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박찬호를 5년 6500만 달러에 영입한 '큰 손'
로드리게스에겐 10년 2억5000만 달러 최고액 투자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와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 이어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명문 구단까지 소유하며 '스포츠 재벌'로 불렸던 톰 힉스가 7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현지 언론은 텍사스 스포츠를 대표하던 억만장자이자 공격적인 인수·합병으로 이름을 알린 그의 사망 소식을 전하며 발자취를 조명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힉스는 7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자택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 가족과 대변인은 "사랑하는 이들이 곁에 있는 상태에서 맞은 평온한 임종"이라고만 밝히고, 구체적인 사인은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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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톰 힉스. [사진=댈러스 스타스] |
텍사스 출신인 힉스는 1990년대 중반부터 프로 스포츠 구단을 잇달아 인수하며 북미 스포츠계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 그는 1995년 NHL 댈러스 스타스를 사들여 2011년까지 16년간 운영했고, 부임 4년 만인 1999년 프랜차이즈 첫 스탠리컵 우승을 일궈냈다. 댈러스 구단은 추모 성명에서 "그의 리더십 아래 팀은 사상 최고의 성공을 맛봤고, 댈러스가 하키 도시로 자리 잡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야구에서도 힉스의 이름은 익숙하다. 그는 1998년 MLB 텍사스 레인저스를 인수한 뒤 2010년까지 구단을 소유하며 세 차례 지구 1위와 2010년 월드시리즈 우승컵을 안았다. 2001년에는 자유계약선수(FA) 알렉스 로드리게스와 당시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액인 10년 2억5000만 달러에 초대형 장기계약을 체결해 세계적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 해 겨울엔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거인 박찬호도 5년 6500만 달러에 영입했다. 그는 박찬호의 영입을 발표하며 "우리는 마침내 에이스 선발투수를 보유하게 됐다"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힉스의 공격적인 행보는 미국을 넘어 유럽 축구 무대로도 이어졌다. 그는 2007년 사업 파트너 조지 길레트와 함께 EPL 명문 리버풀의 지분 50%를 인수해 공동 구단주가 됐다. 그러나 재정 문제와 팬들과의 극심한 갈등을 겪으며 2010년 펜웨이 스포츠 그룹(FSG)에 구단을 매각했다. 리버풀은 공식 성명에서 "클럽의 전 공동 구단주였던 힉스의 별세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유가족에게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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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댈러스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댈러스 스타스 선수와 관중들이 8일 피츠버그 펭귄스와 홈 경기에 앞서 전날 세상을 떠난 톰 힉스 전 구단주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2025.12.08 zangpabo@newspim.com |
스포츠 구단주라는 화려한 얼굴 뒤에는 공격적인 사모펀드 전략으로 부를 일군 사업가의 면모가 자리한다. 힉스는 1980년대부터 사모투자회사들을 설립해 레버리지드 바이아웃(LBO)과 대형 인수·합병을 앞세워 미국 사모펀드 업계의 대표적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꼽혔다. 동시에 텍사스 지역 대학과 병원, 사회복지 단체에 대한 기부와 이사회 참여 등을 통해 자선 활동에도 적극 나섰다. 현지 언론은 그를 "사업가이자 지역사회 후원자"로 소개했다.
스포츠계의 애도도 이어지고 있다. 같은 댈러스 연고인 NFL 카우보이스 구단주 제리 존스는 성명을 통해 "힉스는 비즈니스와 스포츠 모두에서 탁월한 감각을 보여준 인물이었고, 무엇보다 가장 친한 친구이자 훌륭한 파트너였다"며 "그가 스탠리컵을 댈러스에 가져온 일은 이 도시가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추모했다. 유족으로는 아내 신다와 6명의 자녀, 11명의 손주들이 있으며, 유가족들은 "그가 사랑했던 팀들과 도시를 통해 그의 삶이 기억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zangpabo@newspim.com














