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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보이드,서구가 아닌 원주민 시선으로 바라본 세계 '망점'으로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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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원주민출신 작가 보이드,국제갤러리서 세번째 개인전
내년 2월15일까지 '피네간의 경야'라는 타이틀로 신작 소개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호주의 선주민 출신 작가 다니엘 보이드(Daniel Boyd)가 한국 국제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시작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다니엘 보이드 '무제' 2025, 캔버스 위에 오일, 아카이벌 글루, 스크린 프린트. 이미지 제공=국제갤러리 2025.12.09 art29@newspim.com

다니엘 보이드는 지난 12월 9일부터 2026년 2월 15일까지 국제갤러리 K3와 한옥 공간에서 '피네간의 경야(Finnegans Wake)'라는 타이틀로 작품전을 갖는다.

호주 케언즈원주민 혈통인 보이드는 서구중심적 시각으로 쓰여진 자국의 역사 속에서 지워진 시선과 기억을 불러낸다. 그리곤 이를 무수한 점들이 이어지는 독특한 작품으로 구현한다.

작가는 2011년 런던 자연사박물관의 아티스트 레지던시에 체류하며 작업의 물꼬를 활짝 열어젖혔다. 호주 땅에 최초로 발을 디딘 영국 '수인(囚人) 선단'과 관련된 유물을 박물관에서 접하며 작업에 박차를 가하게 된 것.

이후 보이드는 식민주의와 지식체계, 문화적 가치를 둘러싼 비판적 인식을 바탕으로 서구의 낭만주의적 시선에 깃든 권력과 신화적 구조를 파고들었다. 그리곤 캔버스 화면 위에 '렌즈'라는 고유한 매개체를 통해 기존 서사에선 보이지 않는 것, 기록되지 않는 것을 본격적으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서울=뉴스핌]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는 작가 다니엘 보이드.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12.09 art29@newspim.com

다니엘 보이드의 작업은 국내에도 제법 팬층을 확보하고 있어 이번이 2021년 이후 국제갤러리서 열리는 세 번째 개인전이다. 이번에 그는 꾸준히 천착해온 서구 근대성의 시각체계를 탐구한 신작 30여 점을 내놓았다.

이번 전시의 제목은 아일랜드 작가 제임스 조이스(1882–1941)의 소설 '피네간의 경야'(1939)에서 따왔다. '의식의 흐름'을 쫓는 소설가 제임스 조이스가 꿈과 현실, 의식과 무의식 사이를 오가며 반복적으로 집필한 소설처럼 보이드 역시 다각화된 시선으로 역사와 세상을 여러 레이어를 넘나들며 직조했다. 

이번에 선보인 작품 중에는 1958년 호주 정부가 제작한 아동용 학습만화인 'The Inland Sea'를 기반으로 한 것이 눈에 띈다. 호주에 정착한 식민주의자들은 '호주 대륙 안에 바다가 존재한다'는 신화를 믿으며 내해(inland sea)를 찾아다녔는데, 이 서사에서도 피네간이라는 인물이 등장해 유럽계 정착민을 구해낸다. 조이스의 소설 속 피네간과 이 신화 속 피네간은 엄연히 다른 인물이지만, 보이드는 이 이름을 다양한 장치로 활용하며 전시를 꾸몄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 다니엘 보이드 '무제(BCICVET)' 2025, 종이 위에 아크릴릭, 아카이벌 글루. 이미지 제공=국제갤러리 2025.12.09 art29@newspim.com

특히 보이드는 호주 내 학습만화들이 식민주의에 기반한 세계관을 부지불식간에 심는 도구라 보고, 역사가 교육되는 방식에 질문을 던진다. 그리곤 문제의 학습만화 속 실재하지도 않는 내해를 찾아헤매는 유럽인 탐험가와 그를 안내하는 원주민의 관계를 호주의 역사적 사실로 만들어 전습한 '허구의 신화'를 대형회화로 제작했다. 바로 국제갤러리 K3에 걸린 'Untitled(LOTAWYCAS)'라는 작품이다.

이 작품 맞은 편에는 작가가 한국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설치작품 'Untitled(PCSAIMTRA)'이 자리했다. 자신의 작업에서 '점'으로 발현됐던 '렌즈'라는 모티브를 한 단계 더 심화한 프로젝트성 작업이다. 총 5개의 단방향 거울(one-way mirror)로 구성된 이 설치작업은 한 면은 거울로, 반대쪽 면은 투명한 특수유리다. 일방적 시선을 상징하는 이 거울은 관람객이 직접 경험하지 못한 사건을 '외부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순간으로 이끈다.

작가는 "선택적 서사에 의해 역사가 해석되고 기록되는 방식을 거울과 유리로 표현했다"며 "관람객이 작품과 하나 되어 개인의 단편적인 시선과 지각의 범위를 넘어 경험의 층위를 쌓아봤으면 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 다니엘 보이드 '무제' 2025, 종이 위에 오일, 잉크, 아카이벌 글루.[이미지 제공=국제갤러리] 2025.12.09 art29@newspim.com

한편 한옥 공간에서도 다니엘 보이드의 작품들이 내걸렸다. 날카로운 선율을 담은 듯한 악보 형상의 회화들이 우리의 전통 한옥과 잘 어우러지고 있다. 두 회화 작품은 비(非)서구문화가 서구중심적 렌즈를 거쳐 어떻게 왜곡되고 상실되는지를 은유한다. 

한옥 안쪽에는 아동용 학습만화 위에 검은색 물감을 사각으로 덮어 지움으로써 기존 서사의 권위와 시선을 교란시킨 연작들이 출품됐다. 진실과 가능성에 닿고자 하는 작가의 의지를 읽게 해주는 시리즈다. 이렇듯 다니엘 보이드는 백인 우월주의의 구조를 비판적 시각으로 형상화하고, 신화화된 진실에 반문을 제기하며 한국팬들을 만나고 있다.

◆다니엘 보이드(b. 1982)는 누구?=호주 케언즈 출생으로, 시드니에서 작업 중이다. 베를린 그로피우스 바우(2023), 시드니 뉴사우스웨일스 주립미술관(2022), 국제갤러리(2021), 시드니 캐리지웍스(2019)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제16회 샤르자 비엔날레(2025), 오카야마 아트서밋(2022), 서울시립미술관(2021), 브뤼셀 보고시안 파운데이션(2017), 제 56회 베니스비엔날레(2015) 등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2014년에 불가리미술상을 수상했고, 2022년에는 호주의 대표적인 인물화공모전인 '아치볼드 상'의 최종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그의 작품은 캔버라 호주 국립미술관, 호바트 태즈메이니아 박물관및 미술관, 멜버른 빅토리아 국립미술관 등과 런던 자연사박물관, 파리 카디스트 등에 소장돼 있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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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 영향 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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