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토피아2'와 SF 블록버스터 영화 '아바타: 불과 재'가 극장가를 양분하면서 연말 영화 업계가 모처럼 특수를 누리고 있다. 아이맥스, 4DX 등 특수관 선호 현상도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 11월 말 개봉한 '주토피아2'가 23일 현재 누적관객수 640명을 넘기며 올해 최고 흥행작 기록을 세웠다. 2016년 개봉한 첫 편이 471만 명의 관객들이 관람한 작품의 속편으로 주인공인 닉과 주디 콤비의 팬덤이 형성되며 디즈니의 성공한 시리즈로 자리잡았다.

모처럼 '주토피아2'의 흥행으로 영화관이 북적거리면서, 극장 측에서도 올 연말은 훈풍이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CGV 관계자에 따르면 당초 이 작품의 흥행 성적은 600만 대로 예측됐으나 지난주 700만, 이번 주 800만으로 예상치가 높아졌다. 본격적인 연말, 연시 시즌 직전에 충분한 관객들이 유입되면서 꾸준한 흥행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는 기대감도 충분하다.
여기에 속도는 조금 더디지만 '아바타: 불과 재'가 합세하면서 연말 극장가엔 관객들이 더 찾아와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작품은 지난 17일 개봉해 23일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그동안의 명성을 차근히 증명해 나가고 있다.
앞서 2009년 개봉해 혁신적인 반응과 글로벌 역대 최고 흥행을 기록한 '아바타'에 이어 2022년 개봉한 '아바타: 물의 길'이 모두 우리 나라에서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사랑받았다. 개봉 전부터 '아바타: 불과 재' 역시 3연속 1000만 돌파 가능성에 업계의 이목을 끌었으나 190분이란 긴 러닝타임 등의 여파로 초반 성적은 기대를 밑돌았다.

그럼에도 반등의 여지는 남아있다. CGV 관계자는 뉴스핌을 통해 "아바타3의 골든에그지수가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장기흥행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이 관계자는 "첫 공개 당시 97이었다가 94로 떨어졌었다. 다시 올라오기가 어려운 것이 보통인데 현재 95로 올라왔다. 아바타2가 96이었다"면서 "96까지 올라온다면 1000만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바타: 불과 재'에 쏟아지는 관심이나 특수관 열풍도 거세다. 개봉 이후 매일같이 아이맥스, 4DX 상영관에서는 매진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624석이나 되는 CGV 용산아이파크몰점의 아이맥스관은 심야 시간대까지 전석 매진인 경우가 흔하다. 지난 주말에는 늦은 시간까지 관객들이 영화관에 북적거리며 근래에 볼 수 없던 풍경으로 '아바타' 특수가 이어졌다.

'주토피아2' 역시 4DX 상영관 등 특수관 상영관 회차가 훨씬 인기다. CGV는 '주토피아2'의 개봉 이후 2주간 울트라 4DX 포맷이 애니메이션은 물론 모든 장르를 통틀어 글로벌 박스오피스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음을 밝혔다. 특히 중국에서 '주토피아 2'의 기술특별관 흥행세가 두드러졌다. 4DX는 중국에서 개봉 2주차 누적 기준 역대 최고 박스오피스 실적을 기록했으며, 스크린X와 4DX 객석률이 평균 대비 2배 이상을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CGV의 4DX 등 기술·특수관(4DX, 스크린X, 아이맥스 등)은 2025년에 전체 실적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성을 보여 주력 수익원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자회사 CJ 4D플렉스의 4DX·스크린X 매출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하며 CGV 연결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지난 3분기 CJ CGV 연결 기준 매출 5831억 원, 영업이익 234억 원의 흑자 가운데 기술 특별관은 글로벌 확산이 핵심 성장 동력으로 지목됐다.
최근엔 다수의 멀티플렉스 극장도 국내외 영화관 지점을 축소하는 추세다. 그 가운데서도 상영관 좌석 업그레이드와 특수관 투자는 늘리는 등 향후 특수관을 통한 영화 관람 경험을 극장의 주요 수익원으로 내세우고 있다. 아쉬운 점은 침체기를 겪고 있는 국내 영화 산업이 특수관으로 재편되는 극장 산업의 요구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올해 극장가에서 흥행을 이끈 키워드 '애니메이션'과 '특수관' 둘 다 국내 영화엔 해당사항이 없다. 그럼에도 특수관 역시 스크린쿼터 적용을 받아 국내 영화를 1/5 이상 틀어야 하는 사정이 있다. 이 탓에 12월 초 개봉한 영화 '윗집 사람들'은 논 4DX(4DX 포맷을 고려해 제작되지 않은 영화) 작품임에도 4DX 상영관에서 상영하는 웃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특수관에 적용하는 스크린쿼터제가 유연하게 적용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영화의 기술적 발전과 특수관 상영을 장려하기 위해선 제작 단계에서부터 지원이나 육성이 선 순위가 돼야 한다는 거다.
CGV 관계자는 "우리 나라 영화가 전체 상영의 50%를 넘어섰다. 국내 영화의 특수관 포맷 촬영 기술을 위해선 제작 단계의 지원이 더 합리적일 수 있다. 특수관 상영에 대해서는 단순 비율로 적용하기보다 영화 편수로 카운트를 하는 방식 등 다양한 방식이 논의될 필요성도 있다"고 말했다.
jyy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