너들은 석유 및 가스 판매를 통해 비용을 먼저 회수한 뒤 정부와 이익을 배분할 수 있다. 정부의 이익 공유 비율은 첫 해에 10%로 시작해 비용 회수 후 점차 확대될 수 있다.
hongwoori8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