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국제콩쿠르세계연맹(WFIMC)이 공동으로 주최한 '비욘드 더 스테이지 2025: 차세대 아티스트를 위한 국제 커리어 포럼' 이 5일과 6일 이틀간에 걸쳐 서울 예술가의집 등 대학로 일원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포럼을 위해 루체른 페스티벌 전 대표 미하엘 헤플리거, 더 클라이번 회장 자크 마르키스, 제네바 콩쿠르 사무총장 디디에 슈노르크를 비롯해 로테르담 필하모닉·빈 콘체르트하우스 기획자 등 세계 클래식 음악계를 이끄는 리더들이 대거 방한하며 개최 전부터 국내외 관계자들의 높은 기대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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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욘드 더 스테이지' 포럼에 참석한 정병국 예술위 위원장. [사진=예술위] |
특히 국제 무대 데뷔부터 글로벌 에이전시 계약 및 매니지먼트, 아티스트 브랜딩 및 마케팅 전략 등 차세대 예술가의 글로벌 커리어 개발 전 과정을 아우르는 최초의 포럼으로서도 큰 관심을 받았다. 일부 프로그램은 사전 모집단계에서 조기 마감을 기록했으며, 행사 기간 동안 예중·예고 학생, 콩쿠르 입상 연주자, 국내 주요 재단·공연장·오케스트라·축제 관계자 등 200여 명이 현장을 찾아 논의에 활기를 더했다.
이번 포럼은 급변하는 사회환경과 음악계의 과거, 오늘, 미래를 조망하며, 차세대 예술가가 갖추어야 할 핵심 역량을 살피는 것으로 포문을 열었다. 피터 폴 카인라드 WFIMC 회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무한 복제의 시대에 정형화된 경로를 답습하는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자신만의 예술적 정체성, 고유성 그리고 새로움을 만드는 혁신성이야 말로 시대가 원하는 예술가의 자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발제에서는 패널들이 현장에서 체감한 변화와 실제 사례들이 공유되었다. 박선희 GS아트센터 대표는 "공공과 민간을 막론하고 사람들은 '고유성'을 가진 아티스트를 원한다"고 짚으며, "오늘날의 콩쿠르는 입상을 위한 무대가 아닌, 자신의 예술적 정체성을 탐색하고 드러내는 과정"이라고 재정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우-코토우 에이전시의 샤넨 리우-코토우 대표는 김봄소리, 스미노 하야토 등 국제무대에서 자신의 고유한 아이덴티티로 자리 잡은 예술가의 사례를 소개하며, "입상 여부보다 자신만의 서사를 가진 예술가가 더 주목받는 시대"라는 현장의 흐름을 전했다.
또한 이번 포럼을 통해 처음 한국을 방문한 앤 폴린 슈타이거발트 빈 콘체르트하우스 예술기획팀장은 "클래식 콘서트홀 역시, 장르의 경계를 넘어 일렉트로닉 뮤직 등 다양한 음악을 포용하고 소개하는 자리로 변화하고 있다"며, '확장성'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했다.
이번 포럼의 핵심 프로그램이었던 소그룹 '라운드 테이블'은 차세대 예술가와 글로벌 전문가가 마주 앉아 직접 의견을 나누는 자리로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국제 콩쿠르, 에이전시, 공연장, 축제 등 분야별 전문가들로 구성된 패널들이 각자의 경험을 토대로 참여자들의 연주 활동과 진로에 대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피드백을 제공하며, 현장의 집중도를 끌어올렸다. 참가자들은 "평소에 만나기 어려운 해외의 관계자들과 직접 대화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커리어 개발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뚜렷한 방향성을 얻을 수 있는 자리였다"며 높은 만족도를 전했다.
쇼케이스에는 프라하의 봄 국제 음악 콩쿠르 1위 '아레테 콰르텟(Arete Quartet)', 파가니니 콩쿠르 3위 김현서, 여러 국제 콩쿠르에서 두각을 드러낸 비올리스트 한재윤이 참여해 수준 높은 무대를 선보였다. 이어진 '아티스트 토크'에서는 각자의 국제 무대 도전 경험을 진솔하게 공유하며 관객들과 깊이 있는 소통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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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욘드 더 스테이지' 포럼 현장. [사진=예술위] |
이번 포럼은 아르코와 WFIMC 간의 긴밀한 협력 속에서 마련되었다. 공동 주최 기관인 WFIMC는 쇼팽, 퀸 엘리자베스, 클라이번 등 130여 개 국제콩쿠르가 소속된 세계 최대규모의 음악 네트워크로 젊은 음악가의 발굴과 국제 무대 진출을 지원해 온 글로벌 음악계의 핵심 기관이다.
양 기관은 이번 포럼 기간 중, 예술가·기관·전문가가 보다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국제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MOU는 한국 음악가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차원을 넘어 전지구적 음악 생태계가 직면한 변화와 과제를 함께 논의하며, 지속가능한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와 공동의 지식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장기적 파트너십의 시작점이라는데 의의가 있다.
플로리안 리임 WFIMC 사무총장은 "'비욘드 더 스테이지 2025'가 성공적으로 개최되어 많은 관심과 호응을 얻은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 이번 MOU는 향후 3년간 양 기관이 지속적이고 의미 있는 협력을 추진해 나갈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이라며, "협력의 성과는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의 젊은 예술가들에게 실질적인 기회를 제공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정병국 위원장은 "이번 MOU는 한국 음악가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예술가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국제 협력 모델을 구축하는 의미 있는 출발점"이라며,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예술가가 자신의 정체성과 역량을 기반으로 자생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더욱 다각화하겠다"라고 화답했다.
jyy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